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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으로 준설이 이루어졌던 충남 부여군과 익산시를 연결하는 웅포대교 아래가 재퇴적으로 거대한 모래섬이 만들어지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준설이 이루어졌던 충남 부여군과 익산시를 연결하는 웅포대교 아래가 재퇴적으로 거대한 모래섬이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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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이 장맛비에 망가져 버렸다. 수심 4~6미터로 준설했던 강바닥은 모래섬이 만들어져 새들의 놀이터로 변했다. 교각보호공은 떠내려가고 자전거도로는 망가져 버렸다.

장맛비는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다. 기다렸다는 듯 불볕더위가 밀어닥치면서 한낮 기온이 33도까지 치솟고 있다. 유실되고 깨져버린 자전거도로를 점검하려고 8일 오전 9시부터 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 김성중 팀장, 양준혁 간사가 금강을 방문했다.(관련 기사: 폭우 지나간 금강, 자전거도로 허공에 '둥둥')

첫 번째로 찾아간 곳은 침식으로 공중에 '둥둥' 떠 있던 공주시 이인면 만수리 용성천. 지난 7일 <오마이뉴스> 보도 이후 공주시는 일찍부터 중장비를 동원하여 깨지고 부서진 자전거도로를 정비하고 있다. 퇴적토가 밀려든 다리도 말끔히 치웠다. 이용객의 안전을 위한 빠른 대처로 보였다.

해마다 반복되는 보수 공사... "혈세만 낭비"

충남 부여군과 익산시를 연결하는 웅포대교는 4대강 준설로 해마다 교각보호공이 유실되어 보강공사를 하는 곳이다. 이번 장맛비에 또 틀어지고 부서져 버렸다.
 충남 부여군과 익산시를 연결하는 웅포대교는 4대강 준설로 해마다 교각보호공이 유실되어 보강공사를 하는 곳이다. 이번 장맛비에 또 틀어지고 부서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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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과 익산시를 연결하는 웅포대교는 4대강 준설로 해마다 교각보호공이 유실되어 보강공사를 하는 곳이다. 이번 장맛비에 또 틀어지고 부서져 버렸다.
 충남 부여군과 익산시를 연결하는 웅포대교는 4대강 준설로 해마다 교각보호공이 유실되어 보강공사를 하는 곳이다. 이번 장맛비에 또 틀어지고 부서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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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과 전북 익산시를 연결하는 웅포대교로 이동했다. 이곳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과도한 준설이 이루어진 곳이다. 17km 하류에 있는 하굿둑의 수문이 일주일에 1~2회 열릴 때마다 유속의 영향을 받는 곳이다.  

강의 중간쯤에서는 재퇴적으로 거대한 모래섬이 생겨났다. 하류와 상류에도 규모의 차이만 날 뿐 모래섬이 만들어지고 있다. 4대강 준설 이후 조금씩 쌓이던 모래가 장맛비에 흘러내리면서 쌓인 곳으로, 얼핏 보아도 10만 평이 넘어 보이는 대규모 모래섬이다. 축축한 모래섬에는 새들의 발자국만 나란히 찍혀있다.

양흥모 처장은 "이곳은 4대강 사업 수중 준설을 했던 곳"이라며 "그런데 준설의 효과는 5년 만에 사라져 버렸다, 당시 '막대한 예산을 강바닥에 쏟아 붓는 것은 혈세만 낭비하는 헛일'이라고 지적했는데 그대로 현실이 됐다"고 한탄했다. 

익산 쪽으로 이동했다. 준설의 영향으로 물길이 바뀐 이곳은 유속이 빨라지면서 교각보호공이 깨지고 틈이 벌어져 있었다. 육안으로 확인한 결과 3개의 교각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4대강 준공 이후 해마다 보수공사가 반복되는 곳으로 물위에 바지선을 띄워놓을 정도다.

더욱이 호안에 깔린 저수호안 사석(제방 및 다리의 교각을 보호하기 위한 수변가에 설치된 사석)마저 유실된 채 방치되고 있다. 웅포대교 우안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사석은 사라지고 철근에 엮인 돌망태마저도 바위가 듬성듬성 빠져서 유실돼 버렸다.

동행한 김성중 간사는 "금강 살리기 사업으로 과도한 준설을 한 탓에, 국토부가 교각 보호를 위해 보강공사를 했던 곳이 해마다 부서지고 주저앉았다"며 "이는 4대강 속도전이 부른 결과다, 차량통행이 잦은 곳인데 주민 안전을 무시한 채 내버려두고 있다"고 비난했다.

4대강 사업 당시 충남 부여군 현북리에 카약동호회를 위한 시설물을 설치해 놓았다. 그러나 장맛비에 유실되어 강변에 걸쳐 있다.
 4대강 사업 당시 충남 부여군 현북리에 카약동호회를 위한 시설물을 설치해 놓았다. 그러나 장맛비에 유실되어 강변에 걸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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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행은 마지막 종착지인 부여군 현북 양수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4대강 사업으로 카약 동호회를 위해 선착장을 만들어준 곳이다. 그러나 선착장은 장맛비에 휩쓸려 나뒹굴고 있다. 인근 데크로 만든 자전거도로도 군데군데 부서져 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자 유실된 데크 기둥을 보강하기 위해 작업자들이 바윗덩어리를 물속에 던져 넣고 있었다. 이곳 또한 지난해 측방침식으로 콘크리트를 이용해 기둥을 보호한 곳이다. 그런데 1년도 안 된 상태에서 또다시 침식이 발생하여 바닥의 진흙이 드러나면서 보강공사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내렸던 장맛비로 충남 공주시 이인면 4대강 자전거도로에 퇴적토가 쌓였다. 공주시는 중방비를 동원하여 말끔하게 정리했다.
 최근 내렸던 장맛비로 충남 공주시 이인면 4대강 자전거도로에 퇴적토가 쌓였다. 공주시는 중방비를 동원하여 말끔하게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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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흥모 처장은 "이용자도 없는 자전거 도로 등 시설물이 유지 보수와 보강 공사만 해야 하는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며 "겉으론 끝난 것처럼 보이는 4대강 사업이 혈세만 빨아먹는 불가사리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장맛비에 유실되고 해마다 반복되는 유지보수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4대강 사업 준공 이후 금강에만 지난 5년간 850억 원이 들어갔을 정도다. 지금이라도 이용객의 현황 및 정확한 조사를 통해 버려지는 예산을 막아야 한다.


태그:#4대강 사업, #예산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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