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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을 맞아 에너지도 절약하고 '우리 집 따숩게' 하는 방법들을 사부작사부작 글로 올립니다. 단열과 창호, 곰팡이와 결로 그리고 보일러에 대한 서민형 체험담을 함께 나눕니다. 두번째 편으로 '단열과 창호공사'를 싣습니다. - 기자말

지난 기사에서 '언발에 오줌 누는 격'으로 사부작사부작 집을 따뜻하게 만드는 7가지 방법을 알아보았다(관련기사 : 안면홍조 공효진도 이 방법은 몰랐을 걸?, 뽁뽁이부터 룸텐트까지 단열 노하우 7가지).

이번 글에서는 집 공사가 가능한 경우 단열과 창호공사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지 본격적으로 다룬다. 단열과 창호공사는 어차피 기술자에게 맡겨야 하는데 이런 것까지 왜 알아야 하냐고? 자재를 모르고 "알아서 해 주세요" 했다가 후회할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공사 후에 뜯을 수도 없고 말이다.

"알아서 해 달라"고 기술자에게만 맡기면 시장에서 흔히 쓰이는 단열재가 사용되는데, 단열재 종류와 특성을 조금만 알아도 훨씬 효율이 높은 자재를 골라 쓸 수 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공사하는 분들은 익숙한 자재를 계속 사용하므로, 공사를 맡기는 사람이 알아서 자재를 챙길 수밖에 없다. 단열공사를 한 번 하려면 온 집안이 쑥대밭이 되고 공사비도 꽤 비싸기 때문에 공사를 할 때 제대로 해야 한다. 

[단열공사] 기술자에게만 맡기면 안 되는 이유

단열공사와 창호공사는 겨울이 되기 전 여름이나 초가을에 미리 해야 좋다. 일반적으로 합성수지 단열재에 접착제가 쓰이다 보니 시공을 한 다음 3~7일 정도는 문을 활짝 열어 충분히 환기를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몸에 유해한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을 한가득 들이마셔야 할지도 모른다.

지난 봄 20년이 된 서울의 다세대 빌라 꼭대기 층에 단열과 창호 공사를 했고, 이번 겨울에는 여성환경연대 회의실(외기가 닿는 벽)에 단열재와 창호를 설치했다. 다세대 빌라는 기술자에게 맡겼고, 여성환경연대 회의실 단열공사는 '우리집 따숩게 워크숍'을 통해 워크숍 참가자와 강사(은평 두꺼비하우징 소속)가 함께 시공했다. 워크숍에서 단열재를 고르고 직접 시공하는 과정을 거치니, 동네 품앗이로 함께 해볼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다세대빌라와 여성환경연대 사무실 건물은 모두 오래되고 달랑 단창 하나만 달려 있어 겨울이 오기 전부터 북풍의 세찬 바람이 창문과 벽에 숭숭 들이쳤다. 컴퓨터로 업무를 하다가 시린 손을 호호 불어야 했다. 거기서 벗어나는 길은 보일러 난방수 온도를 70도로 맹렬히 돌리는 방법이 있으나, 그 도시가스 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려움이 많아 고민이었다.

다세대 빌라의 경우, 단열과 창호 공사 후 전에 비해 1년간 에너지 사용량이 90% 가량 줄었다. 12개 단체가 입주해 있는 여성미래센터에서 상근자가 제일 많은 여성환경연대는 입주 시만단체 가운데 전기와 난방에너지를 가장 적게 사용한다. 회의실 단열공사를 한 다음부터는 그곳을 늘 감싸고 있던 냉기가 사라졌다. 그걸 몸으로 절절하게 체감되었다. 이 공사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누구나' 할 수 있다. 지금 깨알같은 단열과 창호공사 방법을 공개한다.

