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트트릭 손흥민, '세 골 넣었어요'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후반 88분 팀의 일곱번째 골이며 자신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손가락 세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 유성호
▲ 기성용, '손흥민 해트트릭 축하해'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후반 88분 팀의 일곱번째 골이며 자신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성용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스티브 다비 감독이 데리고 온 라오스 선수들들은 당연히 수비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한국이 어설프게 두들기려고만 했다면 경기가 풀리지 않아 고전했을 것이다.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모두 수비수로 뛴 것이나 다름없는 라오스를 상대로 한국 선수들은 왼쪽 측면을 택했다. 풀백 홍철이 측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훌륭하게 해낸 덕분에 대승 목표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남자축구대표팀이 3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라오스와의 홈 경기에서 왼쪽 풀백 홍철과 프리미어리거로 거듭난 손흥민의 맹활약에 힘입어 8-0으로 대승을 거두고 조 1위 순항(2승, 10득점 0실점)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K리거 홍철 '도움 해트트릭', 유럽파 빛내
▲ 슈틸리케, '홍철 3도움 멋졌어' 한국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측면 플레이 메이커로 나와 3도움을 기록한 뒤 교체되는 홍철을 격려하고 있다.
ⓒ 유성호
4-1-4-1 포메이션으로 매우 공격적인 결단을 내린 슈틸리케 감독은 예상과 다르게 오른쪽 풀백 위치에 장현수를 내보냈다.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경우는 많았지만 장현수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측면 수비수로 뛴 것은 처음이었다.
이 선택은 반대쪽에서 뛰는 왼쪽 풀백 홍철에게 공격 전개를 집중하겠다는 것을 알려주는 포석이었다. 라오스의 밀집 수비를 분산시키기 위해 기본적인 전술을 측면에 둔 것이 눈에 띄었다. 여기서 파생된 공격 흐름은 손흥민을 보다 자유롭게 뛸 수 있게 해 주었고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뛴 왼발잡이 권창훈도 측면 지원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홍철이 단 57분만에 만들어낸 '도움 해트트릭'이 이 모든 것을 말해준 셈이었다. 홍철은 경기 시작 후 9분만에 자신감 넘치는 왼쪽 측면 드리블을 끝줄 바로 앞까지 이어가며 부드러운 크로스로 아름다운 헤더 선취골을 만들어냈다. 그 덕분에 활짝 웃은 유럽파는 미드필더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잉글랜드)이었다.
보기 드문 측면의 플레이 메이커 홍철 덕분에 이청용 말고도 유럽파 능력자들이 더욱 돋보였다. 선취골 이후 3분만에 홍철은 또 한 번의 측면 움직임을 자랑하며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잉글랜드)을 빛냈다. 빠르면서도 정교한 연결에 능한 홍철의 활약에 라오스 수비수들은 세 명 이상이 몰려다닐 수밖에 없었고 그 덕분에 손흥민을 마크하는 수비수들은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홍철의 놀라운 능력은 후반전에도 빛났다. 57분, 정우영의 긴 패스를 완벽하게 측면에서 잡아놓은 홍철이 라오스 수비수 폼마판야의 몸싸움을 이겨내며 넘어지면서도 왼발 휘어차기 낮은 크로스를 골문 앞으로 보냈다. 넘어지면서도 휘어차기가 가능했기에 공격수 석현준(비토리아 FC, 포르투갈)이 감격적인 A매치 데뷔골을 터뜨릴 수 있었던 것이다.
손흥민, 해트트릭으로 대승 자축
▲ '손흥민 봉쇄하라'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파숫삭의 수비를 피해 드리블하고 있다. ⓒ 유성호
▲ 자신있게 두번째 골 성공시키는 손흥민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후반 73분 팀의 다섯번째 골이며 자신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 유성호
▲ 헤딩슛 시도하는 장현수 한국 축구대표팀 장현수가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사이나코네비엔의 수피를 피해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 유성호
홍철과 함께 뛴 소속 팀 동료 미드필더 권창훈도 전후반 각각 한 골씩 터뜨리며 수원 블루윙즈 와 K리그 팬들을 더욱 기쁘게 만들었다. 수원 선수들이 모두 다섯 개의 공격 포인트(권창훈 2득점, 홍철 3도움)를 올린 것은 항상 K리그 선수들을 현장에서 주시하고 있는 슈틸리케 감독의 지휘 철학이 반영된 작품이었다.
