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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훈처 직원의 5.18 유가족 성희롱 발언이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5.18 여성단체인 오월어머니집이 23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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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훈처 직원의 5.18 유가족 성희롱 발언이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이 "역사의식이 없다면 공무원이 지녀야 할 기본품위라도 지켜라"라고 비판했다.

5.18 여성단체인 오월어머니집은 23일 오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보훈처는 직원들에게 기본적 소양 교육마저도 소홀히하지 않았는지 엄중하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일부 회원들은 해당 직원의 해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날 오월어머니집의 발표에 따르면, 국가보훈처 광주지방보훈청 소속의 A과장은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노영숙 오월어머니집 관장을 향해 "자리가 없는데 제 무릎에라도 앉으라"라고 말했다. 앞서 노영숙 관장은 4.3항쟁 희생자유족회, 4.3항쟁 여성회 등 제주4.3항쟁 추모단의 자리가 없는 것과 관련해 A과장에게 자리배치를 요청했다.

이에 노 관장은 "오늘 이 자리가 어떤 자린데 그런 상식 없는 발언을 하냐"라고 따졌고, 현장에 있던 김수아 광주광역시 인권평화협력관도 "인권을 담당하는 사람 앞에서 무슨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할 수가 있냐"라고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오월어머니 측은 "기념식이 시작돼 엄숙한 현장에서 큰소리를 내는 게 민망해 일단 현장에서의 다른 대응은 자제했다"고 밝혔다.

"국론 분열시키느라 직원 교육 못했나"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은 "A과장의 몰지각하고 반이성적인 발언과 행동은 우리 오월어머니들만이 아니라 온 시민들을 경악게 하고 있다"라며 "국가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으로 오히려 국론만 분열시키는 쓸데없는 일에 매달려 직원 교육에 소홀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회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기도 했다.

이어 회원들은 "전남도청의 시민군들에게 주먹밥을 나르던 어머니들, 자식을 잃고 부모형제를 잃은 어머니들, 남편을 잃거나 구속 수감된 가족들의 옥바라지로 한맺힌 세월을 살아온 광주 어머니들의 모임이 바로 오월어머니집이다"라며 "(A과장의) 성희롱조의 막말과 이번 기념식 입구에서 추방되면서 비웃음인지 콧방귀인지 모를 표정으로 씩 웃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의 모습이 함께 떠오른다. 5월은 아직도 우리에게 아픔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보훈단체가 없다면 국가보훈처가 과연 존재할 수 있는가"라며 "국가보훈처의 전신은 원호청이었는데 보훈과 원호는 그 의미가 매우 다르다. 국가보훈처가 과거처럼 주객이 전도돼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해 보훈 가족이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제주4.3항쟁 관계자들의 자리가 마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제주4.3항쟁 기념식, 4.19혁명 기념식에 5.18 단체의 대표들이 해마다 참석했지만 좌석배치 문제로 얼굴을 붉힌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며 "국가보훈처는 정치인들이나 그들이 모시는 대한민국 정부 대표는 신주단지 모시듯 예의를 다하면서, 사실상 기념식의 주빈 격인 단체의 관계자는 귀찮아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한편 A과장은 22일 오월어머니집을 찾아 사과의 뜻을 전달했으나, 노 관장을 비롯한 오월어머니집 회원들은 "진정성 없는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A과장은 "몇 차례 만난 적이 있는 노 관장이 자신의 좌석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착각했다"라며 "어떻게든 자리를 만들겠다는 뜻으로 편하게 말했는데 결과적으로 실수였다"고 해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