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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선 넘어 다시 상도동으로...
ⓒ 오마이뉴스 이종호


현장 취재-핸드폰 송고/ 이병한-최승환 기자
종합-정리/ 오연호 기자
사진/ 이종호 기자

관련기사 1 : 고대 총학생회가 YS 2차 강연 시도를 막지 않은 이유
관련기사 2 : YS 20일 강의 중계 "내가 다 잘한 것은 아니지만…나는 옳았다"

제 25신 : 16일 낮 12시 : 상도동 YS자택 기자간담회

지난 10월 13일 고려대 정문 앞에서 14시간 동안 '차 안 농성'을 벌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16일 낮 12시부터 1시간가량 상도동 자택에서 약 40여명의 기자들과 함께 칼국수가 아닌 떡국으로 점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이번주 금요일에 다시 한번 고대에 가서 강의를 성사시키기로 고대 총장과 함성득 교수하고 다 이야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영삼 씨는 또 "지난주 금요일 고대강의가 무산된 것은 김정일과 김대중이 합작해서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영삼 씨는 "이번에도 또 학생들이 막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번에는 옷도 두툼하게 입고 (차안에서 오줌 눌) 큰 깡통도 준비해 가겠다"고 말했다.

노경진 기자의 오마이 라디오 : YS "큰 깡통도 준비해 가겠다"
이 기사 자세히 보기 - 공희정 기자

김영삼 씨는 "지난 금요일에 14시간이나 식사도 안하고 버텼는데, 어떻게 화장실도 안갈 수 있느냐"는 오마이뉴스 기자의 질문에 "어두워질 무렵 보좌관이 몰래 가지고 온 조그마한 우유통에다 소변을 봤다"면서 "우리 보좌관이 다른 사람들 몰래 가지고 와서, 몰래 가지고 나가느라고 혼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오마이뉴스 기자를 가리키며 "뉴욕에 있는 내 친구가 인터넷 중계를 보고 매우 소상히 알고 있다면서 안부를 전해왔더라"면서 "그렇게 빨리 인터넷신문에 보도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영삼씨는 고대앞에서 김병관 동아일보 회장과 대화를 나눈 것을 소개하면서 김 회장에게 충고도 했다. 김영삼씨는 "김회장이 그때 내가 좋아하지도 않은 CD를 들어보라고 하는 등 재미없는 이야기를 해서 귀찮았다"고 했다. 그는 "여기 동아일보 기자 있지?"라면서 "김회장한데 앞으로 그러지 말라고 전해라, 대낮부터 술먹지 말라고"라고 덧붙였다.


제 24신 : 14일 01시 30분: YS 정문앞 농성 풀고 상도동으로

드디어 김영삼씨가 고대정문 앞 '차 안 농성'을 풀었다. 김영삼씨는 14일 새벽 1시 7분 정문 앞에 주차해있던 차를 돌려 중앙선을 넘어 종암동쪽으로 사라졌다.(유턴을 할수 없는 곳에서)

총장과의 '차 한잔'도 이뤄지지 않은채, 아무런 '농성해제 성명'도 없이 그는 14시간만에 그렇게 운전법규를 위반하면서 떠났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고대생들의 '민족고대 정기가'만이 울려퍼지고 있다.

경찰에 의하면 김영삼씨가 탄 차는 상도동으로 향하고 있다고 한다. 김영삼씨의 한 측근은 "총장이 사과를 했고 빠른 시일 안에 다시 강의를 할 기회를 갖는다는 약속을 해서 돌아간 것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제1신(13일 오전 8시)부터 제24신(14일 01시 30분)까지 지켜봐주신 오마이뉴스 독자 여러분, 이젠 잠드셔도 되겠습니다.

