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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한 가수이자 코미디언인 지미 듀랜트(Jimmy Durante)는 자신의 회고록에서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하나 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제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를 위한 위문공연에 출연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아쉽게도 바쁜 스케줄로 인해 단 몇 분밖에 시간을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30분 이상 공연을 했다.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무엇이었을까.

당시 맨 앞줄에 두 남자가 있었는데, 둘 다 전쟁에서 팔 한 쪽 씩을 잃은 사람이었다. 한 사람은 오른쪽 팔을 잃었고, 또 한 사람은 왼쪽 팔을 잃었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남은 한쪽 손을 서로 부딪쳐 열심히 박수를 쳤다. 이 모습을 지켜본 지미 듀랜트는 차마 무대를 내려올 수 없었다고 한다.

최근에 있었던 일이다. 지난 8월 4일 파주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목함지뢰가 터져, 부사관 두 명이 큰 부상을 입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두 젊은 하사관은 군인의 생명인 다리를 잃었다. 하재헌(21) 하사는 오른쪽 다리 무릎 위와 왼쪽 다리 무릎 아래쪽을 절단해야 했다. 그런데도 "두 번 다시 나 같은 사고 피해자가 생기면 안 됩니다"라며 전우를 걱정하는 모습이다. 또 "재활하여 자랑스러운 군복을 입고 수색대대에 남아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좌절하지 않고, 군인으로서 당당하고 의젓한 모습을 여실히 보여줬다.

세상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 중, 다리 하나, 팔 하나를 잃는 것 이상의 아픔을 겪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쩌면 우리는 세상살이가 만만치 않다는 핑계로, 남들도 다 그렇게 한다는 변명으로 생채기를 과대 포장해 왔는지도 모른다.

필자와 같은 대학생의 주된 관심사는 취업일 것이다. 그러나 취업이 좀처럼 쉽지 않다.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렵다는 게 취업의 문이라고 하지 않던가! 현재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등록금이 네 번째로 높고, 청년들의 대학 진학률은 70%에 이른다. 반면, 취업률은 현저히 낮다. 대졸자 평균취업률은 58.6%에 불과하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청년고용률은 40.7%로 15~24세를 기준으로 한 OECD 회원국 평균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이런 암울한 현실에서도 청년들이 잃지 말아야 할 것은 용기이다. 지미 듀랜트의 공연에서 한쪽 팔을 잃고도 열심히 박수를 친 관객처럼, 다리를 잃고도 좌절하지 않은 군인처럼. 청력을 잃은 베토벤은 작곡하기 위해 나무 막대기를 입에 물고 청각이 아닌 진동으로 소리를 느꼈다고 한다. 이들 모두가 현실의 문제에 좌절하지 않고 진취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유태인들은 이 구절을 읽으며 나치 학살의 그 어려운 시기에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항상 잘되던 사람도 어려움이 생기기 마련이고, 지금 너무 힘들고 괴로워도 행복한 날은 올 것이다.


태그:#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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