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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녕 대구시장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 되자 샴페인을 터뜨리며 자축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대구시장으로 당선된 한나라당 조해녕 후보측은 개표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당선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투표가 끝난 후 TV 방송사에서 밝힌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조 후보의 승리가 예상되자 더욱 당선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13일 오후 6시부터 조 후보는 한나라당 대구시지부 사무실에서 관계자들과 함께 TV 모니터를 지켜보며 당선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3시간여가 흐른 오후 9시부터 당선이 확실시되자 조 후보는 당선소감을 묻는 언론사들의 인터뷰 쇄도에 시달려야 했다.

조 후보는 당선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해선 “30년간의 경륜을 시민들에게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하고, “선거기간 동안 상대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이 마음이 아팠다”고 그간의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13일 밤 11시 30분을 넘은 시각에도 조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조 후보 지지자들로 대구 수성구에 있는 조 후보의 선거캠프 사무실을 북적이고 있었다.

사무실을 가득 메운 선거본부 관계자들과 지지자들 100여 명은 조 후보가 방송사 인터뷰를 마치고 들어서자 동시에 환호성을 지르며 “조해녕”을 연호했다. 여기저기서 축포를 터뜨리며 조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

▲13일 밤 조해녕 후보가 자신의 캠프 사무실로 들어서자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환영을 받으며 사무실에 들어선 조 후보는 미리 준비해둔 샴페인의 마개를 터뜨리고 몇몇 인사에게 직접 술잔을 건네기도 했다. 조 후보는 건배를 제의하며 “연말 대선에서 정권을 창출하자”라는 선창에 맞춰 지지자들과 함께 당선의 ‘달콤한’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다음은 당선이 확실시 된 후 조해녕 후보와 기자들 간의 일문일답.

- 당선 소감을 말한다면?
“무척 기쁘다. 지난 30년간 닦아온 경륜과 경험을 시민들에게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시민들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선거 운동과정에서 시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에 대해서는 차근차근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다.”

-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갑자기 대구시장에 출마해 개인조직도 없이 당의 지원만을 받는 것으로 선거를 치러야 해 어려웠다. 두 번째는 선거 내내 상대후보의 네거티브 전략에 마음이 무척 아팠다.”

- 선거 승리의 원동력은.
“시민들의 올바른 판단이었다. 역량 있는 행정가를 원하고 있는 시민들의 열망과 정권교체를 바라는 시민들의 바람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 앞으로 취임까지 시간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시정방향에 대해서 구상하는 시간으로 보낼 것이다.”

- 시장으로 재직하는 4년 동안 중점적으로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시민들의 화합을 이끌어나가고 지역 핵심역량을 엮어내 새로운 리더십의 초석을 다지겠다. 그래서 그것을 바탕으로 대구의 부채, 실업문제 등을 풀어나가고 스스로 지방자치단체가 노력해야겠지만 무한 경쟁 속에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실천적으로 노력하겠다.”

존경하는 250만 대구시민 여러분!
- 조해녕 후보 ‘당선사례’ 전문

저는 17일이라는 선거기간 내내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이 말을 지표로 삼고서 선거에 임했습니다. 이제 선거운동은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지만 저는 그것인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당선의 기쁨보다는 250만 대구시민들께서 저에게 맡겨주신 “위기의 대구”를 극복하라는 책무는 저를 결코 당선에 안주시킬 수 없으며 새로운 시작으로 희망찬 대구의 도약을 준비해야만 한다는 비장한 각오를 다지게 하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도약과 희망을 만드는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분명 오랫동안 우리 시민사회를 억누르고 있는 뿌리 깊은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는 것이며 이는 내가 아니라 우리로 하나 될 때 가능한 것임을 저는 다시금 되새기고자 합니다.

또한 비록 짧았던 선거 운동기간이었지만 경쟁적 관계로 인한 질시나 그로 인한 상처마저도 서로 감싸 안고 치유하며 함께 나아갈 때 우리에게 비로소 희망은 있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화해와 화합, 이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입니다. 실로 우리의 역사를 빛나게 했던 대구의 정신은 개인에게는 정의로움이며 모두에게는 따뜻함의 발로였습니다. 불의에 맞서 싸웠던 그 정신은 한결 같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였음을 저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깨끗하고 반듯한 나라를 세우는데 대구가 앞장서는 일 역시 우리에게 맡겨진 시대적 요구임에 들림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250만 대구시민 여러분! 이제 저는 우리를 가로막고 있는 경제적 위기와 대립으로 각진 갈등을 뿌리치고 미래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과 함께 처음의 마음으로 끝까지 손을 잡고 머리를 맞대며 모든 것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겠습니다.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250만 대구시민들께서 보내주신 용기와 격려로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대구시민 여러분을 믿습니다. 위대한 대구정신으로 빛나는 대구를 만들었던 자랑스런 시민의식을 저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며 지켜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번 선거기간동안 한결같은 마음으로 저와 함께 해 주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고마움을 전하며 또한 시민여러분께서 보내주신 뜨거운 성원과 지지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오늘의 승리가 250만 대구시민 모두의 것이 되기를 바라며 당선사례에 가름합니다. 감사합니다.