(독자님은 이 14시간 동안의 현장중계 기사를 읽은 3만7천668명의 독자와 기사말미에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적어주신 583명(14일 낮 12시 30분 현재--독자수, 의견수 모두 오마이뉴스 단일기사 최고기록)가운데 한분입니다. 동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영상 보기(권동욱, 임유철 기자)
(열린 시선 Wide Angle 제공)


(1) "한겨레?" 횡설수설 김이사장1

(2) "주사파다" 횡설수설 김이사장2

(3) YS-고대생 고대앞 대치

(1) 저지학생과 수강생의 논쟁

제 23신 : 14일 0시 35분: 새날 맞은 YS "중앙문으로"

날이 바뀌었다. 13일 오전 10시 50분경부터 고대 교문앞에서 학생들과 대치하면서 '차 안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영삼씨는 새날이 된 14일 0시 35분 현재까지도 '투쟁'중이다.

반대시위 학생들은 13일 밤 11시 40분 '철수'를 선언했지만 일반학생 20여명과 시민 20여명이 여전히 정문에 남아 김영삼 고대입성을 반대하고 있다.

가세한 시민중에는 오마이뉴스의 생중계를 보고 열받아 합류한 이도 있어 화제. 일산에서 달려왔다는 이군례(45,여)씨는 "오마이뉴스 중계를 보고 열받아서 아들을 데리고 달려왔다"면서 "오늘 하루 자랑스럽게 살고 싶었다, 이런 자리엔 어른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대근처에 산다는 시민 최용철씨(49)는 "고대 문화는 지역주민도 지켜야 한다"면서 합류 이유를 설명.

이런 가운데 지금까지 현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박종웅 의원에게 물어봤다.

-누군가 YS에게 도시락을 건네줬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아니다. (정문에 처음 도착한 이후 죽) 정말 식사 안했다."
-화장실에도 정말 안갔나요?
"모르겠어요."
-총장하고 차 마시고 끝마친다고 한것 같은데 왜 학교안으로 안들어갑니까.
"총장이 모시러 와야 하는데 안오잖아. 또 가운데 문이 안열려 있잖아."

가운데 문이란 정문의 중앙문을 말한다. 반대시위 학생들이 철수하면서 중앙문을 쇠사슬로 칭칭감아 쇠통을 채워 잠그고 열쇠를 가지고 가버렸다는 것이다. 물론 중앙문(폭 약 9미터) 옆의 4개의 곁문(하나의 폭 약 4미터)으로도 충분히 승용차가 다닐 수 있다. 그러나 김영삼씨는 굳이 중앙문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것이다.

0시 20분경 수위 아저씨가 절단기로 중앙문에 감겨진 쇠사슬을 잘라냈다. 이제 중앙문을 열렸다. 과연 YS는 이제 고대 안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

불 밝힌 석탑
몇몇 학생들이 남아 김영삼 전대통령의 진입을 막고 있는 가운데, 교문에는 반대 피켓이 걸려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제 22신 : 13일 밤 11시 55분: 반대시위 학생들 철수, 총장-YS 대화

밤 11시 40분경 고대 김정배 총장이 나타나 김영삼씨 차 안으로 들어갔다. 수분 후에 차밖으로 나온 김 총장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함구로 일관.

반대시위학생들은 대부분 철수하고 없는 상태. 현장 분위기는 김 총장이 김영삼씨와 함께 총장실로 들어가 차 한잔을 하면서 위로해주고 13시간 동안의 교문앞 '농성'을 마무리하는 쪽으로 기우는듯하다.

제 21신 : 13일 밤 11시 35분: 다시 밖으로 나온 YS "답답해, 서울공기가 안좋아"

밤 11시 30분. 이젠 그야말로 심야다.

김영삼씨는 11시경 다시 차 밖으로 나왔다. 민주산악회 회원들로 보이는 시민들이 "김영삼" "김영삼"을 연호하자 그는 "답답해, 서울 공기가 안좋아"라면서 "학교측이 한달 안에 공식강의를 다시 하게 한다는 확약을 이자리에서 안하면 못간다"고 강경입장을 다시 강조.

그는 부인 손명순씨로부터 "괜찮냐는 전화가 와서 괜찮다고 했다"라면서 차 주변을 왔다갔다 하면서 다리운동.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여기자가 질문을 던졌다.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습니까?
"민주주의를 위해서."

-여기에서 이러고 있는 것하고 민주주의하고 어떤 연관성이 있습니까?
"아가씬 그것도 모르나. 다 연결되지.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위해서 싸워야 한다. 최고의 가치인데..."

