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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7일(토) 열린 추모 촛불 문화제
▲ 서울-올랜도연대촛불문화제 6월 17일(토) 열린 추모 촛불 문화제
ⓒ 비온뒤무지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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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문화축제 참여 부스 준비에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던 지난 5월의 어느 날, 옆 지기의 미국 출장이 결정되었습니다. 저 멀고 먼 미국에 자리한 '올랜도'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고, 이번 기회에 함께 여행을 가보자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신없이 축제를 준비하는 와중에 틈틈이 검색을 하고 나서야 올랜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디즈니월드가 있고, 오렌지가 유명한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6월 11일 토요일, 일 년에 하루뿐인 퀴어문화축제 퍼레이드를 맞아 서울시청으로 쏟아져 나온 수많은 사람의 에너지를 받으며 힘차게 거리를 누볐습니다. 그리고 그 여파는 다음 날로 이어져 늦은 오후까지 꿈속에서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미국 올랜도에 있는 'PULSE'에서 발생한 총기 테러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잠이 달아났습니다. 그리고 그 현장에 있던 성적소수자들과 그 가족들, 친구들이 한 사람이라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길 기도하며 뉴스를 찾아봤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49명의 사망자와 50명 이상의 부상자가 생기고야 말았습니다.

6월 17일, 한국에서도 올랜도 참사를 추모하는 문화제가 열렸고, 그 자리에 참석하였습니다. 'LIFEPULSE 서울-올랜도 연대 추모 촛불문화제' 속에서 저는 묵묵히 여러 발언을 듣고, 공연을 보았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사람에게 PULSE(올랜도)에서 발생한 이 일은 그저 저 멀리 지구 반대편에서 발생한 뉴스가 아니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한국을 포함하여 성적소수자들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존재하는 모든 사회에서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누구든 당할 수 있는, 혹은,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도 당하고 있을 일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올랜도에 있는 희생자와 그 주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

6월 22일 오전,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올랜도에 있는 숙소에 도착하기 까지 거의 24시간이 걸렸습니다. 긴 이동 끝에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들어선 호텔 로비에서 다시 한 번 이곳이 올랜도이며, 총기 테러를 기억하고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PULSE에 가는 날은 유난히도 맑고 더웠습니다. 현장에 가까워질수록 더 많은 무지개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PULSE. 현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추모의 메시지들을 남기고 있었고, 그 흐름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과 함께 희생자들을 기리는 기도를 하고, 한국에서부터 챙겨온 추모문화제 포스터를 비롯하여 퀴어문화축제 티셔츠, 퀴어영화제 뱅글 등 마음이 담긴 물품들을 현장에 내려두었습니다. PULSE를 둘러싼 철조망과 간판 아래에 놓여있는 수많은 추모와 위로의 메시지들을 보며, 지극히 당연한 일상의 순간이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사회가 되기를 다시 한 번 기도했습니다.

#OrlandoStrong, 사랑이 혐오와 차별을 이기게 될 날을 기다리며

'PULSE'는 그저 올랜도에 있는 'PULSE'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적소수자들을 차별하고 억압하는 이들은 전 세계 곳곳에 있고, 우리 주변에도 있습니다. 하지만, 혐오를 앞세우는 이들만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과 달리 인권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소수자들과 함께하는 이들이 여기저기에 살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함께하는 우리들은 상점에도 있고, 공항에도 있고, 패스트푸드점에도 있고, TV 속에도 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소수자들과 함께 언젠가는 세상의 모든 성적소수자가 자신의 성적지향과 성별 정체성으로 인해 고통받거나 차별당하지 않기를 기원합니다. 저 역시도 그 길에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호텔 로비에서도 이 곳이 올랜도임을 느낄 수 있었다.
▲ 올랜도 호텔 로비 호텔 로비에서도 이 곳이 올랜도임을 느낄 수 있었다.
ⓒ 비온뒤무지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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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LSE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임이 없었습니다.
▲ PULSE 전경 PULSE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임이 없었습니다.
ⓒ 비온뒤무지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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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추모문화제에서 가져간 포스터 등
▲ 추모의 메시지 한국 추모문화제에서 가져간 포스터 등
ⓒ 비온뒤무지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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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져간 퀴어문화축제 티셔츠와 퀴어영화제 뱅글 등
▲ 추모 메시지 전달 한국에서 가져간 퀴어문화축제 티셔츠와 퀴어영화제 뱅글 등
ⓒ 비온뒤무지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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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에 함께하는 사람들
▲ OrlandoStrong 추모에 함께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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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에 함께하는 모습들
▲ OrlandoStrong 추모에 함께하는 모습들
ⓒ 비온뒤무지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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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온뒤무지개재단 깃발을 들고 현장에서 찍은 사진. 이 사진을 찍어 주신 분은 PFLAG 회원인 어머님이였습니다. 자녀분이 PULSE에 자주 다녔던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충격을 받고 놀라셨다면서 한국에서 까지 이렇게 와주어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 OrlandoStrong 비온뒤무지개재단 깃발을 들고 현장에서 찍은 사진. 이 사진을 찍어 주신 분은 PFLAG 회원인 어머님이였습니다. 자녀분이 PULSE에 자주 다녔던 것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충격을 받고 놀라셨다면서 한국에서 까지 이렇게 와주어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 비온뒤무지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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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에 함께하는 사람들
▲ OrlandoStrong 추모에 함께하는 사람들
ⓒ 비온뒤무지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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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에 함께하는 사람들
▲ OrlandoStrong 추모에 함께하는 사람들
ⓒ 비온뒤무지개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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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본 글은 비온뒤무지개재단 홈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비온뒤무지개재단은 한국의 성적소수자들을 위한 최초의 재단입니다.



태그:#ORLANDOSTRONG, #비온뒤무지개재단, #PFL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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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뒤무지개재단은 한국 최초의 성적소수자들(LGBTAIQ)을 위한 재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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