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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전하는 22개의 입양 이야기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저자 김지영, 오마이북) 북콘서트가 지난 13일 오후 7시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김지영 작가를 비롯해 말리 홀트 홀트아동복지회 이사장, 차성수 금천구청장, 고경석 한국입양홍보회 회장이 초대 손님으로, 책 속 주인공인 입양 가족들이 이야기 손님으로 참석했다.

5월 13일 오후 7시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북콘서트에서 저자 김지영 씨가 책을 쓴 기획 의도와 소감을 밝히고 있다.
 5월 13일 오후 7시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북콘서트에서 저자 김지영 씨가 책을 쓴 기획 의도와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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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는 2007년 딸 소린이를 공개 입양한 김지영 작가가 소린이를 위해서, 그리고 입양은 특별한 것이라는 사회의 편견을 깨기 위해서 입양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취재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미혼모들과의 만남을 통해 입양을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입양을 실천한 가족들을 통해 사랑과 감동의 사연을, 아이들과 가족을 연결해주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입양 문화의 현실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입양에 대한 편견 깨뜨린 입양 가족들

입양 팟캐스트 진행자 정정조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북콘서트는 입양아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과 입양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으로 그 시작을 알렸다. 이어진 축사에서 차성수 구청장은 "이 책으로 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기적 같은 역사를 기록한 김지영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한다"고 전했다.

차성수 구청장은 혜인, 혜윤, 혜주 세 아이를 입양한 아빠이다. 고경석 한국입양홍보회 회장도 "공개 입양 역사가 길지 않은 현실이지만 이렇게 좋은 책으로 입양 가족의 삶을 이야기함으로써 입양 가족이 생소하지 않게, 반갑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5월 13일 오후 7시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북콘서트에서 입양 어린이들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5월 13일 오후 7시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북콘서트에서 입양 어린이들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서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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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의 열의가 없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라는 인사로 무대에 선 김지영 작가는 미니 강연에서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삶을 사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지영 작가는 "2007년 소린이를 입양하고 소린이로 인해 너무 행복했다. 소린이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의 삶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모든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절대적인 사랑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더욱 절실하게 깨닫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지영 작가는 "고아가 될 준비를 한 아이는 단 한 명도 없다. 그 아이들은 태어난 죄밖에 없다. 그들이 삶을 선택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그렇기에 다른 누군가는 이유 불문하고 아이를 받아주어야 한다.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다"라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차례로 무대에 오른 입양 가족들

초등학교 5학년인 김희은(12) 양은 입양 사실을 털어놓을 정도로 친했던 단짝 친구가 어느 날 주변 친구들에게 자신의 입양 사실을 밝히며 안 좋은 소문을 낸 경험으로 인해 가슴 아팠던 적이 있었다.

희은 양은 이에 대해 "친구들이 입양을 나쁘게 말해서 가슴 아팠던 것이 아니라 비밀을 지키지 않은 친구의 배신이 가슴 아팠던 것"이라며 "입양으로 인해 힘들고 슬프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은 웃음으로 답했다.

희은 양의 엄마 김경아(46)씨는 "희은이를 입양한 후 모든 소외된 사람들을 보는 시선이 확장됐고 그로 인해 내 삶도 확장됐다"고 말했다.

레아 엄마 박정은(37)씨는 '헬멧을 쓴 아이'를 입양한 사실로 주목을 받았다(백만명이 넘게 읽었다). 레아는 머리가 한쪽으로 심하게 눌려 비스듬하게 기울어진 사두증이라는 증세가 있는 아이였고, 헬멧은 머리 모양을 바로잡기 위한 교정 장치였다.

박정은씨는 "레아는 교정 과정을 겪은 것일 뿐 장애는 아니다. 그런데 나를 장애가 있는 아이를 입양한 사람으로 대단하게 보는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나도 입양 당시 인간적인 고민을 한 보통 사람일 뿐"이라고 수줍게 소감을 전했다.

혜인, 혜윤, 혜주 세 아이를 공개 입양한 차성수 구청장의 아내 유현미(57)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입양이 위축되고 있다. 아이는 가정에서 자라야 한다는 대명제가 다른 이유들로 묻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편견에 갇힌 입양 문화의 현실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5월 13일 오후 7시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북콘서트에서 CCM 가수 박요한 씨와 입양 어린이들이 ‘You raise me up’을 함께 부르고 있다.
 5월 13일 오후 7시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북콘서트에서 CCM 가수 박요한 씨와 입양 어린이들이 ‘You raise me up’을 함께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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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입양인 박요한(41)씨는 공개 입양보다 비밀 입양이 대세였던 시절, 입양아로 겪어야했던 상처와 그 치유 과정의 소회를 털어놓았다.

박요한씨는 "중학교 2학년 때 입양 사실을 알게 됐고 감당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더욱 목숨 걸고 나를 품어준 부모님의 사랑이 내 자존감을 회복시켜주었다"고 말했다. CCM 가수인 박요한씨는 '행복을 주는 사람'을 열창한 후, 즉석에서 합창단 어린이들과 함께 'You raise me up'을 부르는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였다.

특별한 손님으로 김지영 작가의 딸 김소린(10) 양도 참석했다. 소린 양은 "부모님은 바다의 소금만큼 나를 사랑하는 것 같다. 아빠가 나를 위해 책을 써줘서 너무 좋다"고 말해 김지영 작가와 참석자들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게 했다.

5월 13일 오후 7시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북콘서트에서 입양 청소년인 김희은 양과 김소린 양(사진 오른쪽)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전하고 있다.
 5월 13일 오후 7시 가톨릭청년회관 CY씨어터에서 열린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북콘서트에서 입양 청소년인 김희은 양과 김소린 양(사진 오른쪽)이 무대에 올라 소감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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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작가는 "진보적이라는 어떤 인터넷 매체에 입양을 반대하고 폄훼하는 이야기가 연재되는 것을 보고 너무 속상했다. 그래서 <오마이뉴스>에 글을 보냈고, '10만인클럽'에서 연재가 시작되어 이렇게 책으로까지 나오게 됐다. 입양에 관한 한 언론계에서는 <오마이뉴스>가 든든한 지원군이다"라고 마무리 인사를 대신했다.

"입양아는 버려진 아이고, 입양 부모는 특별하게 선한 사람이라는 편견은 입양을 우리 시대의 보편적 문화로 정착시키는 데 걸림돌이 된다. 입양이 특별해지는 순간, 입양은 아주 큰 용기가 필요한 쉽지 않은 결단으로 격상되고 만다."(<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5쪽, '감사의 글' 중에서)

김지영 작가가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처럼, 이번 북콘서트는 입양에 대한 다양한 편견을 조금이나마 깨뜨릴 수 있는 자리이자 입양 가족의 모습을 통해 참된 가족의 의미를 반추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 김지영 작가는 오는 6월, 해외 입양을 주제로 '입양을 인터뷰하다' 두 번째 연재를 준비 중이다.


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 사랑의 시작, 입양을 인터뷰하다

김지영 지음, 오마이북(2016)


태그:#세상의 모든 소린이에게, #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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