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방영된 <어서옵SHOW> 인터넷 생중계.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지만, 그 반응은 대부분 아이오아이의 김세정 덕분이었다.

지난 24일 방영된 <어서옵SHOW> 인터넷 생중계.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왔지만, 그 반응은 대부분 아이오아이의 김세정 덕분이었다. ⓒ KBS


KBS 2TV 새 예능 프로그램 <어서옵SHOW>가 지난 24일 네이버 V앱을 통해 시청자들과의 처음 만났다.

'홈쇼핑+인터넷 방송+재능기부'라는 다양한 소재를 결합한 <어서옵SHOW>는 시작 전부터 많은 관심과 화제를 모았다. 이서진, 김종국, 노홍철이라는 이질적 구성의 MC,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을 통해 깜짝 스타로 떠오른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오아이 멤버 김세정의 출연으로 기대감이 컸다.

일단 예상대로 첫 인터넷 생중계는 시청자 수 48만 명, 댓글 11만 개 돌파 등 그간 네이버 V앱을 통해 방영된 다른 콘텐츠를 압도하는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산술적 성과만 보면, 나름 성공한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다수의 인터넷 시청자는 첫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이오아이 김세정의 깜찍 발랄한 모습을 보기 위해 해당 서비스에 접속한 이용자들이다. <어서옵SHOW>만의 콘텐츠로 대결한 게 아니었다.

실제 V앱 서비스에 등록된 실시간 댓글은 해당 프로그램에서 판매하려고 하는 상품(유명스타들의 재능기부)에는 거의 관심이 없었고, 아이오아이 및 김세정에 대한 것이 주를 이뤘다.

오죽하면 아직 공식 데뷔도 안 한 '초짜 연예인' 김세정이 이 코너, 저 코너에 투입되면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본방송보다 더 재미를 줬다는 의견이 나왔을까. 밋밋한 진행으로 보는 이에 지루함을 선사한 MC들의 분발이 필요해 보인다.

보조 MC의 인기 및 활약이 메인 MC나 게스트를 능가했다면, 이 프로그램의 인적 구성에 대해서 고민이 필요한 게 아닐까?

<마리텔>과의 대결, 경쟁력은 과연 무엇일까?

 <어서옵SHOW>의 MC들은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지 못했다. <마리텔>과의 차별점을 만드는 데 일단은 실패한 셈이다.

<어서옵SHOW>의 MC들은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지 못했다. <마리텔>과의 차별점을 만드는 데 일단은 실패한 셈이다. ⓒ KBS


<어서옵SHOW>가 방영된다는 소식에 많은 시청자는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아래 <마리텔>)을 언급하며 비교하기도 했다. 물론 내용상 '홈쇼핑 vs. 각계 전문가의 전공분야'라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선 인터넷 방송-후 공중파 방영'이라는 제작 방식과 비슷한 시간대의 인터넷 생중계는 결국 <어서옵SHOW>가 <마리텔>을 벤치마킹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물론 제작진 입장에선 다소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받아들이는 시청자의 입장에선 충분히 기시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이를 고려하면 <어서옵SHOW>만의 차별화된 장점을 부각하면서 재미를 추구하는 게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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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황금시간대를 통해 방영된 내용은 아프리카TV, 다음TV팟 등 다양한 인터넷 방송을 통해 높아진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기엔 부족함이 많았다.

상품 하나를 팔기 위해 고객들을 쥐락펴락하면서 1시간을 이끌어가는 홈쇼핑만 해도, 치밀한 방식으로 보는 이의 시선이 화면에서 떠나지 않도록 한다. 하물며 3시간이라는 긴 방영시간 내내 시청자들을 PC, 모바일 기기 앞에서 눈을 떼지 않도록 만들려면 더욱 정교한 기획이 필요하다.

5개의 콘텐츠를 동시에 방영, 이용자들이 취사선택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출연진 간의 경쟁을 부추기며 흥미를 돋운 <마리텔>과 달리 <어서옵SHOW>만의 경쟁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단순히 방송 도중 자잘한 사고가 발생한 점은 넘어가더라도 어설픈 MC들의 진행과 휴보 로봇, 국악인 송소희, 방송인 겸 축구인 안정환은 너무나 잘 알려진 '판매 상품'이다. 이들에 대한 차별성 없는 소개 방식은 굳이 이 프로그램을 인터넷 생방송으로 봐야 할 필요성을 끌어내지 못했다.

물론 24일 생중계가 <어서옵SHOW>의 전부는 아니다. 사전 제작 촬영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추가되어 편집된 형태로 방영될 것이다. 다음 달 6일 방송에서는 당연히 다른 모습으로 시청자와 인사하겠지만, 인터넷 생방송에서 큰 재미를 끌어내지 못한 채 편집만으로는 곧장 한계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좋은 취지(재능기부)의 목적이더라도 예능 프로그램임을 고려하면, 결국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어서옵SH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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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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