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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회 내분 사태를 보도하고 있는 뉴욕타임스.
 뉴욕한인회 내분 사태를 보도하고 있는 뉴욕타임스.
ⓒ 뉴욕타임스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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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최근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고 있는 뉴욕 주재 동포 단체인 '뉴욕한인회' 내분 사태를 대서특필했다.

<뉴욕타임스>는 10일(아래 현지시각) 24면 전면에 걸쳐 '뉴욕 한인단체 자물쇠와 지도자 교체 위해 침입(With Break-In, Seeking to Change Locks and Leadership at a New York Korean Group)'이라는 제목으로 해당 내용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7일, 뉴욕한인회 전 회장단협의회가 문이 잠긴 뉴욕한인회관에 열쇠공을 불러 강제로 따고 들어가는 현장을 동행 취재하며 그동안 뉴욕한인회 선거 파행 과정과 회장 탄핵 사건 등 뉴욕한인회 내분에 관한 장문의 기사를 게재했다.

뉴욕한인회의 최근 내분 사태는 제34대 뉴욕한인회장 선거를 앞두고 선관위가 김민선(54) 후보의 사전선거운동을 이유로 자격을 박탈하면서 불거졌다.

선관위는 경쟁 후보인 민승기(60) 현 한인회 회장의 무투표 당선을 선언했으나, 전 회장단협의회를 중심으로 한인회 구성원들이 임시총회를 소집, 회장과 이사장을 탄핵조치 함으로써 창설 이래 최악의 사태에 직면했다. 양 측은 현재 각각 정통성과 합법성을 주장하며 치열한 감정싸움과 함께 법적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보도 기사에서 "지난 화요일(7일) 밤에 일어난 침입은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한인커뮤니티인 뉴욕한인회의 운영권을 놓고 치열하게 전개되는 또 하나의 뒤틀린(twist) 사건"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1960년 창설된 뉴욕한인회는 초기에 수천 명의 한인 이민자들의 정착에 도움을 주었지만, 다른 단체들이 생겨나고 이민 인구가 늘어나면서 본연의 기능보다는 의례적인 행사를 주관하는 쪽으로 치우쳤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욕타임스>는 "이 단체에선 최근 재무상의 불법 혐의에 관한 소송과 욕설, 선거 파행, 전화 위협, 기록 탈취 및 훼손 행위에 이어 이제는 침입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뉴욕타임스>는 기사 첫머리에서 "나이 든 한국인 반란자(rebel)들이 첼시의 빌딩 비상계단을 통해 올라가 잠긴 문 앞에서 열쇠공을 시켜 드릴로 문고리를 떼고 진입했다"면서 "몇몇은 손뼉을 쳤고 쿠데타는 진행되고 있다"며 자극적으로 한인회 내분 사태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어 "월급 없는 봉사직인 2년 임기의 뉴욕한인회장 선거운동을 위해 후보들은 10만 달러의 공탁금을 내는 등 수십 만 달러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인 회장은 한국에서 고위직 관리가 방문할 때 공식적인 호스트(host) 역할을 하고 있으며 한 인사는 (과거) 회장 직위를 한국에서 국회의원을 하는 발판으로 삼았다"고 소개했다.

이어 <뉴욕타임스>는 최근 한인회 선거 과정 파행과 현 민승기 회장에 대한 탄핵 등 구체적인 내분 사태 사례들을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1980년대 120만 달러에 구입한 뉴욕한인회관의 재산가치가 현재 1500만 달러에 이른다는 내용도 전하면서 최근 한인 회관 매각 추진과 관련한 내분 상황도 자세히 전했다.

"일부 한인들의 불법 선동행위" vs. "숱한 문제에 탄핵 불가피"

이번에 발생한 최악의 내분 사태에 관해 민승기 한인회 회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불법 선거운동에 따른 자격 박탈부터 최근의 일까지 모두 합법적으로 진행된 일"이라며 "일부 한인들이 불법적으로 임시 총회를 개최하고 탄핵을 단행하는 등 불법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 회장은 이어 "김 전 후보 등 양측이 선거무효소송 등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인 과정에서 일부 한인들이 동포들을 선동해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나"라며 "법적 소송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밝히고 한인회를 계속 이끌어 가겠다"고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와 관련 한인회 정상화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민 회장을 탄핵 조치한 전회장단협의회 김석주 전 회장은 기자와 한 통화에서 "회관 매각 문제와 최근 선거 과정에서 숱한 문제 행위에 관해 지적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아, 임시 총회를 열고 현 회장을 탄핵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이어 "탄핵 조치 되었지만, 민 회장이 지금이라도 재선거를 받아들이고 정정당당하게 재선거를 실시한다면 이를 수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뉴욕 거주 한인들을 대표하는 뉴욕한인회 내분 사태가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피력했다.

한편, 뉴욕한인회 내분 사태가 <뉴욕타임스>에까지 대서특필되자 대다수 뉴욕 거주 한인들은 뉴욕한인회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뉴욕 플러싱에 거주하는 한 한인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과거 우리 한인들의 십시일반으로 설립된 한인회가 최근 회관 매각 문제부터 선거 파행까지 한인들의 어려움 해소와는 무관한 이권단체가 되었다"라며 "이제는 미 주류 신문마저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등 한인회가 오히려 뉴욕 동포들을 망신시키는 단체가 되고 말았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 편집 ㅣ 최유진 기자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중의소리에도 게재될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뉴욕한인회, #뉴욕타임스, #내분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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