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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25일 낮 12시 28분]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저지를 위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하고 있다.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저지를 위한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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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24일 저녁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승희 의원이 24일 저녁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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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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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남 정의당 의원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반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이 2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반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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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의 테러방지법 필리버스터가 40시간을 넘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박원석 의원이 9시간 29분 동안 토론했고, 그 뒤를 이어 유승희,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5시간 21분, 5시간 20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25일 낮12시 현재는 김제남 정의당 의원이 2시간 넘게 토론을 진행 중이다.

<오마이뉴스>는 전날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이어 이후 진행된 의원들의 필리버스터 국회 임시속기록을 입수해 공개한다. (기사 하단에 첨부 됨)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반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새벽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반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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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24일 오후 6시 44분]

지난 23일 정의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에 반발해 시작된 야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지연)는 지금까지 김광진(더불어민주당)-문병호(국민의당)-은수미(더민주) 의원이 토론을 마쳤다. 24일 오후 6시 현재 박원석 정의당 의원이 5시간을 넘게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이 가운데 김광진 의원은 5시간 33분, 은수미 의원은 10시간 18분이라는 토론 시간으로 주목을 받았다.

시간 기록보다 중요한 건 그들이 말한 내용이다. 특히 현행 국회법에 따른 필리버스터는 다른 국가들 사례와 달리 법안과 다른 내용의 토론은 할 수 없게 돼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토론의 순도는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처럼 필리버스터를 하며 전화번호부를 읽거나 요리책에 나온 조리법을 읽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들 의원들의 토론은 테러방지법과 관련된 내용으로 꽉 채워 있는 것이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국회 속기록을 살펴보면 김광진 의원은 약 50페이지 분량의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테러방지법의 조항 하나하나를 짚으며 왜 문제인지 지적하는데 집중했다. 발언 시간이 두 배에 가까운 은수미 의원은 약 90페이지 분량을 남겼다. 그는 사회적으로 테러방지법이 가져올 문제점을 심도 있게 짚었고, 소셜미디어로 수집한 시민들의 의견도 전했다. 은 의원은 마지막 발언을 마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다음은 두 의원이 필리버스터에서 한 주요 발언을 모아 놓은 것이다. 두 의원을 포함해 문병호 의원, 박원석 의원의 일부 발언이 기록된 속기록 전문도 첨부한다.

김광진 "잘못된 역사 평가 안하면 똑같은 일 벌어진다"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김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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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민주주의의 비상사태입니다. 무소불위의 국정원에 국가비상사태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무차별적인 정보수집권과 조사권 그리고 감청권을 추가로 부여해 괴물 국정원을 만들려는 의도가 무엇이겠습니까."

"전혀 두렵지 않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염려하실 일이 아닙니다. 안보 불안, 새누리당과 여당 그리고 정부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국민들을 안심시켜 주시는 것, 그것이 여당의 역할일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군대도 위기 상황이라고 격상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가 지금 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그렇다면 여당의 대표뿐만 아니라 제1야당의 대표에게도 경호가 붙어야할 것입니다. 그게 상식적인 선입니다. 그런데 제가 방금 국회에 오는 길에 김종인 저희 당 더불어민주당 위원장께서는 보통 때와 동일하게 국회 현관을 들어오셨습니다."

"어떤 사회도 위험과 폭력으로부터 100% 안전 할 수는 없습니다. 절대적 안전을 내세우면서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국가의 권한 확대를 시도한다면 이는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자 국민과 인권에 대한 위협이 될 것입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어떠한 기구도 국정원이 사이버 공간에서 그 권한을 오남용하는 것을 통제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미 국정원은 한 몸에 수사 기능을, 그리고 집행 기능을, 정보수집 기능을, 그리고 모든 정보기관에 대한 기획․조정 기능까지 다 갖추고 있습니다. 이런 만능의 정보기관은 사이버테러를 대응하겠다는 다른 어떤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이 말씀하신 것처럼 '역사를 잃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고 하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를 잊었다고 미래가 꼭 없겠습니까? 다만 이 말을 저는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과거의 잘못된 역사라고 하는 것을 제대로 평가하지 않으면 똑같은 과거의 반복일 뿐 일 것이다라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국정원이 지금 그렇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은수미 "저의 주인은 국민, 포기할 수 없다"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저지를 위해 국회 본회의에서 10시간 18분동안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 한 뒤 동료들의 격려를 받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눈물 닦는 은수미 의원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오후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저지를 위해 국회 본회의에서 10시간 18분동안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을 진행 한 뒤 동료들의 격려를 받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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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 치하에서 필리버스터가 진행됐고, 1973년 박정희 대통령 시대에 법이 폐지 됐으며 그 당시를 우리는 '암흑시기'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2016년 박근혜 대통령 치하에서 필리버스터를 진행 할 수밖에 없게 되었고, 혹여 똑같이 박근혜 대통령 시대에 폐지 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암흑시기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강한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필리버스터) 제목을 보니까 '내가 이 단상에 있는 한 체포 못 한다.' 이러한 제목인데요. 아마도 야당 모든 국회의원들께서는 우리가 이 단상을 지키는 한 대테러방지법은 정부 여당 안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라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집에서 '애국이 뭔가'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국가유공자 가족입니다. 가짜 애국이 뭐고, 진짜 애국은 뭔가 그런 얘기들이 스스럼 없이 오가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저한테 '수미야 너는 애국자다' 이런 얘기를 하신 이유는 이런 거였던 것 같아요. (중략) 불평등을 없애고 민주화를 하려는 사람도 애국자라고."

"사람은 밥만 먹고 사는 존재가 아닙니다. 밥 이상의 것을 배려해야 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왜 헌법이 있습니다.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불가침의 인권, 행복할 권리 같은 것이 있겠습니까? 인간은 그런 존재입니다. 누가 그래요. '테러방지법 되도 사람들이 먹고 살겠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사람은 밥만 먹는 존재가 아닙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유능하고, 저는 무능한 탓에 발목을 잡는 것처럼 소개가 되지요. 하지만 저는 포기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저의 주인인 국민이 살아가야 하니까요. 그분들은 포기를 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을 믿습니다. 이 법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또 누군가가 고통을 당해야 될지도 모릅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덜 고통을 당하는 방법을 제발 정부 여당이 찾읍시다."


국회회의



태그:#은수미, #김광진, #필리버스터, #테러방지법,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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