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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갑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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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27일 오후 3시 16분]

'총장 갑질' 파문으로 홍역을 치른 인하대가 이번에는 '이승만 동상' 미니어처 철거 논란으로 시끄럽습니다.

인하대는 졸업식을 앞두고 정석학술정보관 로비에 그동안 외부에서 기증 받거나 구입한 인하대 관련 기념품을 전시했는데요. 그 중에 이승만 동상 미니어처(약 30cm 크기)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26일 밤 이를 본 한 인하대 학생이 '야산에 파묻겠다'며 이승만 동상 미니어처를 꺼내간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학생은 인하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이건데요, 바닥에 건국대통령 이승만, 손에는 대한민국이라는 책, 아마 헌법인 것 같습니다. 학교 당국의 현명한 판단 부탁드립니다. 내일 아침, 이름 없는 야산에 파묻어 놓겠습니다"라고 글을 올렸습니다. 현재 이 글은 삭제된 상태입니다.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은 "전자정보센터 내 공간을 할애해 전시하던 것을 더욱 많은 인하인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최근 로비로 이동 배치했다"며 "동상은 대한민국 정체성 총서 도서를 2015년에 구입할 때 무상으로 제공 받은 것을 전시한 것으로, 향후 전시 지속 여부에 관해서는 더 많은 의견 수렴과 면밀한 검토를 통해 처리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학생이 빼내간 경위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학생이 오후에 다시 반납하기로 했다"고 전했습니다. 인하대는 의견수렴을 거쳐 전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지만, 인하대에서 이승만 동상은 늘 뜨거운 쟁점입니다.

인하대와 이승만, 그 질긴 인연

이승만 정부는 하와이 동포들의 성금과 한인 기독교학교 매각대금 등 15만 달러, 정부 출연금 6000만 환, 국민 성금 2774만 3249원, 인천시의 토지 기부 등으로 1954년 인하대를 개교했고, 초대 이사장은 당시 부통령인 이기붕이 맡았습니다.

인하대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적(학교 설립)을 기리기 위해 동상 설치가 필요하다며, 지난 1979년 2월 학교 인경호 북쪽에 처음으로 높이 6.3m(좌대 3m 포함)의 이 전 대통령 흉상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초 반독재 민주화운동과 맞물려 인하대 학생들은 이 전 대통령의 독재와 친일 행적을 비판하기 시작했고, 1983년 10월 이 전 대통령의 동상을 철거했습니다. 그 뒤 2010년 학교가 다시 동상 재건을 추진했지만, 거센 반발 여론에 부딪혀 중단됐습니다. 지난해엔 최순자 총장이 다시 추진하다가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습니다.

이승만 동상을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그가 독재자로서 4.19혁명 때 국민이 쫓아낸 대통령이고, 광복 후 친일잔재 청산을 방해하고 친일파를 비호했으며, 한국전쟁 때 국민을 속이고 도망치듯 서울을 떠난 무능한 대통령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또한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일 때 탄핵당한 사실도 주된 이유로 꼽힙니다.

이 때문에 인하대 학생들은 1983년에 이승만 동상을 끌어내렸고, 그 이후 학교가 동상 재 건립과 흉상 건립을 추진했을 때도 반대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인하대는 학교 설립자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는 만큼 동상 대신 60주년 기념관 내 흉상 건립을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이번 동상 미니어처 실종 사건에 관심이 높은 까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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