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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뉴스게릴라 여러분께 드리는 오연호 대표의 편지


1. 안녕하십니까? 독자여러분, 뉴스게릴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오마이뉴스의 대표를 맡고 있는 오연호입니다. 우선 바쁜 분들을 위해 오늘 전할 말씀을 요약해 드립니다.


1)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편집-경영 분리
오연호(吳連鎬, 만 38세) 대표기자는 경영에 전념
신임 편집국장(이사)에 정운현(鄭雲鉉, 만43세, 1959년생) 전 대한매일 차장

2) 오마이뉴스 편집국 전문기자 보강
정치-사회 담당 편집위원에
김당 (만42세, 1960년생) 전 시사저널-주간동아 차장

3) 오마이뉴스 경영진 보강
1만인클럽 본부장 겸 경영이사에
박충열(朴忠烈 만42세, 1960년생) 전 월간 <말> 사장


2. 오마이뉴스는 지난 2000년 2월 22일 창간된 이후 독립 인터넷신문의 대명사가 될 정도로 성장해왔습니다. 창간 당시 4명이던 상근직원은 현재 35명으로 늘어났으며 1만5천여명의 시민기자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하루 평균 150만 페이지뷰를 기록하면서 '국내언론 영향력 8위'(2001년 11월 시사저널 여론조사)에 선정될 만큼 영향력도 커졌습니다. 경영상황도 점차 안정되어가고 있어 올 상반기에는 흑자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3. 오마이뉴스는 대표인 제가 그 동안 사장(대표이사)과 편집국장 역할을 병행해왔습니다. 창간 당시 직원이 4명이었으니까, 또 사장이나 편집국장을 스카웃할 만한 여력도 없었으니까, 스카웃한다한들 올 사람도 없어서 제가 기자도 하고 편집국장도 하고 사장도 같이 해왔습니다. 그런 구조는 벤처언론 오마이뉴스가 기동력을 발휘하는 데 기여한 점이 있었습니다. YS가 고대 앞에서 농성을 벌일 때 기동력 있게 그것을 생중계 할 수 있었던 것도 그런 단순구조 때문이었습니다.

4. 그러나 이제 오마이뉴스가 상근직원 35명이라는 일정한 규모의 회사가 되면서, 한단계 더 높은 발전을 위해, 누구보다도 제 스스로 먼저 편집국장과 사장의 역할을 분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2002년 1월 10일자로 정운현(鄭雲鉉, 만43세, 1959년생) 기자를 편집국장(편집이사)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저는 이제 오마이뉴스를 올 상반기 이내에 흑자를 내고 중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수립-실행하는 데 전념하려고 합니다.

5. 오마이뉴스는 그 동안 1만5천여명의 시민기자들과 20여 명의 편집국 상근기자들이 '환상적인 결합'을 해오면서 성장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아마추어리즘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의 독특한 멋과 맛을 마음껏 살려 독자들의 호응을 받아왔습니다. 시민기자들은 물론 상근기자들도 일간지 등의 기존 주류 언론계에서 성장한 이들이 아닌 '오연호의 기자만들기' 출신 등의 '게릴라'들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의 멋과 맛은 주류 언론인들이 만들어놓은 표준을 따르는 것이 아닌, '게릴라 방식'을 과감히 실험하면서 나왔던 것입니다.

6. 창간 3년째를 맞는 오마이뉴스는 이제 기존의 아마추어리즘의 멋과 맛의 장점을 이어가되 거기에 프로페셔널리즘을 결합하려고 합니다. 따라서 정운현 편집국장과 함께 김당 기자(만42세, 1960년생)를 정치-사회 담당 편집위원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또 정지환 기자(만38세)를 심층취재 전문기자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1) 정운현 편집국장은 1984년부터 1998년까지 중앙일보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그후는 대한매일에서 기자로 일해왔습니다. 정 기자는 <친일파> <창씨개명> 등 친일과 관련한 연구서적을 10여 권 집필한 민족문제 전문기자입니다. 또 대한매일에 있을 때는 미디어팀장을 맡으면서 언론개혁과 관련한 보도를 주로 해왔습니다.

2) 김당 정치-사회 담당 편집위원은 1989년부터 1999년까지 시사저널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그후부터 최근까지 주간동아 기자로 일했습니다. 김당 기자는 정보기관 취재와 남북문제 취재에서 여러 가지 특종을 한 바 있습니다.

3) 정지환 심층취재 전문기자는 월간 <말>에서 오랫동안 환경-언론-사회 문제를 심층취재해왔으며 최근에는 독립기자로서 오마이뉴스 등에 좋은 기사를 실어왔습니다.

7. 오마이뉴스는 올해를 흑자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소액 생활광고주를 모집하고 있으며 이들을 '1만인클럽'으로 조직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1만인클럽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박충열(朴忠烈 만42세, 1960년생) 전 월간 <말> 사장을 '1만인클럽 사업본부장'(경영 이사)으로 모시기로 했습니다.

