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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아기를 달래는 데는 노래가 최고다.
 우는 아기를 달래는 데는 노래가 최고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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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젖먹이 양육을 의지해야 하는 부모라면 아이 돌볼 사람을 고를 때, 먼저 노래를 잘 부르는가를 따져야 할 듯하다. 유아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데 '노래'가 아주 강력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설령 과학적 증명이 없다손 쳐도, 아이들이 음률이나 리듬, 노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은 상식에 가깝다. 한 예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자장가가 없는 나라가 없다는 점만 봐도 그렇다.

맞벌이가 흔한 요즘, 젊은 부모들은 울거나 보채는 아이를 달래는 데 그다지 노련하지 않은 예가 많다. 아이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시간이 옛사람들보다 적거니와, 대가족을 구성해 사는 사람도 드문 편이어서 어머니나 할머니의 경험 전수 같은 것도 쉽지 않은 탓이다. 유아들이 설령 불편을 호소하지 않더라도, 아이를 정서적으로 안정감 있게 키우는 요령 가운데 하나는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요즘 부모 특히 서구식 사고를 가진 부모들일수록 아이가 보채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할 때 말을 건네 달래려는 경향이 있다. 물론 말이 잘 안 통하는 어린 아이들이라 하더라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보다 말을 걸어주는 게 효과가 있다. 특히 "아유, 아유 그랬쪄~ , 우리 이쁜 것"하며 이른바 아기 식 말투, 즉 베이비 토크를 하면 그냥 평상시 어투의 말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다.

헌데 노래는 아이를 평온하게 하는 데 있어 베이비 토크보다 한 수 위이다. 최근 캐나다 몬트리얼 대학 연구팀이 생후 6~9개월된 이 지역 유아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은 노래의 위력을 여실하게 보여줬다. 몬트리얼 지역에서는 불어가 흔히 사용되는데, 불어가 아닌 터키어로 된 터키 노래를 들려줬음에도 아이들이 말로 달래줄 때보다 더 오랜 시간 평온한 상태를 유지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터키 노래를 들려줄 때 약 9분 동안 젖먹이들은 차분한 상태를 유지했다. 반면 엄마들의 언어, 즉 유아들이 익숙한 불어로 베이비 토크를 했을 때 평온은 4분 정도 지속됐다. 베이비 토크가 아닌 평상적인 어투로 아이를 달래고 아이에게 말을 건넬 때는 채 4분도 온건한 상태가 유지되지 않았다.

젖먹이들은 심적으로 불편할 때 얼굴이 막 울음을 머금는 모습으로 변한다. 눈썹이 쳐지고 입을 삐죽거리며 볼을 찡그리게 되는 것이다. 젖먹이들의 뇌 발달 정도는 어른들과 달라서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렵다. 이는 달리 말하면, 노래가 유아들의 불편하고 불안한 심리를 다스리는 데 훌륭한 수단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의 효과는 사실 젖먹이에만 있는 게 아니다.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물론 어른들도 노래를 들으면 발을 구르거나, 심할 경우 헤드 뱅잉까지 하며 머리를 흔드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노래에 사람이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방증이다. 또 성인 유행가의 80~90%가 실제는 사랑을 노래한다는 속설도 있을 만큼, 노래가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큰 효과가 있는 건 분명하다.

내 아이든 남의 아이든 젖먹이를 돌보는 일은 무척 힘들게 마련이다. 아이가 울거나 떼를 쓰기 시작하면 당황할 수 있는데, 이런 때는 아이가 알아듣지 못하는 말을 내뱉는 것보다는 리듬, 즉 노래로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과학으로 친다면 노래> 베이비 토크> 말의 순으로 아이에게 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위클리공감(korea.kr/gonggam)에도 실렸습니다. 위클리공감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행하는 정책주간지 입니다.



태그:#젖먹이, #노래, #자장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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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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