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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유리천장' 지수 4년 연속 세계 최하위

지난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유리천장 지수에서 한국은 OECD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유리천장'이란 현대 사회에서 여성이 능력과 자격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성차별 등의 이유로 직장에서 고위직을 맡지 못하고 보이지 않는 장벽에 부딪히게 되는 현상이다.

영국 경제 주간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국가별 유리천장 지수는 각 나라별 고등교육 격차, 경제활동 참여 비율, 임금 격차, 보육 비용, 고위직 여성 비율, 의회 내 여성 비율, 남녀 육아휴직 비율 등 10개의 지표를 통해 산출되었으며, 우리나라는 100점 만점에 25점으로 29개국 중 '꼴찌'를 기록했다.

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25세에서 64세 인구 중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비율이 남성보다 여성이 7.6% 적었고, 경제활동 참여 비율도 21.6% 적었다. 여성 고위직은 전체 고위직 가운데 11%에 불과했고, 사내 이사진 내 여성 비율도 2.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OECD 평균을 보면, 25~64살 인구 중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되레 3.7% 많았고, 경제활동 참여 비율은 여성이 남성보다 16.9% 적었으며, 여성 고위직은 30.8%에 달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한국 남성의 육아휴직 허용기간은 세계 2위로 16.4주나 된다. 이는 한국에서 유리천장 해결을 위한 제도가 존재만 할 뿐 실제로는 잘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 할 유리천장의 3가지 원인은?

이러한 유리천장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크게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 출산과 육아, 그리고 정책 문제를 꼽고 있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7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회사내에 유리천장이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남성중심의 문화가 있어서'가 45.6%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주요업무를 남성이 주로 맡아서'(39.7%), '남성의 승진이 더 빨라서'(29.9%), '남성의 급여가 더 높아서'(25%) 등의 응답이 있었다. 그리고 유리천장을 해결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남성중심의 조직문화 개선'(22.5%)'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기업내 오랫동안 존재해 온 남성중심의 조직 문화는 유리천장 개선을 위해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사회에서 가사와 육아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라는 고정관념 또한 팽배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하루 평균 가사 노동시간은 약 3시간 13분으로, 43분인 남성에 비해 4.5배나 많았다. 그리고 여성이 미취학 자녀를 돌보는 시간은 약 3시간으로 남성의 3배가 넘었다. 직장 업무에 이어 가사와 육아 분담까지, 여성에게 일과 가정의 양립은 아직은 어려운 것일까.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줄 정책들도 잘 시행되지 않고 있다. 현 정부가 출범하는 초기 시점에 공직 내 여성관리자 임용 확대를 위해 4급 이상 여성 관리자 비율을 2017년까지 15%로 확대하는 방안을 내걸었지만 현재 여성의 고위직 공무원의 비율은 현저히 낮은 실정에 불과하다. 정부의 입장에서 유리천장 해결을 위한 근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유리천장, 그 해답을 찾다

먼저 정부는 유리천장의 가장 큰 원인인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와 출산 및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해외의 사례를 들자면, 유럽에서는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한다. 독일, 노르웨이, 네덜란드, 스페인, 프랑스 등의 국가에서는 여성임원할당제를 도입해 고위직에 여성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시행 초기에는 여러 기업의 반발이 존재했지만, 오히려 시행 결과 경영 성과가 이전보다 훨씬 더 좋아졌다. 경영진에 여성이 포진해 있는 기업은 여성이 한 명도 없는 기업에 비해 훨씬 더 많은 매출을 창출했으며, 기업의 의사 결정을 다양화하고, 기업의 지배 구조를 개선하는 데에 기여했다.

그 외에도 여성보다 오히려 남성이 유리천장을 훨씬 더 실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통해, 여성 스스로가 먼저 유리천장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주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필요해 보인다.

대한민국은 4년 연속 유리천장 지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유리천장을 해결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들로 작은 두드림들이 모일 때, 비로소 유리천장은 깨지게 될 것이다.


태그:#유리천장, #여성, #한국, #사회, #성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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