8. 저는 그 동안 '팔자에 없는' 사장 역할을 병행해왔습니다. 또 앞으로 최소 6개월간은 사장 역할에만 전념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기자 오연호'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의 소망은 오마이뉴스를 경영적인 측면에서도 체제를 안정시킨 다음 전문 경영인을 모셔오고 저는 다시 '현장 기자'로 복귀하는 것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벌써 창업자 몇 명에 의해 주도되는 한 인터넷 사이트가 아니라 사회적 공기의 역할을 다하는 늠름한 언론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되 지속가능한 대안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참신한 변화를 선도해나가겠습니다.

이상이 제가 오늘 전해드리고자했던 말씀입니다. 그 동안 관심을 가지고 격려해주신 데에 대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사랑 부탁드립니다.

2002년 1월 10일 오마이뉴스 대표 오연호 올림.



[인터뷰] 정운현 신임 편집국장
"달리는 말에 채찍 휘두를 것"



▲오마이뉴스 정운현 편집국장.
ⓒ 오마이뉴스 이종호
친일파 연구 전문기자인 정운현(43, 전 중앙일보 기자, 대한매일 차장) 씨가 10일부터 오마이뉴스의 편집국장을 맡게 됐다.

기자생활 18년만에 종이일간지 기자에서 인터넷신문 편집국장으로의 변신을 시도한 정 국장은 지난 4일 '내정자' 신분으로 본사 편집국을 방문, 상근기자들과 일문일답을 통해 신임 국장으로서의 포부와 계획을 밝혔다.

-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으로 오게 된 계기는.
"몇 차례 취재차 오마이뉴스를 방문한 적은 있지만, 오마이뉴스에서 일을 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5∼6개월 전에 오연호 대표가 함께 일하자는 제의를 했지만 나는 '오마이뉴스라는 매체는 나보다 더 젊은 사람이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양한 바 있다.

그런데 오연호 대표가 최근 다시 찾아와 '오마이뉴스는 규모가 커진만큼 이제 시스템화가 필요하다. 나는 당분간 경영에만 전념해야 하는데 오연호가 없어도 오마이뉴스가 굴러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나이가 아니다'고 설득했다.

이후 내가 봉급 값어치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오마이뉴스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조직에 가서 귀한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세 가지를 3일간 고민했다. 내 집사람을 포함해서 직장 동료, 동문 등 주변의 네 사람에게 허심탄회하게 물어보고 결정을 내렸다."

-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는 편집국장이길 바라나.
"오 대표에게 주문 받은 것은 첫째, 디렉터(director) 역할을 해 달라. 둘째, 내 고유한 영역의 전문성을 유감없이 발휘해 달라. 셋째, 상근기자들과 뉴스게릴라들에게 바람직한 기자의 상을 보여주라는 것이었다.

이 세 가지를 잘 할지 모르겠지만 잘해보자. 오마이뉴스가 1차적인 시스템화는 이루어져 있다고 본다. 나는 달리는 말에 회초리 역할을 할 것이다. 내가 디렉터보다 라이터(writer)로서의 능력이 더 뛰어나다면 과감히 편집국장 자리를 내놓겠다.

우리 집에서 아이들이 부모에게 반말하는 경우가 있어 신년 가족회의에서 화두를 '존경'으로 정했다. 나는 오마이뉴스도 그런 식으로 됐으면 좋겠다. 이 직장이 보람의 대상이고, 사회의 중추적인 아지트가 되고, 어디 가도 '오마이뉴스 기자님 오셨어요'라는 환영을 들어야 한다. 기자들에게 내가 자랑이고 나한테 기자들이 자랑이 되도록 하자.

대한매일에 있을 때 기사제목 때문에 편집국장을 찾아간 적이 있는데, 대한매일 분위기로서는 흔치 않은 일이다. 내가 그랬듯이 우리 기자들도 그랬으면 좋겠다. 또한 단순히 글을 쓰는 기자들이 아니라 내가 쓰는 글이 한 사회의 흐름을 바꿔놓도록 하자. 기자실 문제를 건드린 최경준 기자가 그랬다. 윤태식의 언론 커넥션 건도 오마이뉴스에서 연일 터뜨리자 다른 언론들도 받아쓰지 않았는가?"

- 밖에서 바라본 오마이뉴스의 장단점은.
"오마이뉴스는 제2의 도약기이자 제2의 창간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마이뉴스의 장점은 '야성'이다. '제 멋대로'지만, 사람들이 공감하는 '제 멋대로'다. 야성은 오마이뉴스의 목숨과 같은 가치관이다. 이를 잃어버리면 제도권 언론에 편입될 것이다. 나는 재임기간 줄기차게 야성을 강조할 것이다. 야성을 뭉개지 말고, 나로 인해 더 강화되길 바란다. 나 같이 거친 사람이 있는 동안 야성을 잃지 않게 할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또한 대중을 향한 야성지이다. 그러나 현 체제는 너무 구멍이 많이 뚫려 있어 이를 메꿔야 한다. 뻥뻥 뚫린 것을 메워서 야성과 구색이라는 이율배반적인 두 단어를 조화시켜야 할 때다."

