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촌 아트선재센터 안에 있는 독립예술영화관 씨네코드 선재.

서울 북촌 아트선재센터 안에 있는 독립예술영화관 씨네코드 선재. ⓒ 씨네코드 선재


서울 북촌에서 독립예술영화를 전문으로 상영했던 씨네코드 선재가 오는 11월 30일 폐관한다. 씨네코드 선재는 영화사 진진이 운영해 왔는데, 영화관이 입주해있는 아트선재센터가 건물 리모델링을 이유로 임대차 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면서 영화관 운영을 접게 됐다.

영화사 진진과 씨네코드 선재는 23일 공동명의로 낸 안내문을 통해 폐관 소식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씨네코드 선재에서 알려드립니다'로 시작하는 내용에는 "본의 아니게 관객 여러분께 다소 경황없는 모양으로 정리하게 되었음을 양해 부탁드립니다"며 "그동안 크고 작은 발걸음으로 씨네코드 선재를 찾아주셨던 모든 관객 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라는 인사가 담겨 있다.

씨네코드 선재는 2008년 9월 19일 개관한 이후 지난 7년 간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독립예술영화 확장에 기여했고, 영화 및 문화 관련 행사 등이 열리는 공간으로 활용돼 왔다. 씨네코드 선재의 폐관은 가뜩이나 독립예술영화관의 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영화계와 관객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국내 독립예술영화관 관계자들은 "영화사 진진 측이 아트선재센터가 보낸 공문을 뒤늦게 확인하면서 갑작스럽게 문을 닫는 모양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트선재선센터가 공간을 직접 사용할 계획으로 있다보니 폐관이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아쉬움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간 누적된 적자도 이번 폐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김세훈 위원장)의 독립예술영화관 지원 정책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도 그나마 몇 안 되는 독립예술영화관들의 폐관을 촉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영화 관계자는 "영화사 진진이 씨네코드 선재 운영으로 인해 지금껏 쌓인 적자가 수 억 원 정도 되는 상태"라며 "단순히 씨네코드 선재의 문제만이 아니고 국내 독립예술영화관들이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화사 진진은 2011년에도 대학로에서 운영하던 독립예술영화전용관 '하이퍼텍 나다'를 누적된 적자로 폐관했다.

또 다른 영화관계자는 "영진위의 정책이 독립예술영화관 지원 방안이 실제적 도움이 되지 못하다보니 독립예술영화극장들이 버텨내기가 어려운 것 같다"며 "제대로 된 지원 정책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최근 독립예술영화관 폐관은 지난해 10월 문 닫은 거제아트시네마에 이어 씨네코드 선재가 두 번째다.

씨네코드 선재는 11월 12일~18일까지 대만의 거장 감독 허우샤오시엔 감독의 전작전을 예정하고 있는데, 폐관을 앞둔 마지막 기획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씨네코드 선재가 있는 아트선재센터

씨네코드 선재가 있는 아트선재센터 ⓒ 아트선재센터



씨네코드 선재 아트선재센터 독립예술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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