-강의하게 되면 어떤 말을 하려고 했길래 그토록 하고 싶어합니까?
"재임시절 경험이야기 하다보면 당연히 김대중 이야기가 나올 것 아닌가."

제 20신 : 13일 밤 10시 35분: 김영삼의 새 제안 "한달 안에 강의하게 해준다고 지금 확약해라"

▲김영삼 전대통령이 산책을 하는 도중에 한 지지자가 드링크 음료를 건네자 흡족한 표정으로 마시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오전 10시 50분에 시작하여 만 12시간째 정문앞 '차 안 농성'을 하고 있는 김영삼씨는 밤 10시 25분경 잠시 차밖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새로운 제안을 공개했다.

"앞으로 한달 이내에 고대에서 강의를 할 수 있도록 공식적으로 학교당국에서 초청을 한다는 확약을 지금 이 자리에서 해주지 않는다면 이 자리를 떠나지 않겠다."

학교당국으로서는 참 얄궂은 제안이다. 한달 후에 또다시 이런 홍역을 반복하란 말인가?

지금은 수강대상 학생들은 다 집으로 가고 없고 반대시위 학생들만 남아있다.


제 19신 : 13일 밤 10시 20분: 여기는 국제관 321호

밤 10시 20분, 여기는 김영삼씨가 그토록 가고야 말겠다는 국제관 321호실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금방 새로 지은 건물임을 느낍니다. 계단식 원형 강의실인데 총 142석의 빈 자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강연석에는 컴퓨터시설까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강연대에는 자유, 진리, 정의라고 쓰여져 있고 거기에 마이크 하나가 외로이 놓여 있습니다.

바깥의 쌀쌀한 날씨와는 달리 이 안은 아늑합니다. 조명도 온화합니다.

고대학생들에 의하면 이 국제관은 밤 11시에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국제관 수위아저씨는 "공식적으로는 11시에 닫지만 11시 10분이나 15분쯤에 완전히 닫는다"고 합니다.

지금시각 10시 25분, 이제 35분, 더 처봐야 40-50분 남았습니다.

이 강의실에서 대통령학을 펼치려던 김영삼 대통령은 아직도 고대 정문 앞에서 이 강의실에 들어오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누가 우리의 이 '슬픈' 대통령을 만들었을까요?

▲YS의 심야 산책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제 18신 : 13일 밤 10시: 두번째로 차밖으로 나와 다리운동하는 김영삼

KBS 9시 뉴스는 무려 30분간을 김대통령 노벨상 수상 소식으로 이모저모를 다루고 있다. 그 시간 김영삼씨는 두번째로 차밖으로 나와 다리운동을 하고 있다. 김영삼씨는 양 10미터 길이의 인도를 왔다갔다하면서 다리를 푼다. 재미있는 것은 김영삼씨의 이동에 따라 약 10여명의 기자들도 함께 이동하면서 그와 인터뷰를 시도하는 웃지못할 장면이다.

-식사 하셨어요?
"식사 뭐, 23일간이나 굶은 적도 있는데."
-학생들이 해산하면 그냥 돌아갈건가?
"내가 들어가야지. 학생들 수업받지 않아도 내가 들어갔다 나와지. 내가 강의실에 초청받았지 교문앞에 초청받았나."

그런 와중에 함성득 교수가 수강예정학생을 남녀 1인씩 데리고 김영삼씨에게로 갔다. 이 자리에서 함교수는 "오늘 강의가 안돼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제 그만 가시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김영삼씨는 밤 10시 현재 다시 차에 들어갔을뿐 떠나지 않고 있다.


제 17신 : 13일 저녁 8시: 함교수 "YS가 꼭 국제관 321호실을 고집해요"

벌써 날은 졌다. 가뜩이나 쌀쌀한 날씨, 학생들은 잔뜩 움츠리고 있다. 오전 11시 경부터 벌써 9시간째. 지리한 대치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김영삼이 아직도 안 갔어?"
식사를 하러 학교 밖으로 나오는 학생들은 정문 앞의 학생들과 전경을 보고 10이면 7,8이 이 말을 했다.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정문 앞 학생들은 지금 새로운 안을 가지고 논의하고 있다. 정문을 막고 있는 100여명의 학생들과 '대통령학' 수업을 듣는 40여명의 학생들이 같이 철수하고, 수업을 듣는 학생 중 남녀 대표 1명씩 2명이 김 전대통령과 국제관 321호실(오늘 강의가 열리기로 예정된 곳)에서 간단한 담소를 나누게 한다는 것.