- 오마이뉴스의 기사 제목이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나는 적절한 선정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내용 없이 제목을 호화찬란하게 달거나 3S(스포츠, 섹스, 영화)를 쫓아가자는 게 아니다.

내가 말하는 선정성은 사람들에게 맛나게 보이는 음식을 내놓자는 것이다. 아주 멋진 안주와 횟감을 내놓자. 그런 면에서 편집이 대단히 중요하다. 기사를 쓰는 사람은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봐라.

왜 좋은 기사를 써놓고 밋밋하게 제목을 뽑아야 하나? 고급 독자를 위한 세련미를 갖출 때 고급화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지만 아직 우리는 상승기이고 그렇기 위해서는 독자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제목이 필요하다. 메인 화면의 기사 제목은 참신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예쁜 것도 중요하지만 화장도 중요하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독자들은 정치기사가 많아지면서 오마이뉴스의 본래 방향이 틀어지지 않느냐고 우려하는데.
"독자는 유한책임, 우리는 무한책임을 진다. 이 정치의 계절에 포인트 줄 것에 힘 쏟는다고 해서 초심이 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지금까지 오마이뉴스가 가진 컬러가 있다. 이 색깔을 탈색시키고 바꿀 생각이 있는지.
"나는 어떤 색으로 바꿀 생각은 없다. 오마이뉴스 현재의 주의주장이 나하고도 맞다. 컬러를 분명히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난 민족주의자를 자처하는 사람이다. 젊은이들이 오마이뉴스에서 통일, 지역감정, 민족문제 등을 좀더 고민할 수 있도록 한 시대가 낳은 자랑스런 매체로 키워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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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1월 10일자 <미디어오늘>이 정운현 편집국장 영입 등 오마이뉴스의 '업그레이드' 노력에 대해 보도한 기사를 <미디어오늘>의 동의하에 게재합니다.

오마이뉴스 ‘업그레이드’ 한창

대한매일 정운현 차장 등
오프라인 출신 잇따라 영입


“아유, 낯간지럽네요….” 정운현(사진)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은 그동안 대한매일 미디어면을 통해 써왔던 예리한 논조와 달리 매우 수줍은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84년 중앙일보 조사부에 입사, 98년 대한매일 문화팀 차장으로 자리를 옮긴 정국장은 17년의 오프라인 기자생활을 접고 10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 초대 편집국장으로 취임한다.

중앙일보 현대사연구소(현 통일문제연구소) 시절부터 친일문제 전문가로 활동해온 정국장은 친일파 연재 등으로 언론계 안팎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인물이다.

상대적으로 안정된 오프라인신문 기자에서 신생 인터넷신문 편집국장으로 선뜻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 터. 그는 “나이가 중요하지는 않다. 어떤 면에서는 나도 열혈청년”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앞으로 새로운 일을 해볼 기회가 그리 많겠나 싶기도 해 3일 동안 고민하고 결정을 내렸다고.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의 정국장 공략이 6개월여 끝에 결실을 맺은 것. 정국장의 급여는 오대표보다 많아 사장보다 월급 많이 받는 최초의 편집국장도 될 듯하다. 오대표는 “혼자서 기자, 편집장, 사장 등 다역을 해왔는데 기동력 발휘 등 장점도 있었지만 규모가 커지다보니 시스템 구축이 필요했다”며 정국장 영입배경을 설명했다.

오프라인 출신 중견기자의 온라인 입성은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 정국장은 오마이뉴스 기자들과 함께 한 청문회를 겸한 신고식에서 십수년 만에 처음으로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셨다며 웃었다.

편집국장 취임 소감을 묻자 “오마이뉴스가 쌓은 성과에 몇 가지 부족한 것을 채우는 게 내 역할이지 않겠냐”며 “여론을 선도하는 명실상부한 인터넷 종합일간지로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맡을 영역으로 편집책임자, 필자, 교육자 등 세 가지를 들었다.

큰 사건이 많은 올해가 ‘대목’이라고 본 정국장은 ‘야성’과 ‘구색’으로 대변되는 오마이뉴스의 시급한 과제로 독자층 및 취재분야 확대를 꼽았다. 또 “기자실 개혁이나 윤게이트 등 제도권 언론이 손대지 않는 주제 등 기존 언론의 틈새를 파고들겠다”며 “특정 분야나 이슈를 심층보도할 수 있는 전문기자 양성에도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는 새 편집국장 영입과 더불어 오프라인 출신의 중견기자가 잇따라 편집국에 투입된다. 우선 김당 전 주간동아 차장이 정치·사회 담당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기획과 취재를 하고, 정지환 전 월간말 차장이 심층취재 기자로 전면에서 뛰게 된다.

이에 대해 “오마이뉴스의 매력은 아마츄어리즘의 열정과 맛이었지만 영향력이 커지면서 전문기자의 프로페셔널리즘 결합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고 오대표는 말했다. 오대표는 편집국 역량강화와 함께 시민기자 조직화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오대표는 향후 2개월 동안 활동력이 높은 시민기자를 일대일로 만나는 전국순회를 나설 예정이다.(신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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