이재용 후보 “젊은 세대 투표 이끌지 못해 아쉬워”…지지자들, “이제 시작이다”

이에 반해 20%대의 차이를 보이며 낙선한 무소속 이재용 후보 캠프는 침울한 분위기였다.

▲이재용 후보의 지지자들이 선거본부 사무실에 모여 TV화면에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투표가 40%대를 갓 넘는 투표율을 보이며 끝을 맺자 우려의 목소리가 한껏 나왔다. 특히 TV를 통해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조 후보간의 격차가 크게 나자 아쉬움의 탄성이 흘러나오기도 하면서 지지자들의 안색도 어두워 보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더 기다려 봐야 하는 것”이라며 서로를 위안하기도 하며 이 후보 자신도 기자들에게 “아직은 끝난 게 아니다”며 더 지켜봐 줄 것으로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조 후보의 시장 당선이 굳어지는 13일 오후 10시쯤에는 이 후보 선거본부 사무실에 모인 지지자들은 팔을 걷어 부치고 물품들을 정리하면서 패배의 쓴 '맛'을 봐야 했다.

이 후보는 낙선이 확실시되기 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존경하는 시민들의 결정에 기꺼이 따르고 승복할 것”이라면서 “이번 지방선거가 시민사회의 지방자치 활성화에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또 “젊은 세대를 선거로 끌어들이지 못했고, 5천여 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이 우리 선거본부 모두의 잘못이며 이것이 결국 지지자들에게 아픔을 준 것”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낙선 이후의 거취에 대해서 이 후보는 “잠시 가족들을 위해서 쉴 생각”이라며 언급은 피했지만, “시민후보로 출마하지 못해 아쉬움이 많았는데 시민사회단체에서 나의 도움이 필요로 하다면 어디든지 열심히 일할 생각도 있다”고 시민운동에 다시 힘 쏟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자정을 넘긴 시각에도 이 후보측 선거 관계자들과 지지자들 20여 명은 선거본부 사무실 앞 술집에 모여 낙선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시작이다” “4년 후에는 우리가 승리 한다”라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있었다.

다음은 이재용 후보의 낙선소감문

존경하는 250만 대구시민 여러분!

이번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기호3번 이재용입니다. 이번 선거는 저에게는 여러 가지로 아주 뜻깊은 의미를 가지는 선거였습니다. 선거를 치르면서 저는 지난 7년동안 남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배우고 느꼈던 것만큼이나 많은 소중한 경험들을 하였고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선거를 치르면서 저는 대구를 더욱 더 사랑하게 되었으며, 대구의 미래에 대해 더욱 더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선거 초기에만 해도 많은 분들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니냐고 염려를 하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선거운동을 위해 거리 곳곳을 다니며, 대구의 변화를 염원하는 많은 시민여러분들을 만나 뵈면서 과분한 관심과 애정을 받았습니다. 비록 낙선하였지만 거리 곳곳에서 저 이재용에게 따끔한 질책과 따뜻한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던 많은 시민여러분들을 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지방선거를 겪으면서 대구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다고 확신했습니다. 만나 뵙는 시민여러분들이 어느 전문가보다도 정확하게 대구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고 계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선거를 마치면서 저 이재용은 앞으로 제가 해야될 일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대구발전에 대한 시민여러분들의 기대와 희망을 실현하는 데에 저의 미약한 힘이나마 최선을 다해 보탬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250만 대구시민여러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고장인 대구를 떠나는 도시가 아니라 살맛나는 도시, 웃음과 칭찬이 넘치는 도시로 만들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의지해서는 안 됩니다. 대구시장으로 당선된 조해녕 후보께서 앞으로 대구시정을 잘 이끌어 나가시리라 믿습니다. 저 또한 대구시민 여러분들과 함께 대구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입니다. 그 동안 많은 사랑과 관심을 베풀어주신 대구시민여러분!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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