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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가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 회원들이 만든 광고 시안(사진)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울메트로가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 회원들이 만든 광고 시안(사진)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 여성시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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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가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 회원들이 만든 광고 시안(사진)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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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가 온라인 커뮤니티 '여성시대' 회원들이 만든 광고 시안에 대해 제동을 걸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21일 오후 현재 트위터 누리꾼들은 이를 비판하는 해시태그(#서울메트로, #서울메트로가_허락한_페미니즘 등)를 통해 관련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

여성시대 측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신촌역, 홍대입구역, 강남역에는 여성시대 측이 제작한 광고가 게재됐다. 이 광고에는 "성범죄 교육, '하지마'라고 가르치는 게 우선입니다" 등의 문구가 담겼다.

여성시대 측 관계자는 "서울메트로는 앞서 광고가 '남성비하적'이라는 이유로 다수 시안을 불허했고, 이를 통과한 3개 광고마저도 일방적으로 철거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광고 심의 판단 과정이 매우 불공정했다"라며 "심의 기준에 대해 서울메트로 측에 여러차례 민원을 남기자, '계속 민원이 오면 광고를 내리겠다'고 하더니 정말 내렸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메트로 측은 21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이와 관련 "최종 승인이 난 게 아니다, 시안 수정을 논의하는 과정 중에 광고대행사가 착오로 광고를 게재했다가 뒤늦게 이를 철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서울메트로가) 공공기관인데 '광고에 문제가 있지 않나, 붙이기는 어려운 것 같다' 이런 대화 도중에 광고가 올라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일 오후 서울메트로 홈페이지 고객게시판에는 "서울메트로 측 광고 심의 기준이 자의적"이라고 비판하는 항의글이 쇄도하고 있다.
 21일 오후 서울메트로 홈페이지 고객게시판에는 "서울메트로 측 광고 심의 기준이 자의적"이라고 비판하는 항의글이 쇄도하고 있다.
ⓒ 서울메트로 화면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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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는 서울메트로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날은 더워 죽겠는데 남친은 차가 없네(음료수 광고)", "5살이나 많은 여자한테 내 남자를 뺐겼다(성형외과 광고)"는 등의 '여성비하적' 광고는 문제없이 올라갔다는 식의 비판이다. 서울메트로 홈페이지 고객게시판에서도 "서울메트로 광고 심의 기준이 뭡니까", "여성혐오는 허락하는 겁니까"라는 등의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여성시대 관계자 및 누리꾼 비판의 요지는 "서울메트로 측 광고 심의 기준이 자의적"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서울메트로 측 관계자는 "이 광고에 대한 심의가 아직 끝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뭐라 답변을 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서울메트로 측 해명 "성별(남녀) 편가르기로 해석될까 우려"

여성시대 측이 내놓은 광고 시안 문구 중에는 "혼자 밤 늦게 짧은 치마 입고 돌아다녀도 살고 싶어요", "여성의 시간당 임금은 남성의 63.6%. 당신은 여자란 이유로 오후 3시부터 무급으로 일하셨습니다", "성범죄 교육, (조심하라는 말보다) 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게 우선입니다"라는 등의 문구가 들어있었다.

여기에는 또 앞서 논란이 됐던 교육부 성교육 표준안('남성의 성에 대한 욕망은 때·장소와 관계없이 충동적으로 나타난다'는 내용이 포함)을 풍자한 내용도 담겼다. 표준안을 인용해 "남자는 다 짐승? 그렇다면 남성에게 필요한 건 여성의 몸이 아니라 목줄입니다", "성욕=식욕? 배고프다고 가게에서 빵을 훔쳐 먹나요?"라는 등의 내용이 그것이다.

서울메트로 측에서는 특히 후자의 광고 시안을 문제 삼았다. 서울메트로 홍보팀 관계자는 "'남자는 다 짐승?', '성욕=식욕?' 이런 문구가 있으니까 저희 입장에서는 '성별(남녀) 편가르기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내용을 순화하면 어떻겠느냐' 이런 대화가 오갔다"며 "그런 와중에 광고가 올라갔고, 그래서 일단 떼라고 한 것"이라고 답변했다.

서울메트로 측은 이와 관련 해명보도자료를 낼 예정이라고 했다. 관계자는 "여기에는 13개 광고 시안 수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광고대행사가 3개 광고를 임의로 개첨했으며, 현재 (서울메트로) 공사의 항의로 폐첨 조치했다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3개 광고 시안 모두 심의가 진행 중이지 끝난 게 아니었다, 승인이 결정된 게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서울메트로에 대한 항의는 계속되고 있다. 시민 임아무개씨는 21일 오후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그 얼굴로 잠이 오니, 그 몸매에 밥이 넘어가니' 하는 부류의 광고는 아무 문제가 없으면서 왜 여성혐오를 하지 말라는 광고는 문제가 되느냐"고 물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누가 봐도 전자가 아닌가, 심의 기준이 뭔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앞서 논란이 됐던 넥슨 온라인게임의 여성 성우 하차와 관련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넥슨은 <클로저스>의 신규 캐릭터 '티나' 목소리를 맡은 성우 김자연씨가 자신의 트위터에 여성혐오 반대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후원하는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되자 지난 19일 교체를 결정했다. 넥슨의 이번 결정에 항의하는 이들은 21일 오후 7시 홍대 인근에 모여 집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서울메트로 광고 철거 논란, #여혐반대 광고, #여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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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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