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독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이틀도 안 돼서 300만 원 목표액이 달성됐습니다. 뜨거운 참여,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기사는 오는 31일 낙동강 현장 탐사 기획 보도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어집니다. 계속 쌓이는 후원금은 김종술 기자의 취재비 등으로 사용합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의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김종술 기자의 '페친들'로부터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저도 당황했습니다. 총 15명이 "계좌번호를 보내달라"고 메시지가 왔습니다.
 김종술 기자의 '페친들'로부터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저도 당황했습니다. 총 15명이 "계좌번호를 보내달라"고 메시지가 왔습니다.
ⓒ 고정미

관련사진보기


"노트북이랑 카메라 고장, 돈도 없는데……."

지난해 9월 어느 날, 김종술 기자의 개인 페이스북에 올라온 글입니다. 또, '짜는 소리'라고 짐작했습니다. 강에선 큰빗이끼벌레까지 먹은 '괴물기자'지만, 강 밖에선 '투덜이 스머프'였으니까요. 곧바로 "헤헤헤~" 하는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며, 페이스북에 재등장할 줄 알았습니다. 4대강 사업 후에 늘 힘든 상황을 초인적으로 이겨 온 그였으니까요.

"궁상떨지 말고 계좌번호 불러유"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지난 6월 24일 오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1km 지점에서 확인한 큰빗이끼벌레를 찾아 들어 올리고 있다.
▲ 큰빗이끼벌레 찾아 낸 김종술 시민기자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지난 6월 24일 오전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1km 지점에서 확인한 큰빗이끼벌레를 찾아 들어 올리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흘려들을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보니 수화기 넘어 들려오는 목소리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다른 때와는 좀 달랐습니다. 수리비가 삶의 회한으로 이어진 것일까요? 전화통에 대고 그를 추궁했더니 4대강 사업 후 빈곤해진 주머니 사정을 슬쩍 비쳤습니다. 들을 때마다 기막히고 코가 막히는 사연입니다.

"됐고, 궁상떨지 말고 계좌번호 불러봐유."

'괴물기자'답지 않게 우물쭈물했습니다. 그럴 줄 알았습니다.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가 쭈뼛거리는 이유를. 자존심이 상했을 수도 있고 남에게 폐 끼치기 싫어하는 성격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괜히 '승질'이 났습니다. 참다못해 한 마디 내질렀습니다.

"뭐, 잘못했슈? 누구처럼 사기 치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닌디, 도움 좀 받으면 어떠나유."

흥분하니 충청도 고향 사투리가 튀어나왔습니다. 하지만 김종술 기자의 마음은 도통 변하지 않았습니다. 여러 차례 당근과 채찍을 반복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결국 또 다른 지인으로부터 간신히 계좌번호를 얻는 데 성공했습니다. 곧바로 적은 금액을 그의 계좌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일을 더했습니다. 그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댓글 하나에 후원금 우르르

"금강요정의 고장 난 '무기' 수리비를 모아 보지요. 저부터 적은 금액을 보냅니다. 혹시 도움을 주고 싶은 분들은 저에게 메시지를 보내 주세요."

호기롭게 글을 썼지만 망할 줄 알았습니다. 댓글 하나로 노트북 수리비를 모은다는 게 어이없는 일이지요. 그런데 김종술 기자의 '페친들'로부터 메시지가 쏟아졌습니다. 저도 당황했습니다. 총 15명이 "계좌번호를 보내달라"고 메시지가 왔습니다.

한 페친은 "태어나서 처음 기자를 후원해본다"고 했습니다. 묵묵하게 금강을 지켜온 김종술 기자에게 저처럼 마음 빚을 졌던 분들이 많았던 모양입니다. 김종술 기자에게 수리비가 전달됐습니다. 그리고 며칠 뒤, 김 기자는 수리된 장비를 챙겨들고 또, 금강으로 향했는지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쏘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제야 괴물기자다웠습니다. 

MB와 맞짱 뜨고 있는 김종술

지난 6월 24일 오후 4대강 사업 이후 금강 실태 취재에 나선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충남 서천군 금강하구둑 부근에서 짙게 발생한 녹조를 병에 담은 뒤 강에 다시 붇고 있다.
▲ 짙은 금강 녹조 지난 6월 24일 오후 4대강 사업 이후 금강 실태 취재에 나선 김종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충남 서천군 금강하구둑 부근에서 짙게 발생한 녹조를 병에 담은 뒤 강에 다시 붇고 있다.
ⓒ 권우성

관련사진보기


알고 계시나요? 그동안 MB와 맞짱을 뜨고 있는 김종술 기자의 활약상을. 그가 지금까지 쓴 4대강 기사는 무려 800개나 됩니다. 아마 김종술 기자는 몰라도 금강 물고기 떼죽음, 큰빗이끼벌레 창궐, 4대강 준설로 천년역사 공산성 붕괴 등은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를 세상에 알린 이가 바로 김종술 기자입니다.

