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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태수 이효석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1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희생된 용역업체 직원 김모(19)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10시10분께 감색 정장 차림에 침통한 표정으로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방문했다.

박 시장은 김씨의 영정 앞에서 고개를 숙여 조의를 표했다. 이어 김씨의 아버지·어머니·이모 등 유가족의 손을 차례로 잡고 고개를 푹 숙인 채 위로의 뜻을 전했다.

5분 가량의 조문을 마치고 은성PSD 노조 관계자들과 이번 사건에 대해 짧게 이야기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박 시장은 노조 관계자들에게 "위에서만 보고를 받다 보니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대책이야 그동안 마련하지 않은 것이 아닌데, 제대로 실천이 안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장례를 치르고 곧바로 한 번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시장은 빈소를 떠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책상 위 대책이 아니라 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반성하고 성찰하고, 그리고 세운 그 정책을 제대로 실천하는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조문을 마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과 사과의 뜻을 풀어냈다.

박 시장은 "기관사가 꿈이었고, 유달리 책임감이 강했던 청년의 꿈을 지켜주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죄드린다"며 "시민 여러분의 질책 또한 달게 받겠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적었다.

이어 "비로소 만난 유가족 앞에서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며 "안전과 안심을 다루는 일에 '다 그래'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다 그래'라는 관행과 맞서 시장인 제가 맨 앞에서 싸워가겠다"고 다짐했다.

유가족은 서울메트로가 김씨의 잘못은 없다며 사과한 이날 오후 사고 발생 나흘 만에 빈소를 차렸다.

빈소 바깥에는 은성PSD가 보낸 근조 화환이 눈에 띄었고, 노조 관계자 등 10명 남짓한 조문객이 빈소를 지켰다. 빈소가 차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조문객 수는 많지 않았다.

빈소 안쪽에는 김씨의 아버지, 어머니, 이모 등 유가족 5명이 앉아 조문객을 맞았다.

유족들은 19세에 불과했던 김씨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았다. 이따금 황망하게 영정 사진을 바라보기도 하고, 일어나 서서 아직 앳돼 보이는 김씨의 영정 사진을 바라봐 보는 이를 가슴 아프게 했다.

김씨의 이모는 "장례 절차는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일단 빈소만 차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우리 아이의 친구와 동료들은 아직도 그런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tsl@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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