팀 동료 홍철이 '도움 해트트릭'을 만들어내는 사이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뛴 권창훈은 29분에 정우영의 패스를 받아 과감한 왼발 중거리슛으로 점수판을 3-0으로 만들었다. 밀집 수비를 무너뜨리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중거리슛 처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권창훈은 후반전에 여섯 번째 골을 멋진 왼발 발리슛으로 만들어냈다. 75분, 오른쪽 측면에서 장현수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높게 날아왔을 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파리 생 제르맹)의 태권 축구 기술을 떠올리게 하듯 멋진 왼발 발리슛으로 라오스의 골망을 크게 흔들었다.
최근 독일 레버쿠젠에서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로 소속 팀을 옮긴 손흥민은 자신의 축구 인생을 또 한 번 빛내는 해트트릭을 차근차근 완성시켰다. 홍철의 도움 해트트릭과 제대로 된 짝을 이룬 것이니 상대가 아무리 약체라고 하더라도 한 경기 안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결과물(골 해트트릭 + 도움 해트트릭)을 만들어낸 셈이다.
전반전에 홍철의 완벽한 패스를 받아 개인 첫 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후반전 초반에 라오스 수비수들의 거친 백 태클에 발 뒤꿈치를 약간 다치기도 했지만 곧바로 더 폭넓은 움직임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 74분에 오른쪽 끝줄 바로 앞에서 터뜨린 팀의 다섯 번째 골은 그야말로 슈퍼 골이었다.
기성용의 롱 패스를 받은 장현수가 공을 잡지 않고 그대로 떨어뜨려 주었고 손흥민은 이 공을 다루며 오른발 인스텝 킥을 정확히 성공시켰다. 셍달라웡 골키퍼 머리 위로 번개처럼 지나가는 캐논 슛이었다.
손흥민은 이 활약도 모자라 89분에 미드필더 정우영의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공을 몰다가 라오스 수비수 폼마판야를 따돌리고 오른발 인사이드 킥으로 골문 오른쪽을 꿰뚫었다. 손가락 세 개를 펼쳐든 손흥민은 누구보다 아름다운 해트트릭 미소를 띠고 있었다.
이청용 대신 들어간 후반전 교체 선수 이재성은 추가 시간에 기성용이 기막히게 넘겨준 공을 완벽하게 잡아서 왼발 밀어넣기로 8-0 점수판을 기분 좋게 완성시켰다. 최근 소속 팀 스완지 시티에서의 맹활약을 말해주는 기성용의 도움 클래스가 느껴졌다.
이제 한국 선수들은 오는 8일(화) 오후 11시 베이루트에 있는 무시시팔 스타디움으로 들어가 레바논과의 예선 세 번째 경기를 펼치게 된다.
▲ 석현준, A매치 데뷔골 성공 한국 축구대표팀 석현준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후반 56분 팀의 네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도하는 세러머니를 보이고 있다. ⓒ 유성호
▲ 석현준, '내가 먼저야' 한국 축구대표팀 석현준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캄라와 볼을 다투고 있다. ⓒ 유성호
▲ 몸싸움에 밀리지 않는 장현수 한국 축구대표팀 장현수가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풋타사이와 볼을 다투고 있다. ⓒ 유성호
▲ A매치 데뷔골 만끽하는 권창훈 한국 축구대표팀 권창훈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29분 팀의 세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 유성호
▲ 첫 골 만끽하는 이청용 한국 축구대표팀 이청용(사진 왼쪽 두번째)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8분 첫 골을 성공시킨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 유성호
▲ 두번째 골 터뜨린 손흥민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전반 11분 캄라의 수비를 피해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 유성호
▲ 골문을 향해 달리는 권창훈 한국 축구대표팀 권창훈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사이나코네비엔의 수비를 피해 드리블하고 있다. ⓒ 유성호
▲ 골문 향해 헤딩슛 시도하는 기성용 한국 축구대표팀 기성용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골문을 향해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 유성호
▲ 작전 지시하는 슈틸리케 한국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유성호
▲ 8대0 대승 자축하는 축구대표팀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8대0으로 대승한 뒤 동료들과 함께 자축하고 있다. ⓒ 유성호
▲ 답례인사하는 축구대표팀 '팬들 응원 덕분입니다'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8대0으로 대승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
▲ 축구대표팀 8대0 대승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3일 오후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라오스와의 경기에서 8대0으로 대승한 뒤 그라운드를 돌며 팬들에게 답례인사를 하고 있다. ⓒ 유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