두 발로 금강을 누빈 그에게 이번엔 두 손으로 금강을 휘젓고 다닐 수 있도록 투명카약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왜냐고요? 잘못된 대형국책사업의 실패를 똑바로 바로보지 않고 평가하지 않는다면, 또다시 제2의, 제3의 4대강 사업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김종술 기자에게 투명카약 선물하기>는 4대강 사업을 시민들의 힘으로 평가한 최초의 시도가 될 것입니다.  

'하수상'한 시대... 우리는?

4대강 공사 후 곰나루에서 본 금강 하류.
 4대강 공사 후 곰나루에서 본 금강 하류.
ⓒ 이경호

관련사진보기


시대가 하수상해서일까요? 우리사회의 모든 게 움츠리고 경직돼 있는 듯합니다. 카톡과 휴대폰, 인터넷... 하다못해 누군가를 돕는 좋은 일마저도 눈치를 보는 시대입니다. 정권의 입맛대로 후원을 결정하는 게 어느새 살아가는 방법이 된 세상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자기를 희생해가면서 좋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숨어서 도와야 할까요? 과연 김종술 기자를 돕는 게 비밀에 부쳐야 하는 일인가요? 고작 돈 몇 만 원 보낸 기억을 떠올리며, 생각이 많아집니다.

정직한 기자, 언론다운 언론을 후원하는 일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혹시 누군가에게 비밀로 하고 있으신가요? 혹시 자신 있게 "내가 오마이뉴스 후원자다", "10만인클럽 회원이다"라고 말하지 못하시고 계신가요?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반가운 소식을 하나 전해드립니다. 최근 한국광고주협의회가 작성한 '2015년 유사언론 행위 피해실태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조중동도 유사언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악의적인 기사를 대가로 기업에 광고, 협찬을 강요하는 등의 행위를 한 언론 리스트입니다. 대충 감이 오나요? <오마이뉴스> 홈페이지가 상대적으로 광고가 적은 이유를 이제야 알겠습니다.

'유사 언론'이 신문부수 1, 2, 3위

그런데 어찌된 영문일까요. 유사언론 리스트에 포함된 조중동의 유료부수가 엄청납니다. 한국ABC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조중동의 유료부수는 281만 부로 집계됐습니다. 나란히 1~3위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반해 유사언론에서 빠진 오마이뉴스의 10만인클럽 회원은 아직 9000명 정도입니다. 언론보다 유사언론이 언론지형을 장악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이 더 용기를 내주셨으면 합니다. 따지고 보면, <김종술 기자에게 투명카약 선물하기>는 김종술 기자를 응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수상한 시대에 움츠린 독자들을 응원하는 일입니다. 어찌 보면 나의 신념과 가치를 세우는 일입니다. 좋은 세상을 위해 마음을 모으는 일입니다. 언론다운 언론에 힘을 실어주는 일이기도 합니다.

용기를 내십시오. 기레기를 넘어 언레기(언론 쓰레기)가 판치는 세상에 짱돌을 던지는 일은 정직한 기자, 언론다운 언론을 후원하는 것입니다. 사실, 기레기의 본질적인 문제도 언레기에 있습니다. 귀찮고 번거로운 후원하기를 내일로 미루지 마십시오. 당당히 "바보야 문제는 언레기야!"라고 말할 수 있기 위해서라도.

그런데 간혹 이런 말을 하면, "그럼, 너는 얼마나 했냐?"고 묻는 분들이 있습니다. 5일 첫 보도가 나오자마자 거금(?) 10만 원을 결제했습니다. 후원금을 내려고 클릭을 하니, 자꾸 '설치'하겠냐 묻고, 그것도 모자라 '동의'하냐고 짜증나게 캐묻는 가시장벽들을 헤치고 '이체'에 성공했습니다. 5분도 채 걸리지 않더군요. 물론 저 역시 김종술 기자처럼 매달 오마이뉴스에 '군자금'을 보내주는 10만인클럽 회원이기도 합니다. 

용기를 내서 짱돌 한 개 던져 봅시다

끝으로 독자여러분, 계란으로 바위치기면 어떻습니까.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면 또 어떻습니까. '하나마나 하는 짓'이라 생각할 수 있으나 기울어진 운동장과 침묵하는 세상을 향해 짱돌이라도 하나 던지지 않는다면, 어떨까요. "흐르지 않는 물은 썩는다"는 말처럼 녹조가 피고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하고 실지렁이와 깔따구가 드글드글한 지금의 4대강처럼 변하지 않을까요. 우리, 용기를 내서 짱돌 하나씩 던져 봅시다!

지금 바로 '후원하기'를 눌러주세요.
☞ [후원하기] 김종술 기자에게 '투명카약' 선물하기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 프로젝트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 프로젝트
ⓒ 고정미

관련사진보기


☞[투명카약①] "밤길 조심해" 협박,폭행 당해도... 취재수첩 놓지 않았다
☞[투명카약②] 국토개조 아닌 '국토개판'... 시궁창이 따로 없습니다
☞ [탐사보도] <금강에 살어리랏다>
☞ [연재기사] <김종술, 금강에 산다> 10만인리포트
☞ [방송] EBS 하나뿐인 지구 : 금강에 가보셨나요 

 

○ 편집ㅣ이준호 기자



태그:#김종술, #투명카약, #10만인클럽, #4대강, #낙동강
댓글6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1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