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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필진이 나타나 잘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것이 소신이다."(10월 16일 황우여 교육부장관의 대정부질문 답변)
"학계의 명망 높은 전문가로 집필진을 구성함으로써 올바른 역사교과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11월 23일 국사편찬위의 '집필진 구성 결과' 발표 보도자료)

황우여 교육부장관과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이렇게 밝히고도 역사수업을 9개월밖에 하지 않은 '새내기급' 역사 교사를 교과서 집필진으로 뽑은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국편이 지난달 4일 낸 '교과서 집필진 공모 공고문'에 '역사, 사회과학 관련 학계의 교수 및 연구원, 현장 교원'이라 자격 요건을 밝히고, 현장 교원에 대해 '교육경력 5년'이라고 명시해 놓고도 역사 관련 교육 경력을 확인하지 않고 해당 교사를 뽑은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11월 4일자 국편의 국정교과서 집필진 공모 공고문.
 지난 11월 4일자 국편의 국정교과서 집필진 공모 공고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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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 시비 끝에 지난 10일 밤 집필진에서 사퇴한 김형도 교사(서울 대경상업고)는 이 공고문을 보고 응모한 현장 교원 19명 가운데 한 명이었다(관련기사 : '발뺌' 국편, 결국 인정 국정교과서 집필 교사, 사퇴). 그런데 대경상업고에 따르면 김 교사의 역사수업 경력은 9개월 뿐. 전체 10년의 교사 경력 가운데 9년은 상업 교과를 가르쳤고, 올해 3월부터 <한국사> 수업을 1학년 4개 반에 한해 병행 수업했다.

조한경 전국역사교사모임 대표는 "상식적으로 역사교과서 집필진을 뽑으면서 국어나 체육, 수학, 음악, 상업 등의 교육경력을 '경력 5년 이상'의 범주에 넣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 대표는 "학계에서 명망 있는 최고의 집필진을 선정했다는 게 결국 새내기급 역사 교사를 뽑은 것이냐"고 우려했다.

국편 "서류상 하자 없다"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몇 십년간 역사를 가르쳐 온 교사들이 수두룩한데도 고작 역사수업을 1년도 하지 않은 교사를 집필진으로 뽑았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정부가 자격도 안 되는 집필진을 구성해 친일과 독재를 두둔하는 엉터리 역사교과서를 만들려고 한다는 의심이 사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대변인은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에게 씌운 복면을 벗기고 투명한 교과서를 집필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편 관계자는 "공모기준에 '교육경력 5년'이라고 적었기 때문에 (김 교사를 뽑은 것은) 서류상으로 하자가 없다"면서 "이 분이 고대사 박사 과정까지 수료하고 올해 한국사를 가르치고 계시기 때문에 기본요건을 갖췄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 편집ㅣ최은경 기자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국정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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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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