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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불금인데, 전멸이다. 어찌 이럴 수 있나."

창원 상남동에서 고기음식점을 하는 한 사장이 한 말이다. 그는 "당황스럽다. 금요일 저녁에는 예약이 모두 차는데, 어제부터 줄줄이 예약취소다"며 "오늘 저녁에 예약된 손님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다가 망하겠다"며 "언제쯤 끝나겠느냐"고 되물었다. 또 다른 가게 주인은 "메르스 잠복기가 14일이라고 하는데, 그 기간 동안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우리 보고 문 닫으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소연 했다.

12일 오후 창원 상남동에서 영업하는 사람들의 말이다. 11일부터 도심이 썰렁해졌다. 하루 전날 저녁에 결정 난 메르스 양성 판정 때문이다.

창원SK병원 현재 54명 격리 ... 생필품 배달해 전달

메르스 확진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었던 창원SK병원에 폐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12일 오후 관계자들이 병원 안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었던 창원SK병원에 폐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12일 오후 관계자들이 병원 안에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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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은 여성 A(77)씨에 대해 10일 오후 9시30분경 메르스 양성 판정을 했다. A씨는 지난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외래진료를 다녀온 뒤, 창원힘찬병원을 거쳐 지난 5~10일 사이 창원SK병원에 입원해 있었다.

A씨는 현재 '음압시설'(바이러스가 병실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실내 기압을 외부보다 낮추는 장치)이 있는 경남의 한 병원에 격리입원해 있다. 이 병원 관계자는 12일 전화통화에서 "A씨는 현재 병원 감염기내과 의사가 치료하고, 안정적이며 특이 사항은 없다"며 "진료와 관련해 보건소에 계속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당국은 A씨와 관련한 접촉자로 55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창원SK병원은 현재 폐쇄됐다. 병원 출입문은 닫혀 있고, 병원 안에는 방진복을 입은 역학조사팀이 배치되어 관리하고 있다.

창원SK병원 안에는 현재 54명이 격리되어 있다. 이 병원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들이다. 경남도와 창원시, 보건소는 이들에 대해 필요한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다. 보건당국은 이들에 대해 14일간 격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병원 앞에는 경남도청과 창원시청 공무원, 창원중부경찰서 경찰관들이 배치되어 있다. 12일 오후 피자와 음료수가 배달되었는데, 배달원이 문 앞에 갖다 놓으면 방진복을 입은 관계자가 소독을 해서 안으로 들여 놓았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었던 창원SK병원에 폐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12일 오후 관계자들이 병원 안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었던 창원SK병원에 폐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12일 오후 관계자들이 병원 안에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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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찰관은 "어제와 오늘 사이에 특이사항은 없고, 안전을 위해 24시간 경찰이 배치되어 있다"고 말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창원지역 21개 초등학교, 3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 28개 유치원에 대해 하루 휴업 조치했고, 15일에도 창원SK병원 인근 등 3개 학교와 3개 유치원에 대해 휴업하기로 했다.

유흥업소 밀집지역인데... 예약 취소 줄이어

창원 상남동은 유흥업소 최대 밀집지역이다. 평일에도 건물에서 나온 불빛으로 거리가 훤할 정도다. 특히 주말을 앞둔 금요일 저녁이면 심하다.

그런데 이번주 금요일 저녁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식당마다 예약 취소 사태가 줄을 잇고 있다. 한 식당 주인은 "울고 싶다"고 말할 정도다. 상당수 식당은 11일 저녁 손님을 거의 받지 못했고, 12일 저녁도 비슷한 상황이다.

창원SK병원 옆 가게는 더 심하다. 병원 옆 한 가게 주인은 "어제와 오늘 손님 한 명도 받지 못했다"고 말할 정도다. 한 마트 주인은 "사람이 너무 없다.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한 가게 주인은 "언론이 너무 민감하게 많이 보도해서 그런 것 같다. 전염병을 조심해야 하겠지만, 사람들이 너무 지나치게 그러는 것 같다. 정부당국이 메르스에 대해 제대로 알리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었던 창원SK병원에 폐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12일 오후 관계자가 문 앞에 배달된 피자와 음료수를 가져가기 위해 나와 살펴보고 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었던 창원SK병원에 폐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12일 오후 관계자가 문 앞에 배달된 피자와 음료수를 가져가기 위해 나와 살펴보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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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확진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었던 창원SK병원에 폐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12일 오후 관계자가 문 앞에 배달된 피자와 음료수를 가져가기 위해 나와 살펴보면서 소독하고 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한때 입원해 있었던 창원SK병원에 폐쇄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12일 오후 관계자가 문 앞에 배달된 피자와 음료수를 가져가기 위해 나와 살펴보면서 소독하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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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메르스, #중동호흡기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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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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