이 안은 함성득 교수의 아이디어. 왜 이런 안을 냈냐는 질문에 함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YS가 꼭 국제관 321호실을 고집해요. 아까 내가 갔을 때 YS가 그러더라구요. '교수도 집에 가라. 학생들도 가라. 난 꼭 321호실에 들렀다가 가겠다."

오전에 "나의 강의를 듣고자 하는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난 강의를 하겠다"고 말했던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이제 '국제관 321호실을 꼭 찍고 가겠다'로 바뀌었다.


제 16신: 13일 낮 6시 20분: 김영삼 "노벨상의 가치가 땅에 떨어졌다"

자유수호 국민 총궐기 운동본부는 우리편
김영삼 전대통령의 측근들이 자유수호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에서 한 "김대중 정권은 전쟁범죄자 김정일을 영웅으로 만드는가"라는 제목의 광고를 보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그 광고의 바로 위에는 "민주-인권의 투쟁사 마침내 빛보다"라는 제목의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기사가 있었지만, 이들의 관심사는 아닌 듯 하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고대 정문 앞에서 학생들과 오전 10시 50분부터 8시간여 동안 '대치' 중인 김영삼 씨는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에 대해 "노벨상의 가치가 땅에 떨어졌다"고 오후 6시 10분에 공식논평했다.

김영삼 씨는 박종웅 의원이 대신 읽은 논평에서 "나는 지금 강연초청을 받고 10시간 동안 차 속에 갇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슨 자유, 인권,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느냐. 그건 말도 안된다. 야당말살, 언론탄압, 부정선거를 하는 이런 독재자가 노벨평화상을 받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 "YS가 고대 안으로 못 들어가는 것은 현정부의 방해공작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아직까지 YS는 아침 이후 밥을 안먹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총학생회측과 수강학생측은 단일안 합의에 성공. 즉 두 학생측은 모두 흩어지고 김영삼 씨가 총장실에 가서 총장과 차한잔 마시는 것으로 하자는 것. 그러나 이 합의안이 함성득 교수에 의해 김영삼 씨에게 전달됐으나 김영삼 씨는 이를 거절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총장과 차 마시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나는 강의하러 왔다. 애초의 강의장소인 국제관 321호에서 담화하고 가겠다."

그래서 다시 대치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온나라가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으로 들떠있는 지금 고대정문 앞은 지극히 평화롭지 못하다.


제 15신: 13일 낮 5시 42분: "날은 저물고 YS의 '고집'은 저물지 않는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가 임박한 오후 5시 50분, 이곳 고대 정문 앞은 날이 저물어가고 있지만 김영삼 씨의 '특강성사'에 대한 '고집'은 저물지 않고 있다.

김정배 총장은 학생들에게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하고 싶지 않고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여러분이 훌륭한 식견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자유롭게 어떻게 할지를 결정하라"고 말해 김병관 이사장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총장이 그런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난 후 시위학생들이나 수강대상 학생들이나 특강은 이미 물건너갔다고 인정하는 분위기.

5시 30분경 한 학생이 어디에선가 왕소금을 한주먹 가져와 정문앞에 뿌리자 박수가 쏟아졌다.

그러나 김영삼씨는 아직 차 안에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제 14신: 13일 낮 5시 16분: "YS가 동아일보엔 안간다고 한다"

김병관 이사장 겸 동아일보 회장은 약 10여분간 김영삼씨 차 안에서 대화를 나누다 차 밖으로 나와 취재기자들에게 둘러싸였다. 김 이사장은 "내가 동아일보로 가자고 했는데 YS는 안간다고 했다"고 말했다. 약간 술을 한듯한 그는 정문앞 사안과는 다른 몇가지 '민감한 발언들'을 했다(다음에 오마이뉴스에 소개). 그러는 사이 5시 현재 다시 김정배 총장이 학생들 앞에서 설득을 시도했지만 학생들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5시 15분 총학생회는 정문 앞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열고 "김영삼씨 강연을 결사반대하며 단 한발도 들어설수 없게 하겠다"고 애초의 방침을 재확인.


