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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을 진행했던 단원고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 사진은 지난 8월 1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분수대에서 2시간 넘도록 선 채로 기다리다 광화문광장 농성장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
▲ 마른 몸 이끌고 청와대까지 갔지만...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을 진행했던 단원고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 사진은 지난 8월 19일 오후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분수대에서 2시간 넘도록 선 채로 기다리다 광화문광장 농성장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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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유가족 김영오씨가 항간에 떠도는 자신의 '막말 논란'에 해명을 내놨다. 김씨는 2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상황 설명이 배제된 채, 자신이 격앙된 언사로 항의하는 장면만 유포되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영오씨는 지난 4월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을 방문했을 당시 "경호원 4명이서 저를 에워싸고, 발언을 하려고 하면 나의 옷자락을 잡고 계속 일어나지 못하게 했다"라면서 실랑이 과정에서 경호원에게 한 말('내가 다 받아버릴까 한 번' 등)이라고 밝혔다.

또 단식 37일째였던 지난 8월 19일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며 청와대 앞을 방문했을 당시 한 말을 두고는 "한 시간 동안 몸싸움을 해도 길을 터주지 않아 분통이 터지는 상황에서 뒷줄에 서서 지휘하던 경찰이 우리를 보고 비웃었다"라면서 "그래서 '경호원이란 놈들이 이 모양이니 청와대 안에 있는 대통령이 저 모양으로 정치한다'고 했던 것"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김영오씨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9월 2일
국민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단식을 중단하고 수액을 맞으며 보식을 하고 있습니다.
단식 기간이 오래되어 아직까지 미음을 먹고 회복 중에 있고요. 미음을 먹기 시작하면서 물을 거의 안 마셨더니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서 몸무게가 46kg까지 빠졌습니다.

최근 저에 대한 논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요. 사고가 참사로 된 4월 17일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체육관을 방문했던 날입니다.

유민이가 구조되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에 팽목항에 아침 일찍 나갔었죠.

한참 기다리고 있는데 수습된 시신 한구가 들어왔습니다. 구급차가 와서 시신을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데 도로에는 기자 차량 및 정부 기관에 관계된 차량들로 만차가 되어 구급차가 항구까지 들어오는데 한 시간이나 소요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자가 구조되어 항구에 들어온다면 병원까지 빠른 시간에 이송할 수 있을까요?

기자들은 정부의 콘트롤 타워가 아예 없고, 국가의 무능력한 구조 대응에 대한 방송은 일절 내보내지 않고 유가족이 쓰러져 실신하면 그 장면만 찍어서 방송에 내보내기 바빴습니다.

그래서 체육관에 와서 주차 문제 및 그렇게 많은 기자가 와서 취재하고 있는데 방송에 안 나가고 있어서 한마디 했던 것입니다.

4월 16일부터 단상에 올라가서 마이크를 몇 번 잡았더니 정보과 형사들이 항상 감시하고, 심지어는 자원봉사자로 위장해 식사하는 데까지 저를 미행했습니다. 물론 주머니 속에 무전기를 발견하고 알게 되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가족들과 대화하는 중에 경호원 4명이서 저를 에워싸더군요.

손을 들고 발언을 하려고 하면 경호원들이 나의 옷자락을 잡고 계속 일어나지 못하게 했습니다. 저는 경호원과 실랑이 끝에 겨우 일어나서 사고 지휘를 하고 있던 해경청장을 바꿔달라고 발언을 하자 경호원이 뒤에서 제지를 하더군요. 그래서 뒤돌아서면서 경호원한테 한마디 했던 것입니다.

단식 37일째 청와대 앞에서 대통령에게 면회 신청서 작성하러 간다고 하던 날, 청와대로 간다고 하자 청와대 경호원 소속 경찰들이 횡단보도 앞을 가로막았습니다. 유가족이 대통령을 만나서 자식이 왜 죽었는지 진실을 밝혀달라고 하소연 하러간다는데 한 시간을 몸싸움까지 해도 길을 터주지 않았습니다.

길을 터주지 않는 것도 분통이 터지는데, 뒷줄에 서서 지휘하던 경찰이 우리를 보고 비웃더군요. 그래서 경호원이란 놈들이 이 모양이니 청와대 안에 있는 대통령이 저 모양으로 정치한다고 했던 것입니다.

각각의 동영상 자료 내용을 자세히 들어보면 상황 설명이 잘 될 것입니다.

일부 언론에서 선정적으로 보도하고 그걸 정치인이 퍼 나르고 있습니다.

무능한 정부로 인해 자식이 내 눈앞에서 억울하게 학살당하고 있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봐야만 했던 힘 없는 애비의 입장은 이들에게는 사치인가 봅니다.


태그:#김영오, #세월호 참사, #막말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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