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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백종훈기자] SK텔레콤이 CDMA 상용화 이후 10년만에 가입자수 2000만명을 마침내 돌파했다.

국내 통신방송 서비스중 한 업체가 2000만 가입자수를 넘을 정도로 이용자 범위가 넓은 서비스는 이동통신 이외엔 없다. 총 가입자수가 1300만명인 초고속인터넷의 경우 1위업체 KT가 630만명을 넘은 수준이다. 총 가입자수가 1400만명인 케이블TV도 200~300만명의 가입자를 가진 업체들로 쪼개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의 표정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마냥 웃을 순 없는 여러 속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 '2000만명, 해외에도 많네'... 아시아 8번째, 세계 27번째

SK텔레콤 관계자는 4일 "2000만명 돌파는 회사 차원에서 정말 축하할 만한 성과"라면서도 "하지만 깐깐하게 따져보면 그렇게 내세울만한 기록까진 아니다"라고 말했다.

2000만 가입자수 돌파는 아시아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8번째, 전세계적으론 27번째다. 규모를 따져보면 '선두기업'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한국의 인구규모가 작은 탓이 크다"며 "가입자수가 많은 해외 이동통신사들이 생각보다 다수여서 새삼 놀랐다"고 말했다.

가입자수가 큰 업체로는 중국의 차이나모바일(2억8000만명), 차이나유니콤(1억4000만명), 유럽의 보다폰(1억9000만명), 일본의 NTT도코모(5200만명) 등이 있다. 남미 멕시코나 인도네시아 1위 사업자도 모두 2000만명을 넘은 지 오래다.

◇점유율 51%... '독점기업 시선'도 부담스러워

SK텔레콤이 2000만명을 넘고도 웃기 힘든 또 하나의 이유는 '독점기업`이라는 일각의 곱지않은 시선 때문이다.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이동통신 사업에 있어 시장점유율 51%의 '1위 타이틀'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2위 업체 KTF는 1270만명(32%), 3위 업체 LG텔레콤은 681만명(17%)을 기록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00만 가입자 돌파가 시장지배적 사업자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자칫 부각시킬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지난주 2000만을 돌파할때 사내외에서 이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축하할 것인지 조용히 넘어갈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었다"고 말했다.

결국 SK텔레콤은 '조용한 2000만 돌파'로 홍보방침을 정하고 사내외적으로 별다른 축하행사를 열지 않았다.

경쟁사 관계자는 "SKT의 가입자수 2000만 돌파는 우리로서도 축하할 일"이라며 "하지만 1위 사업자로서 더욱 양보하고 돌아보면서 고민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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