단열은 건물에 옷을 입히는 작업이다. 외벽에 두꺼운 옷을 입히는 게 효과가 가장 좋지만, 건물 전체를 공사해야 하므로 시행하기 어렵다. 그럴 경우 집 내부에 내단열 공사를 한다. 벽뿐만 아니라 바닥과 천장까지 단열 공사를 해야 좋다. 단열재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벽 두께나 집의 형태, 예산에 따라 고르되 반드시 등급을 확인한다.

단열재는 '0등급0호'로 표시되는데, 가~라 등급, 1~4호까지 있다. 가등급 1호에 가까울수록 좋지만, 1호는 대규모 공사가 아닌 한 개인적으로 구하기 어렵다고 하니 가 등급 3호 정도가 적당하다. 그런데 문제는 단열재 라벨에는 다음 사진과 같이 나와 있어서 쉽게 가등급인지, 몇 호인지 쉽게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0등급 0호'라고 라벨에 써져 있다면 좋겠지만 단열재 종류만 확인할 수 있다.
▲ 단열재 등급 '0등급 0호'라고 라벨에 써져 있다면 좋겠지만 단열재 종류만 확인할 수 있다.
ⓒ 여성환경연대, 은평두꺼비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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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열재가 당신을 난감하게 하더라도 슬퍼하지 말라. 다음 표를 참고해 등급을 알아낼 수 있다. 위 사진에 나온 단열재는 '비드법 2종(단열관 3호)'이므로 표 참고사항에 따라 단열재 중 가장 높은 '가' 등급으로 분류된다. 표에 나와 있지 않은 단열재의 경우 열전도율을 확인하면 된다. 열전도율이 낮을수록 단열 효과가 좋다.

제품 라벨에 써져 있는 단열재 종류를 찾아 표에서 확인하면 단열재 등급을 알 수 있다.
▲ 단열재 등급 표 제품 라벨에 써져 있는 단열재 종류를 찾아 표에서 확인하면 단열재 등급을 알 수 있다.
ⓒ 여성환경연대, 은평두꺼비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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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열재를 어떤 두께로 설치해야 할까? 단열재를 두껍게 설치할수록 좋지만 공간과 비용의 문제로 쉽지 않다. 지역별 단열재 두께 기준은 다음에서 확인한다. 중부, 남부, 제주도에 따라 단열재 등급과 단열재 설치 부위에 따라 두께가 다르다(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일부개정). 

여성환경연대 회의실에 단열재를 붙이기 앞서 접착제를 바르고 있다.
▲ 이보드 단열재 설치 중 여성환경연대 회의실에 단열재를 붙이기 앞서 접착제를 바르고 있다.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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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환경연대 사무실의 경우, 아이소핑크라는 단열재에 석고보드가 붙어있는 '이보드'로 작업했다. 욕심 같아서는 스티로폼 플라스틱 말고, 분해가 되는 무기질 단열재를 쓰고 싶었지만, 공사비가 비싸고 새로 짓는 집 단열공사에나 적합해서 포기했다. 이보드의 경우 단열재를 시공한 후 따로 석고보드나 합판을 대는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되므로 설치가 수월하다. 사실 기준 두께보다는 얇은 단열재를 붙였는데도 창호공사와 함께 했더니, 훨씬 따뜻해졌다.

만약 은박지 같은 것으로 씌워진 '열반사 단열재'로 시공한다면 복사열이 반사될 공간이 필요하므로, 각목을 대서 최소 2cm 정도의 공간을 만든 다음 마감재를 발라야 한다. 또한 단열재가 암만 좋아도 물 샐 틈 없이 잘 설치해야 하므로 솜씨 좋은 분께 공사를 맡기거나 직접할 경우 꼼꼼하게 작업해야 한다.

단열재 별로 장단점이 있지만 경험상 몇 가지 단열재를 추천한다.

