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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 되면 후보자들의 명함이 길을 뒤덮는다. 시민들에게 한 표를 정중히 부탁하며 건넨 후보자의 명함이나 바쁜 시민들에게는 마지못해 받고 버리는 휴짓조각일 뿐이다. 누가 나와 무엇을 하든지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말이 바뀌지 않은 채, 건국 이래 70년간 수많은 선거를 치렀으나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이 오늘도 선거는 계속된다.

시민은 시의원들을 뽑았고, 시의원들은 시의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시민들은 시의회를 잘 알지 못한다. 내손으로 뽑은 의원이 의회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니 시의회는 시민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정작 의원들은 의정활동 중 말 못할 사안들, 시정의 문제점, 시민들의 현안 등 여러 이야기를 하며 시민들과 좀 더 가까워질 마당 만들고 싶어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은빛둥지' 노인들은 디지털 세계에서 '우아힌' 노인 일자리를 찾아 노인들에게 존엄을 지키며 여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개발·보급하고 있다. 창립 이래 16년간 노력을 계속해오며 노인들의 사회참여 폭을 조금씩 넓히고 있다. 이번에는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키고 시의회의의 건강한 발전을 위하여 지난해 3월부터 10여 명의 노인들이 안산시 시의회의 방청을 시작하였다.

거의 비어있는 시의회 방청석에 앉아 회의 처음부터 끝까지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켜보며 모니터링의 방법론을 개발해가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할 일없는 노인들이 의회로 놀러온 것으로 착각하기도 했고, 또 어떤 의원들은 자신들을 감시하러 온 것으로 생각며고 곱지 않는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노인들은 묵묵히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였다. 어떤 의원이 어떤 발의를 하는지, 발의된 의제는 어떤 의원들이 어떻게 검토하는지, 시청(행정부)은 어떤태도로 대응하는지 하나하나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모은 자료는 한 건 한 건 검토를 거쳐 정리되기 시작했다.

시민들에게 유익하고 널리 홍보가 필요한 의안임에도 정작 시민들은 모르는 안타가운 경우가 많아 시민들에게 SNS나 인쇄물 등으로 알리는 의회와 시민을 잇는 다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3개월간 안산시의회의 두 차례 정례회의와 다섯 차례의 임시회의 모두를 방청하여 본 결과, 사전계획 없이 부담없는 방청에서 좀 더 조직적으로 모니터링을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그리고 모니터링한 결과물을 분석·정리해 시민들에게 바로 알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사진과 동영상도 필요하다는 걸 알게 돼 영상 운용을 위해 모바일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의정모니터링을 먼저 시작한 YWCA의 활동과 노인들로 구성된 서울 강남구의 열린구의정봉사단 활동을 오랫동안 참관하며 의정활동을 효과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했고, 의원들의 활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메뉴얼도 개발했다.

의원들의 모든 활동은 정량적 및 정성적 통합 분석을 통해 객관적 평가가 가능해지며, 연말에 최우수 의원을 선발해 포상하는 '시민 포상제'를 시행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은빛둥지 교육장에서는, 평생을 교직에 봉직한 강대봉(85)씨가 단장을 맡고, 사회적기업 은빛둥지에서 오랜동안 봉사활동을 해오던 박재성(78)씨가 사무처장직을 맡아 시의회모니터링을 계속하던 10여 명의 노인들이 동참하는 '은빛 의정봉사단'이 공식 출범했다.

‘은빛의정봉사단‘ 출범 기념사진 (2016년 6월 1일, 은빛둥지 교육장 앞)
▲ 20160601_의정봉사단 ‘은빛의정봉사단‘ 출범 기념사진 (2016년 6월 1일, 은빛둥지 교육장 앞)
ⓒ 라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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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은빛의정봉사단 강대봉 단장은 다음과 같은 포부를 밝혔다.

"노인들의 사회참여 활동은 다양하게 넓어져야 하나 오늘날 현실은 그 반대다. 이런 상황에서 노인들의 의정봉사활동은 지역 어른들인 노인들이 해야 하는 당연한 역할로서 지역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며 노인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뜻잇는 사업이다. 향후 더 많은 지역노인들이 참가할 예정이며, 모니터링 작업 이외에 출판·방송 등 다양한 관련 노인 일자리를 개발해 제공할 예정이다."

의정봉사활동을 노인 일자리로 발전시킨 은빛둥지는 다음 단계 사업으로 '경기도 은빛의정봉사단'을 구상하고 있다.

'은빛 의정봉사단'을 경기도 31개 시·군에 각각 설립하고 기초자치단체 의회모니터단을 구성하고, 31개 시·군의 은빛 의정봉사단이 각 기 대표를 선출해 가칭 '경기도 은빛의정봉사단'을 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사실 도의회는 도민들이 접근하기에는 너무 어려워 도의정 감시가 시의회보다 더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노인들 스스로가 자각하고 협력해 탄생시킨 노인ICT평생학습원 은빛둥지의 노력은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에 제시하는 은빛의정봉사단 사업은 초고령사회를 앞둔 한국 노인들에게 제공하는 유의미한 해결책의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은빛의정봉사단‘ 공식출범을 선언하는 강대봉 단장
▲ 20160601_의정봉사단 ‘은빛의정봉사단‘ 공식출범을 선언하는 강대봉 단장
ⓒ 라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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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안산시 지방지에도 함께 배포됩니다



태그:#은빛의정봉사단, #강대봉 단장, #은빛둥지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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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자신을 위해서 건강하게 살아야 하며 이는 사회에 대한 노인의 의무이기도한 시대이다. 노인들이 활기차게 살기 위하여 ICT기술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공유해가고 있습니다. 잘 이해가 안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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