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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영원한 동맹(同盟)도 영원한 적(敵)도 없다

남북한은 자존심 버리고 상생협력(相生協力)과 공존공영(共存共榮)할 길을 찾아야
16.04.29 17:29l

검토 완료

이 글은 생나무글(정식기사로 채택되지 않은 글)입니다. 생나무글에 대한 모든 책임은 글쓴이에게 있습니다.
28일 오전 중국의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 외교장관 회의에 우리 외교장관이 최초로 참석했다. 2006년 정회원으로 가입한 이래 최초 참석 결정에 감사의 마음이 절로 생긴다. 미국 중심의 편향된 외교정책의 수정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CICA는 1992년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 주도로 출범한 26개 회원국의 지역안보협의체로, 존재감이 미약했던 출범 초기와 달리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권을 잡으면서 아시아 지역의 주요 안보협력체로 입지를 강화해 가고 있다. 당연히 아시아에서의 미국 패권에 대한 방어적 기능도 한다.

우리는 그동안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이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오지 않았지만, 중·러 등과의 북핵 공조 등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을 참석시킨 듯하다. 나는 윤 장관의 CICA 참석을 계기로 미, 중 등 어느 나라 눈치도 보지 않는 '자존감 있는 대한민국 외교'의 새 장을 열어 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나는 2015년에 대통령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자문위원 연수교육 강의차 서울에서 제주까지 특강을 할 기회를 가진바 있다.

과분한 기회에 감사한 마음으로 나는 참으로 쉽지 않은 몇 마디 멘트를 강연 내용에 포함시켰었다. 오해도 받을 수 있었으나 용기를 내서 아래의 말을 역사의 화선지 위에 일필휘지(一筆揮之)로 누차 써내려간바 있다.

"미국이 언제까지나 남한을 보호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중국이 언제까지나 북한을 감싸 줄 것이라는 착각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자국의 국익을 위해서는 언제든 한국과 북한에 대한 지금까지의 입장을 바꿀 수 있는 나라들이다."

"치욕적인 '을사보호늑약' 환경을 조성해 주게 된 1905년의 미국과 일본간의 <카스라-테프트 밀약>은 언제든지 재현(再現) 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이러한 주장들은 오래 가지 않아 현실로 입증되었다. 미국은 일본이 스스로 자국의 평화 헌법을 짓밟으면서 한반도를 위시한 공격용 전력 보유를 시도했을 때, 남한을 버리고 일본의 손을 들어 주었다.

중국은 북핵과 관련하여 UN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국면에서 이례적으로 미국과 적극 공조하며 대북 봉쇄의 선봉에 서 있다. 꼭 북한을 적대시하고자 해서라기보다는 미국이 남한지역에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배치하여 중국 대륙에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함에 더 큰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유야 어떻든 북한 입장에서 보면 중국이 북한을 버린 셈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 나를 버릴 수 있다" 이것이 외교사의 법칙이다. 역설적으로 "어제의 적을 오늘은 동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 또한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 우리 외교장관이 최초로 참석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것, 변수의 변수가 만연한 것이 인생이다. 하물며 국가와 민족의 장래야 더 말해 무엇할까... 지금이라도 "영원한 적도 없고 영원한 동맹도 없다"는 정글의 법칙에 대응할 수 있는 능수능란(能手能爛)하고 능소능대(能小能大)한 외교정책 수립을 해야 할 때이다.

더불어 남북한은 불필요한 자존심은 버리고 민족적 자존감을 배양하면서 상생협력(相生協力)과 공존공영(共存共榮)할 길을 찾아야 한다. 현 단계 최고의 외교정책은 남북의 화해와 협력, 더 나아가 통일에 있음을 직시하여야 할 것이다.

외교정책은 물론이거니와 최고의 경제정책도, 최상의 복지정책 또한 통일에 있음을 알았기에 김구 주석은 "어떠한 사상이나 이념도 통일 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유언처럼 외쳤던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위의 칼럼은 오늘(29일) 수원일보를 통해 NAVER 창에 게재된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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