① 에너백 : 열전도율이 매우 우수해 기존 스티로폼의 1/10의 두께로 같은 효과를 내고,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에너백(ENERVAC)'라는 단열재가 있다. 가등급 단열재 대비 약 8배 이상 단열 성능이 강화된 제품이지만, 가격이 비싸다.
② 이보드 : 아이소핑크 단열재에 석고보드가 붙어 있어 단열재를 붙인 후 바로 벽지나 페인트로 마감할 수 있다. 
③ 친환경 단열재: 훈탄과 볏짚보드. 벼 껍집을 구워 만든 왕겨 숯으로, 완전 친환경 산물이다. 우리 집 외벽 한 곳을 15센티미터 두께로 설치했는데, 단열 효과가 좋고 우선 무엇보다 몸에 좋다. 또 버려지는 벼 껍질을 재활용해서 뿌듯하다.

석고보드로 가벽을 만들고 단열재로 훈탄을 채워넣고 있다.
▲ 단열재로 훈탄을 채우는 중 석고보드로 가벽을 만들고 단열재로 훈탄을 채워넣고 있다.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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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탄은 전남 나주에서 가져왔다. 어린이 방이나 알레르기성 질환(아토피, 천식 등)을 앓고 있다면 훈탄을 추천한다. 볏짚보드의 경우 사회적 기업 '은평 두꺼비하우징'에 문의하면 된다. 볏짚보드로 만든 집을 '스트로베일 하우스'라고 한다. 훈탄과 볏짚보드는 단열, 습도조절, 실내공기 향상에 좋지만, 두껍게 설치해야 하고 습기에 약하니 환기를 잘 해줘야 한다.

[복층유리 이중창] 허투루 사라지는 에너지가 아까워

복층 유리란 한 창틀에 유리창이 두 껍 들어있는 창호를 말한다. 유리 사이가 넓을수록 공기층이 넓어져 집이 따뜻해진다.
▲ 창호의 종류 복층 유리란 한 창틀에 유리창이 두 껍 들어있는 창호를 말한다. 유리 사이가 넓을수록 공기층이 넓어져 집이 따뜻해진다.
ⓒ 여성환경연대, 은평 두꺼비하우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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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은 햇빛과 공기가 드나드는 통로라 웬만해서는 벽체에 비해 단열성이 많이 떨어진다. 건물은 유리창을 통해 냉난방 에너지의 30% 이상을 잃기 때문에, 허투루 사라지는 에너지를 줄이고 싶다면 고효율 창호로 바꾸자. 창호는 효율등급이 1등급에 가까울수록, 열관류율(R)의 숫자가 적을수록 단열이 우수하다. 그러나 일반 가정에서는 복층유리로 된 이중창으로만 바꿔도 충분하다.

아르곤 가스, 로이유리, 시스템 창호 등 고효율 창호는 많지만, 상당히 비싸니 복층유리 이중창 정도를 설치하자. 이때 PVC 창틀인 하이새시를 선택한다(일반 가정에 쓰는 흰색 플라스틱창틀). 창호 교체 시에는 단열공사도 함께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결로가 생긴다. 복층유리란 유리가 이중으로 되어 있어 유리 사이 공기가 보온을 해주는 창을 말한다. 복층유리로 된 이중창은 창문이 2개가 끼워진 창으로, 창 앞에 라이터를 켜면 불빛의 상이 4중으로 비친다.

집 유리창이 이중창이 아니라 단창이라면 창만 하나 짜서 문턱에 설치해도 좋다. 저렴한 비용으로 이중창을 설치할 수 있다. 창호를 뜯어내지 않으니 공사도 비교적 간단하다. 여성환경연대 회의실도 단창이라서 창호만 하나 더 짜서 문턱에 설치해 이중창을 만들었다.

[문풍재부터 실링팬까지] 이 간단한 방법을 왜 몰랐지?

문풍지와 달리 한 번 설치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황소바람, 소음, 황사까지 잡는다는 문풍재다. 집이 오래돼서 문이나 창문이 어굿나거나 비틀린 경우, 설치해보자.