제 13신: 13일 낮 4시 20분: 김병관 동아일보 회장 "내가 동아일보로 모시겠다"

4시 19분 급반전 상황이 발생했다. 고려대 재단 이사장인 김병관 동아일보 회장이 시위중인 학생들 앞에 나타나 이런 선언을 했다.

"너희들이 이러면 동아일보로 모시겠다. 고려대학은 민족대학이고 동아일보는 민족신문이다. 동아일보로 모시겠다. 이상 끝."

그렇게 선언하고 김병관 이사장은 김영삼씨의 차안으로 들어가 4시 20분 현재 김씨와 이야기중이다.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는 박종웅 의원에게 물었다.
-저분이 정말 동아일보 회장 김병관씨 맞습니까?
"맞아요. 오늘 벌써 여기에 세번째입니다."
(그러고 보니 아까 2시 20분에 나타난 재단 고위관계자는 바로 김병관 회장이었다.---아래 제10신 참조)
-약주를 한잔 한것 같네요.
"그래요."
-아직까지 김영삼 전대통령은 점심식사 안했나요.
"안했어요. 화장실도 안가고."


제 12신: 13일 낮 4시 7분: 함 교수 "YS는 교재용이다"

▲이날 오전 학생들을 설득하던 함성득 교수
ⓒ 오마이뉴스 이종호
3시 55분 김영삼씨를 초대한 행정학과 함성득 교수가 최후적으로 시위학생들을 설득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의 호소는 절절했다. 핵심은 "YS는 교재용"이라는 것.

"강의를 우리 다 같이 듣자. 기자들도 같이 들을지는 학생들이 결정하라. 수업진행은 내가 하겠다. 70분인데 전반부는 회고록을 듣고 후에 질문을 하면 되지 않나. 질문 우선권은 수업학생들에게 주고 그다음 반대시위 학생들에게도 주겠다.

이것은 강의고 저 사람은 교재용이다. 싫어하는 사람도 교재용으로 쓸수있다. 나를 믿어달라. 선생을 안믿으면 누구를 믿나.

다시 한번 강조한다. YS는 교재용이다. 교재는 나쁜 것도 있고 좋은 것도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실패한 대통령에게 욕만했지 왜 실패했는지를 학문적으로 논리적으로 규명하지 못했다."

이러한 함교수의 즉석설득에 일부 학생들을 박수를 보내기도. 하지만 다수의 반대시위 학생들은 여전히 입장불변. 4시 현재 학생들은 함교수의 제안에 대해 자유토론중.


제 11신: 13일 낮 3시 40분: 밖으로 나와 2-3분간 다리운동

약 5시간째 차안에 머물고 있던 김영삼씨가 오후 3시 25분경 차 밖으로 나와 2-3분간 차 양쪽을 오가며 걷다가 다시 들어갔다. 이 사이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점심도 굶었는데 배고프지 않나.
"아 뭐 참을 수 있다. 23일간 단식도 했는데."
-화장실 안가고 싶은가?
"참을 수 있지 뭐."
-강의는 할 건가.
"아 당연히 해야지. 이런 놈의 학교가 어디 있느냐. 교수가 초청해놓고 총장이 와서 하라마라 하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강의는 한다. 데모하는 너희들도 내 강의를 들어라. 70분 강의 충실히 채우겠다."
-왜 나와서 왔다갔다 하는가.
"......"

마지막 질문에 그는 말이 없었다. 아마도 다리운동 차원에서 나온 것 같았다. 그는 곧 다시 차 안으로 들어갔다. 그의 머리는 붉은기가 엷게 돌게 염색이 되어 있었다.


