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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4일 오전 8시 12분]

신강산 학생의 내부고발 원문
 신강산 학생의 내부고발 원문
ⓒ 페이스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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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 47대(2014년) 안암총학생회 '고대공감대'가 작년 총학생회장단 선거 당시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다. 2일 제기된 의혹은 세 가지로 △ 선거관리위원장의 중립 의무 위반 △ 선거운동본부 차원의 지인 선거 독려 지시 △ 졸업앨범 업체 리베이트 등이다.

의혹을 제기한 것은 내부고발자다. 46대(2013년) 총학생회 정책국장을 맡았던 신강산씨는 2일 오후 1시 고려대학교 학생 커뮤니티 '고파스'에 "47대 총학생회장단 선거에서 고대공감대 선거운동본부의 부정행위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는 총학생회장단이 모여 있는 SNS '마이피플' 대화창 캡쳐화면 등 당시의 정황을 드러내는 자료사진이 포함돼 있었다. 자칫 잊혀질 뻔했던 부정행위들이 선거일로부터 1년 가까이 지나서야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고대공감대' 최종운 47대 총학생회장은 2일 오후 7시 고려대 학생회관서 열린 중앙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앞의 두 의혹을 인정했다.   

총학생회 측이 인정한 첫 번째 부정행위는 선거용 리플렛(홍보책자) 추가 인쇄다. 총학생회 회칙은 리플렛 발행을 각각 1만 부씩 네 차례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작년 선거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46대(2013년) 총학생회장 황순영씨는 자신이 속한 '고대공감대'에서 출마한 후보들의 리플렛을 규정보다 2000부 많은 1만2000부 인쇄하게 했다.

이에 대해 최종운 총학생회장은 "실제 1만 2000부가 다 사용되진 않았으나 회칙에 어긋나는 행위였다"며 사과했다.

45대 총학생회장인 박종찬(고펑)이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45대 총학생회장인 박종찬(고펑)이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 고파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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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로 확인된 두 번째 부정행위는 선거운동본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시행된 지인 선거 독려다. 근거는 47대 총학생회 기획국장 신유정씨가 선거 전날 선거운동본부원들에게 '마이피플' 채팅방을 통해 보낸 메시지다. "흔적 안 남게 (지인들에) 전화해서 투표 독려해라. (…) 너희는 선본원이니까 너희가 말했다는 게 알려지면 안 된다는 것 유념하라"는 등 문제가 된 메시지에 대해 신씨는 어제 "선거에 대해 독자적으로 판단해 그렇게 말했다"고 인정했다.

총학생회 측은 세 번째 의혹인 졸업앨범 업체 리베이트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47대 부총학생회장 이나영씨는 역시 선거를 앞둔 시점 '마이피플' 대화방에서 "이번에 선거사진 찍었던 데가 졸업앨범 업체(명동 '세븐칼라')랑 똑같은데, (홍대에 위치한) 다른 스튜디오에서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짜로 찍었는데 잘 나온 듯"이라고 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46대(2013년) 총학생회는 졸업앨범 업체 선정 권한을 학생처로 넘긴 바 있기 때문이다. 

뒤늦게 총학생회 선거 과정에서의 부정행위를 알게 된 학생들은 분노했다. 중앙운영위원회는 내일(4일) 저녁 7시 임시 중앙운영위원회를 열어 탄핵 소추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과 학생회장 출신의 한 학생은 "국정원 대선개입 사태 당시 '도와달라' 외쳤던 총학생회인데, 자신들이 본질적으로 그것과 같은 행위를 한 것은 몰랐던 모양"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고대공감대는 45대(2012년), 46대(2013년)에 이어 47대(2014년)까지 3년 연속으로 총학생회장을 배출한 선본이다. 게다가 차기(48대) 총학생회장단 선거를 채 2주도 남기지 않은 시점이라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기성 정치권의 행태를 답습하지 않는, 살아있는 학생사회를 염원합니다.



태그:#고려대학교, #총학생회, #부정선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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