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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는 팟짱] 박원순·이재명·김우영 "민주주의 위기, 정치적 재난 온다" '팟짱'은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아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김우영 은평구청장과 연석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강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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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재수정 : 25일 오후 3시 15분]

박원순 서울시장 "인수위 시절 시도지사 면담 자리에서 만난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국민에게 돌아가는 보편적 복지는 중앙정부가 재정을 부담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고 말씀하셔서 저는…."

이재명 성남시장 "'생각보다 괜찮은 분이네'라고 생각하셨나요?" (일동 웃음)

박원순 서울시장이 '속'을 드러냈다.

박 시장은 지난 21일, '내년부터 자치구 지원금을 2862억 늘려 지원하는 내용의 <자치분권특별시, 서울>을 선언, 다음 날에 새정치연합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 소식을 알렸다. 선언 후 3일째 되는 23일 오후, 박 시장은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방송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해 "팔다리를 잘라내는 것 같은 심정을 참고" 서울시의 예산을 자치구에 나눈 이유, 그동안의 고민과 과정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과 이재명 경기도 성남 시장도 함께 자리해 지방자치의 장점과 성년을 맞이한 지방자치 제도의 새로운 발전 방향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근혜 대통령 만나보니, 지방자치는 철학과 결단의 문제"

2013년 박근혜 정부 인수위 시절 박 대통령과 시도지사 면담 자리에 참석한 박 시장은 "박 대통령을 지방자치에 대한 인식이 있는, 대단한 분으로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박 대통령의 '보편적 복지 소요 예산은 중앙정부의 책임'이라는 발언 때문이었다.

박 시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도 호소해봤다고 털어놨다. 말과 행동이 달랐던 박 대통령과 달리 이 전 대통령은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 박 시장은 "2012년 여수엑스포 박람회에서 만난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나도 서울시장 시절 지자체 재정 문제를 고민했는데 해결이 안 되더라'고 말했다"며 "대통령이 됐으니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웃으며 지나갔다"고 떠올렸다.

23일 오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장윤선의 팟짱' 출연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김우영 은평구청장,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23일 오후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장윤선의 팟짱' 출연을 위해 한자리에 모인 김우영 은평구청장,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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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시장은 "제대로 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분권'이 국가 경쟁력 향상에 연관돼있다는 철학, 그것을 현실화시킬 결단력"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지역 맞춤형 정책이나, 지역 특화 정책이 삶의 질을 올리는데 중앙정부 정책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어 박 시장은 '보건의료' 분야를 강조해 동사무소마다 건강체크 기구를 비축한 성동구, '사회적 경제 확산'에 주력하는 은평구, 경제적 취약계층의 자질구레한 민원을 처리하는 '동네 맥가이버' 제도를 둔 성북구,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추진 중인 경기도 성남시 등을 현재 진행 중인 맞춤형 정책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이재명 성남 시장은 복지부의 황당무계한 논리로 현재 성남 공공조리원 건립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복지부는 '지역적 불균형 발생'을 이유로, 조리원 건립 강행 시 성남시 평가·지원에 불이익을 준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복지부가 아닌 복지반대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시장은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지방자치가 운영되고 있는데, 중앙정부나 정치인들은 지자체를 하부기관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중앙정부 예산 비판하다보니, 서울시는 어떨까 싶더라"


서울시 예산 2862억 원을 지자체에 넘기는 <자치분권특별시 서울> 선언은 중앙 정부를 비판하는 가운데 나왔다.

박 시장은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이며 웬만한 나라보다 큰 지방정부지만, 국장 한 명만 추가 임명하려고 해도 행정자치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그는 "지방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심화시키는 기초연금 같은 복지정책 실현 계획을 중앙정부는 일방적으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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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박 시장은 "어느 날 '그럼 나는 우리 자치구청장님들의 어려움을 살핀 적 있나?'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도 어려운데 자치구는 얼마나 어렵겠나 생각하며 서울부터라도 제대로 된 자치 분권을 해야겠다 싶었다"고 선언의 이유를 설명했다.

물론 단시간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김우영 서울 은평구청장은 "무상보육 예산 중 자치구 분담금 때문에 재정악화가 심각한 점을 2012년부터 서울시에 읍소해왔다"며 '밀당'한 뒷얘기를 전했다.

김 구청장은 "서울시가 지원금을 순차적으로 높이지 않을지 미심쩍었지만, 이번 지원 결과 기준재정수요충족도가 100%(현재 25개 자치구 평균 97.1%)로 채워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박 시장은 "선언 후 2862억 원이란 돈을 자치구에 줄 생각을 하니 아까운 정도가 아니고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몇 억이 아니라 몇 천만 원 때문에 부서 간 싸움이 나고, 작년 서울시 한 간부는 사업 예산 편성에 실패하자 회의실 문을 박차고 나갔다"며 서울시 상황도 녹록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주민 가까이 있는 공직자가 훨씬 더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펼 수 있다는 신념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DJ 단식으로 얻어낸 지방분권, 확대 개편해야"

이들은 지방자치 20주년을 맞아 지방자치제도의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재정·조직을 지금보다 유연하게 편성할 수 있는 자주권을 확보하고, 경찰의 교통·방범 분야의 경우 서울시 안전스카우트 같은 기존 행정조직을 이용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구상을 밝혔다.

다만 박 시장은 "중앙정부의 '수퍼 을'인 지자체가 주도권을 갖고 논의를 주도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국회에서 지방분권의 가치에 입각한 제도 개선에 적극 목소리를 내고, 청와대와 집권여당도 지방자치 개혁에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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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장은 '기초연금 예산 문제의 경우, 새정치연합의 책임도 크다'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그는 "예산 일부분을 지자체에 떠넘기는 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했다"며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단식으로 만든 지방분권 가치를 새정치연합이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구청장은 "박근혜 정부 아래에서 지방분권 제도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정부 탓을 하는 대신 사회적 경제 발전, 도시재생·마을만들기 사업 등 지자체에서 일자리를 만들거나 생산적 의제를 발굴"하는 '각개전투'를 제안했다.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 사실이라면 정치적 재난 뒤이을 수도"

현안인 국정원 불법 사찰 의혹에 대해 이 시장은 '국정원은 민주주의 파괴 전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국정원은 지난 대선 때 3.15 부정선거를 뛰어넘는 수준의 불법 댓글을 달았고, 이번엔 해킹으로 공동체의 신뢰와 민주주의의 근본을 파괴했다"고 분노했다.

박 시장은 "민주적 체제 위에서 경제도 발전되고 창조적, 경제 혁신도 일어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 근간이 훼손된다면 그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사회, 정치적 재난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지방자치 20주년이자 광복 70주년인 이 시대에 박 시장은 '협치와 통일'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그는 "서울시 혼자 좋은 의제, 정책을 발전·실현시킬 수 없다"며 "25개 구와 '함께', 협치하는 방법을 성찰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분단이 100년을 넘기지 말란 법도 없다"며 "이것은 동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의 책임이자 어마어마한 죄악"인 만큼, 극복 방법을 찾자고 제안했다.

이 시장은 "정부의 규제와 예산 및 권한의 부족으로 성남시정에 아쉬울 때가 많다"며 "지자체, 지방자치가 성년을 맞은 만큼 분권의 화두를 잘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새정치연합 혁신안이 희망이며, 야당의 혁신 노력을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우영 은평구청장
 김우영 은평구청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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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장윤선의 팟짱>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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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곽우신 기자



태그:#박원순 이재명, #박원순 서울시,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박근혜, #박원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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