제 10신: 13일 낮 3시 20분: 드디어 재단 고위관계자까지 출동했다

▲사신(死神)복장으로 정문을 지키는 고대 학생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사태가 장기화되자 김정배 총장이 다녀간지 한시간만에 드디어 고려대 재단 고위관계자까지 현장에 나타났다. 이 재단 관계자는 2시 40분경 김영삼씨가 머물고 있는 차에 들어가 약 10여분간 면담.

다음은 차에서 나온 재단 관계자와의 일문일답.

-무슨 이야기 했나.
"예전에 같이 술마시던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내가 강의는 2차적인 것이고 내 이사장실에 가서 차나 한잔 하자고 했다. 학생들에게 그렇게 말하겠다."

-이사장실에서 무슨 이야기를 나눌 건가?
"그냥 간단하게 차나 한잔 마시려 한다."

-강의는 결국 못하는 건가?
"그것은 2차적인 것이다."


제 9신: 13일 낮 2시 50분
긴급 새 제안, "교우회관에서 강의하면 어떨까?"


오후 2시 40분 현재 총학생회 긴급중앙위원회와 수강학생 대표의 회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 학생에 의해 '묘안'이 떠올랐다. 이 학생은 "교내 강의가 불가하다면 교우회관에서 하면 어떨까"라고 제안.

교우회관은 고대정문에서 맨 오른쪽 끝에 위치한 곳으로 고대 교우들이 결혼식 등을 할때 이용하는 장소. 출입문이 따로 있다.

이런 회의가 계속중인 가운데에도 학생들은 새로운 플래카드들을 만들어오기도. 그중 하나는 "나라살림 거덜내고 통일염원 재뿌리는 김영삼은 입닥쳐라".

한편 이 현장중계 기사의 말미의 독자의견란에는 70여개의 의견이 분단위로 붙고있어 독자들의 관심을 반영. 한 독자는 "김영삼씨는 화장실에는 안 갔나요"라는 질문을 올렸는데 현장취재중인 오마이뉴스 기자가 확인중.


제 8신: 13일 낮 2시 10분
김영삼씨는 남고 손명순씨는 떠나


오후 2시 7분경 김영삼씨와 함께 검정색 체어맨(서울 49라 4337)에 동승하고 있던 부인 손명순씨가 또다른 차인 다이너스티를 타고 정문앞을 떠나 어디론가 갔다. 총학생회 긴급중앙위원회는 수강대상자였던 행정학과 대표 한명을 참석시킨 가운데 대책회의를 계속하고 있다.


제 7신: 13일 낮 1시 50분
학생들은 초코파이와 빵으로 점심 때웠지만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학생들의 정문앞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영삼씨가 오후 1시 50분 현재 3시간째 고대 정문 앞에 주차된 자신의 승용차 안에 머물고 있다. 김영삼씨는 부인 손명순씨와 함께 차 안에 있는데 점심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점심을 먹지 않은 상태.

반면 학생들은 초코파이와 음료수를 사다가 점심을 때웠다. 학생들 120여명은 여전히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김영삼씨의 정문통과를 막고 있다.

1시 50분 현재 총학생회 간부들은 정문 옆 잔디밭에서 긴급중앙위원회를 열고 총장 면담을 마치고 온 총학생회장으로부터 총장의 입장을 설명듣고 있다.


제 6신: 13일 낮 12시 50분
김정배 총장-김영삼 차안에서 대책협의


특강 수업시간(11시 30분-12시 30분)은 이미 끝났다. 그러나 수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던 김정배 고려대총장이 12시 35분경 정문앞에 나타났다. 김총장은 김영삼씨가 머물고 있는 차안으로 들어가 '대책회의'. 10여분간 대책을 논의하고 나온 김총장은 차를 타고 총장실로 직행하면서 모종의 협상안을 제시하려는듯 총학생회장을 총장실로 올라오게 했다. 12시 45분 현재 총장과 총학생회장간의 대화가 계속중.

두시간째 정문앞 차안에서 머물고 있는 김대통령측에 한 기자가 "점심은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니 박종웅 의원은 "그런 것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도 답변.
박 의원은 김영삼씨가 "내가 23일간이나 단식을 한 적이 있는데 이런것 하나 못버티겠느냐"고 말했다고 전언.