오래된 집 문과 창문은 비틀리거나 내려앉은 경우가 많다. 문 위쪽에 황소바람이 드나들 것 같은 틈새가 떡 하니 보인다(위). 문풍재를 설치했더니 문이 맞물리면서 틈새가 사라졌다. 문 바깥에서 보면 빛도 잘 새어나가지 않는다(아래).
▲ 문풍재 설치 전과 후 오래된 집 문과 창문은 비틀리거나 내려앉은 경우가 많다. 문 위쪽에 황소바람이 드나들 것 같은 틈새가 떡 하니 보인다(위). 문풍재를 설치했더니 문이 맞물리면서 틈새가 사라졌다. 문 바깥에서 보면 빛도 잘 새어나가지 않는다(아래).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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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일러가 10년 이상 지났다면 이 기회에 1등급 콘덴싱 보일러로 바꾸자. 약 10만~15만 원 정도 더 비싼데 효율은 10~15% 높다. 단 물이 빠질 곳이 필요하므로 보일러 실 근처에 하수구가 있는지를 살펴본다.

전면 창이 있는 크게 나 있는 집은 외부 블라인드를 설치하면 에너지를 아낄 수 있다. 혹은 남쪽에 난 전면 창에 처마를 내면 겨울에는 햇빛을 실내로 깊게 끌어들이고, 여름에는 그늘을 만든다.

'폐열회수 환기장치'는 빠져나가는 공기의 열을 회수해 들어오는 찬 공기를 데우는 장치다. 전기를 사용하지만, 실내공기도 따뜻하게 하고 자동으로 환기가 되는 기특한 장치다. 낮에 집에 사람이 머물고 햇빛도 잘 받는 남향 집이라면 '태양열 온풍기'를 설치해도 좋다. 태양열로 들어오는 공기를 데우는 장치인데, 이 또한 문을 열지 않아도 지속적으로 신선한 공기가 들어와 건강에도 좋다. 그러나 둘 다 초기 설치비가 부담스럽다.  

살던 집에 원래 설치되어 있어 모양새가 좀 부담스럽지만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공기순환을 도와 난방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그대로 달아두었다. 요즘 실링팬은 심플하고 멋진 디자인도 많다.
▲ 공기순환을 돕는 실링팬 살던 집에 원래 설치되어 있어 모양새가 좀 부담스럽지만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공기순환을 도와 난방에너지를 줄일 수 있어 그대로 달아두었다. 요즘 실링팬은 심플하고 멋진 디자인도 많다.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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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에 실링팬을 설치하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공기순환을 도와 빨리 따뜻해진다. '에어 서큘레이터'이라는 제품을 쓰면 공기순환을 도와 에어컨과 온풍기 효율을 높인다. 실링팬도 천장에 달기 때문에 공기순환 효과가 있다. 실링팬 중 역방향 회전이 되는 제품을 설치하면 겨울철에는 바람이 일지 않으며 공기순환만 돕는다.

집을 고치거나 뭔가를 설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몸을 따숩게 하는 간단한 방법도 있다. 집이 추워서 이불 속에만 있고 싶다면 뜨거운 물을 넣은 보온 주머니 '유단포'를 이용해 보자. 책상에 앉아 있어도, 안고 자도 5시간 이상 따뜻한 온도를 유지한다. 밤에 안고 잔 유단포에 들어 있던 따뜻한 물을 아침에 세수할 때 사용하면 물도 아끼고 온수 에너지도 아낄 수있다. 유단포가 없다면, 생활세제 용기(2리터)를 유단포 대용으로 써도 된다.

다음 편에는 집 안에 구비되어 있지만 웬만해서는 틀지 않고 버티면서 "떨지 마, 얼지 마, 살아남을 거야"라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보일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태그:#여성환경연대, #난방에너지, #단열재, #창호, #단열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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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창립한 여성환경연대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녹색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태적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환경단체 입니다. 환경 파괴가 여성의 몸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여 여성건강운동, 대안생활운동, 교육운동, 풀뿌리운동 등을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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