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창문
▲ 단원고 창문
ⓒ 윤솔지

관련사진보기


세월호 유가족들의 단원고 명예졸업식 불참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262명의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외면하고 지나갈 수는 없다는 의견을 모아 오는 10일 일요일 오후 4시 16분 단원고등학교 교실 전부에서 희생된 학생과 선생님 262명을 대신해 겨울방학식을 치른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시민들의 모임 세월호 304잊지 않을게와 리멤버 0416에서는 단원고 생존친구들은 한 살씩 나이가 들어 졸업을 하고 어른으로써 새로운 출발을 하는데 아직 고등학교 2학년인 희생자 아이들과 선생님들 262명은 얼마나 쓸쓸할까하는 마음에 이 자리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앞서 세월호 유가족들은 오는 12일 열릴 생존 학생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될 만만치 않은 현실을 걱정했다.

덧붙여 선생님 두 분과 학생 4명이 미수습인 상태로 있는 상황에서 희생자들만 먼저 졸업시킬 수 없다며 이들이 모두 돌아온 후에 졸업식을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명예졸업식 불참 의사를 밝혔다.

또한 다른 학교와 달리 1월 초에 졸업식을 하는 이유는 졸업식 후 416교실을 정리하고 리모델링하기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며 단원고에서 세월호 참사의 흔적을 지워버리기 위해 강행하는 '명예졸업식'에는 참석할 수 없음을 알렸다.

"생존학생 졸업 전에 방학식이라도 치르자는 의미"

겨울방학식입니다.
▲ 우리에겐 겨울방학식입니다.
ⓒ 윤솔지

관련사진보기


이에 시민들은 가족들이 졸업식에 참여하지 않은 근본적인 의도는 훼손하지 않으면서 생존학생을 격려하고, 동시에 희생자들도 기억하겠다는 약속의 시간이 필요함을 절감해 오는 10일 방학식을 기획했다. 일요일 4시 16분에 단원고 명예 3학년 10개반 교실 전부에 착석하여 출석부르는 것으로 시작하여 교실을 둘러보고 안산 분향소로 향하는 일정으로 준비했다.

"교실에 희생자 대신에 시민이 착석하여 희생된 담임선생님을 대신해 시민이 출석을 부르며 하나하나 기억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선생님으로 배정 받은 마음이 무겁다. 아무래도 눈물이 앞을 가려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기억하고 약속할 수 있는 작은 방법 중에 하나일뿐이라는 생각에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려고 한다."

이번 방학식에 1반 담임선생님으로 배정된 김상호 공무원U 신문기자는 당일날 각 교실에 많은 시민들이 자리를 채워서 아이들과 선생님을 위로할 수 있기를 바랐다.

2학년교무실
▲ 텅빈 단원고 교무실 2학년교무실
ⓒ 윤솔지

관련사진보기


"나는 나 자신이 우리나라에서 혹시라도 어떤 말도 안 되는 일에 어이없이 휘말려서 죽을까봐 무섭다. 우리 부모님들이 어떤 대접을 받을지 어떤 고통을 받을지 이번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뼈저리게 느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주 일요일 단원고 겨울방학식에 참여하려고 한다. 기억의 의미도 있지만 유가족 여러분들한테 힘이 되고 싶다. 아이들을 기억하는 사람이 이렇게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시민 이혜린씨는 이번 겨울방학식에는 그동안 차마 단원고에 방문하지 못한 시민들이 용기를 내어 아이들과 선생님을 대신하고 교실을 둘러보며 희미해져가는 기억을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전경
▲ 단원고 교실 전경
ⓒ 윤솔지

관련사진보기


"미수습된 9분이 어서 돌아오고 철저한 진상규명이 되는 날이 방학이 끝나는 것이며 졸업을 하게 되는 날이 될 것이다. 생존학생들이 졸업하기 전인 10일에 우리 시민들이라도 같이 앉아서 방학식이라도 치러줘야 한다는 것이 취지이다. 시민들이 주최가 되는 자리이다."

리멤버 0416 권지인 대표는 단원고 부모님들도 꽤 오실것으로 예상된다며 빈자리가 없도록 많은 시민분들이 1반 미지, 1반 유니나 선생님, 3반 시연이의 마음으로 무겁더라도 따뜻한 발걸음을 해주기를 호소했다.


태그:#세월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