제 6신: 13일 낮 12시 15분
담판 결렬 학생-김영삼 '강경대치'


김영삼 선생님은 수업시간을 지킬 수 없었다. 예정된 특강 수업시간은 오전 11시 30분.

그러나 김영삼 선생님은 12시 20분 현재 정문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

정문통과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영삼 특강이 무산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고대 출입문은 정문 말고도 법대후문 등 3개의 후문과 쪽문 등이 있다. 총학생회측은 김영삼측과의 막후협상에서 "우리는 정문만 막고 있다. 이게 우리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정치적 의도가 없는 강의라면 후문이나 쪽문을 통해 가도 되지 않느냐"는 입장을 피력.

초청교수인 함교수가 이 '협상안'을 차안에 머물고 있는 김영삼씨에게 알렸으나 김영삼씨는 "이게 민주주의냐, 밤새도록 여기서 기다리겠다"고 강경입장.

한때 총학생회간부들은 이정도면 됐다는 유화론이 고개를 들어 정문앞에서 즉석 운영위원회를 열기도. 정동희 총학생회장(24, 기계공학4)과 이규철 정경대학생회장(23, 신방과4) 주도로 열린 이 운영위원회에서는 '강경파'의 논리가 우세해 "김영삼씨의 정문통과를 저지한다"는 최종입장을 정했다.


제 5신: 13일 낮 12시
정문앞 김영삼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


정문앞에서 40여분간 차안에 앉아있는 김영삼씨는 박종웅 의원을 통해 '입장'을 학교측에 전달.

박의원은 고대 학생처장에게 "고대총장까지 나서서 우리를 오라고 했으면서 왜 이렇게 사태를 방치하느냐"면서 "우리는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 학생들이 스크럼을 풀고 해산할때까지 이 자리에 있겠다"고 '강경대응'을 선언.

하지만 학생처장은 "교수 개인의 강의여서 학생들이 나서는 것을 어찌할 수 없다"도 답변.

차안의 김영삼씨는 매우 침통한 표정.


제 4신 수정: 13일 오전 11시40분
김영삼 정문앞에서 40여분간 기다리는중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영삼씨가 오전 10시 50분경 고대 정문앞에 검은색 세단을 타고 도착했다. 그러나 학생들이 정문을 가로막고 있는 바람에 11시 40분 현재 정문옆 지하차도 부근에 승용차를 세워두고 김영삼씨는 그 안에 앉아 있는 상태다. 김영삼의 '입'인 박종웅 한나라당 의원이 정문앞 학생들에게 "이해할수 없다. 학교하고 다 사전에 이야기한 것인데 이게 지성인이 할 짓이냐"고 항의하고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계속 박수를 치며 김영삼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제 3신: 13일 오전 11시 10분
120여명 시위 중 특강주최 교수와 학생 논쟁


120여명의 학생들의 시위가 정문 앞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문 주변에 배치되어 있던 5백여명의 전경 가운데 1백여명이 시위중인 학생들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김영삼씨 특강을 섭외한 행정학과 함성득 교수와 수업을 받을 행정학과 학생 30여명도 정문앞에 와 있다. 시위대와 이들 사이엔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 긴장은 김영삼씨가 후문등을 이용하지 않고 정문통과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함 교수는 시위주도 학생들과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것도 수업인데 왜 수업받을 권리를 인정하지 않느냐"
"수업권은 인정하지만 역사의 죄인인 김영삼씨를 안암땅에 들여놓을 수 없습니다."


제 2신: 13일 오전 10시 20분
고대학생들 120여명 아침 8시부터 정문앞 시위


ⓒ 오마이뉴스 이종호
고려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 120여명이 오늘(13일) 오전 8시부터 고대 정문 앞에서 "김영삼 고대 방문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전경 5백여명을 고대 정문 주변에 배치해 두고 있다.


학생들은

"IMF를 초대한 YS, 우린 당신을 초대하지 않았다"
"김영삼과 개 출입금지"
"개왈, '나를 모독했다'"
"김영삼의 대통령학=한보부도+IMF구제금융"

등이 적힌 플레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영삼 전대통령은 며칠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학생들의 반대가 있지만 당당하게 정문으로 들어가겠다"고 밝힌 적이 있어 '정문통과' 여부와 강연 성사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제 1신: 13일 오전 8시
학생들 찬반논쟁--수업받을 권리 vs 민족사학 자존심


김영삼 씨는 알고 있을까? 자신의 고려대 방문을 앞두고 고려대 학생들 사이에 좀처럼 합의하기 어려운 의견이 평행선을 그리며 반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오늘 오전 11시 30분에 있을 김영삼 씨의 고려대 강연에 대해 고려대 학생들은 '무엇이 학생다운 행동인가'라는 질문을 던졌고, 그것에 대한 해답은 결코 하나가 아니었다.

지난 10월 8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 의원은 YS의 고대강연을 언론에 알렸다. 박의원은 "YS가 이번 대통령학 강연에서 '나의 회고'라는 제목으로 문민정부 공과 자평, 재임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현 정부의 비판, 차기 대선의 성격과 대통령의 자질에 대한 소신 등을 밝힌다"고 전했다.

이 소식을 접한 고려대 총학생회는 각 단과대의 중지를 모아 10일 중앙운영위를 열어 YS의 고대방문 저지를 결정하였다. 저지 결정의 이유는 명확하고 단호했다. 이길수 고려대 부총학생회장(법과대 96학번)은 "김영삼씨는 기본적으로 나라경제를 망친 대통령이고 한보사태-김현철 비리를 일으킨 부패한 정치인이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억제하기 위해 진보세력을 탄압한 반민중적인 대통령이다"고 말했다. 또한, "YS가 역사와 민중 앞에 사죄하지 않는다면 고려대 땅에 절대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그러나 학생회의 입장과 대칭 되는 지점에 정경대 행정학과 대통령학 수강생들이 있었다. 수강생들은 학생회의 실력저지로 강의가 무산될 처지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YS의 강의는 학교의 일방적 결정이 아니라, 담당교수와 36명의 이 과목 수강생들이 함께 논의해 결정한 사안이며, 학문적인 영역에 과도한 정치논리를 대입시킬 필요가 있냐는 의문이었다.

행정학과 학생회실에서 만난 이들은 "수업을 방해하고 있는 학생회가 도대체 한번이라도 이 과목을 들어보기라도 했냐", "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내 등록금 돌려달라", "우리들도 바보가 아닌 이상 김영삼 문민정부의 공과에 대한 비판이 왜 없겠냐"고 말했다. 종합해보면, 결국 '우리들의 수업 받을 권리가 왜 침해받아야 하는가'라는 문제의식이다.

정경대학 학생회는 이 양자의 입장에 공동분모를 가지고 있기에 좀더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다. YS의 고려대 방문저지를 내용으로 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있던 정경대 학생회장은 현재 '수배중'이었다. 문민정부시절 학생회에 붙인 '이적 규정'이라는 꼬리표는 현재 진행형이다.

"행정학과가 고려대 밖에 존재한다면 몰라도, 고려대 안에 존재하는 이상 YS는 절대 안암땅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물론 대통령학 수강생의 입장을 폄하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YS가 강연을 위해서건 다른 이유에서든지 간에, 고려대 정문을 통해 들어와서 나간다는 상징적인 현상은 이 과목 수강생들의 이해를 뛰어넘는 것입니다."

그는 상식을 가진 대학인이라면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보지 않고도 알 수 있는 것처럼 YS가 강의할 내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현실에서, 그에게 강연기회를 주는 것은 YS 개인을 위한 정치적 공세의 장을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 강의를 기획했던 행정학과 대통령학 담당교수인 함성득 교수는 구체적인 언급은 회피한 채 강의무산 저지를 결정한 학생들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대학원 도서실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이미 YS의 강연 문제로 학생회 대표들과 얘기를 나눈 후였다. 몇번의 실랑이 끝에 겨우 입을 연 그는 "그 녀석들이 내 강의를 뭘로 보고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고 "지금은 아무 얘기도 하기 싫으니 담에 와달라"고 주문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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