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복귀한 오승환과 싱커에 고전한 김현수 (출처: 소속 구단 SNS)

1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복귀한 오승환과 싱커에 고전한 김현수 (출처: 소속 구단 SNS)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볼티모어 오리올스


볼티모어 김현수가 오클랜드를 상대로 3경기에 출장해 12타수 1안타로 타율 0.083을 기록하며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다만 12일 경기에선 안타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볼넷으로 출루해 팀이 승리하는 데 일조를 했습니다.

전날 10세이브째를 기록한 오승환은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9회말 3:3 동점 상황에서 등판해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아 팀이 승리할 수 있는 찬스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소속팀 세인트루이스는 11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몸쪽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공이 볼넷으로 판정받으며 억울하게 패하고 말았습니다.

추신수는 5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좋지 못했고, 최지만은 3타수 무안타 없이 볼넷을 기록을 기록했습니다. 강정호와 이대호, 박병호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슬럼프에 빠진 강정호의 타율은 어느새 0.230까지 떨어져 심각한 상황이고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박병호 역시 0.224로 좀체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오승환과 김현수의 경기를 중심으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8월 12일 기준 코리안리거 주요 성적

8월 12일 기준 코리안리거 주요 성적 ⓒ 베이스볼젠


오승환 2이닝 1안타 무실점 1볼넷 4삼진

오승환이 9회말 동점 상황에서 등판해 시카고 컵스의 강타선을 2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잠재웠습니다. 9회에는 세 타자 연속 삼진쇼를 펼치며 위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오승환은 하이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섞어서 구사하며 시카고 타자들을 대각선 방향으로 흔들었습니다. 또 느린 슬라이더와 빠른 슬라이더로 곁들여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앗기도 했습니다.

타자들은 스트라이크로 보이는 하이 패스트볼에 방망이를 내밀 수밖에 없었고 바깥쪽 빠지는 슬라이더 역시 골라내기 어려웠습니다. 오승환은 타자들이 배트가 나올만한 지점에 정확히 투구했고 그 결과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낼 수 있었습니다. 9회 오승환이 보여준 제구력은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웠습니다.

 하이 패스트볼(1,3,5)과 낮은 슬라이더(2,4)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데 성공한 오승환 (출처: MLB.com)

하이 패스트볼(1,3,5)과 낮은 슬라이더(2,4)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데 성공한 오승환 (출처: MLB.com) ⓒ MLB.com


오승환은 10회말 크리스 브라이언트을 선두 타자로 맞이합니다. 포수 몰리나는 초구 슬라이더와 몸쪽 패스트볼을 요구했고 그 결과 오승환이 볼카운트 0-2로 앞서갑니다. 오승환은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공략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렸지만 브라이언트는 오승환의 공에 호락호락 당하지 않고 파울을 만들어냈습니다. 브라이언트는 오승환이 7구째 바깥쪽 슬라이더를 던질 것으로 예측했고 컨택에 성공합니다.

크리스 브라이언트의 타구는 1루수 맷 카펜터가 잡았습니다.  브라이언트는 엄청난 속도로 1루로 질주했고 오승환의 1루 커버는 브라이언트 만큼 빠르지 못했습니다. 맷 카펜터가 1루로 뛰어들어가 베이스를 터치했으나 브라이언트의 손이 더 빨랐습니다. (사실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오히려 스피드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브라이언트가 그냥 전력질주했으면 더 쉽게 세이프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1루 베이스 커버가 늦어 10회말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한 오승환 (출처: MLB.com 경기 화면 갈무리)

1루 베이스 커버가 늦어 10회말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한 오승환 (출처: MLB.com 경기 화면 갈무리) ⓒ MLB.com


10회말 선두 타자를 출루시킨 오승환은 3번타자이자 왼손 앤서니 리조를 상대로 장타를 맞지 않기 위해 피해가는 피칭을 했고 볼카운트 3-0으로 몰렸습니다. 그러자 오승환은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돌직구로 승부했고 리조를 내야 플라이로 처리합니다.

하지만 역시 왼손타자인 4번 벤 조브리스트를 상대로는 제구가 흔들렸고 볼넷을 내줘 1사 1·2루 상황을 만듭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였습니다. 안타 하나면 경기가 끝나는 위기의 순간 오승환은 5번타자 에디슨 러셀을 슬라이더 3개로 가볍게 헛스윙 삼진처리했고  6번 왼손 타자 제이슨 헤이워드를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위기 상황을 탈출했습니다.

오승환은 9회말 완벽한 제구로 삼진 3개를 잡으며 타자들을 압도했고 10회말 선두 타자에게 불운한 안타를 맞아 위기 상황에 몰렸으나 돌직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위기를 헤쳐나갔습니다.

오승환은 이날 2이닝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을 2.03에서 1.96으로 끌어 내리며 1점대에 재진입했고  f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1.8에서 0.1이 올라 1.9로 메이저리그 불펜 중 4위에 올랐습니다. 

불펜투수 fWAR 순위


1위 2.7 델린 베탄시스
2위 2.4 켄리 잰슨
3위 2.0 아롤디스 채프먼
4위 1.9 오승환


김현수 4타수 무안타 1볼넷 1득점 2삼진

김현수는 싱커 투수에 약점을 보이며 헛스윙 삼진을 2번이나 연속으로 당했습니다. 김현수는 10일 경기에서도 오클랜드 싱커 투수 잭 닐을 상대로 타이밍을 완전히 뺏긴 바 있습니다.

김현수는 11일에도 잭 닐과 구속 및 구위가 매우 흡사한 싱커볼 투수 앤드류 트릭스를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앤드류 트릭스의 91마일대 싱커는 잭 닐의 싱커보다 아래로 조금 더 가라앉고 옆으로 좀 더 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위만 보자면 김현수는 좀 더 업그레이드된 싱커 투수를 상대한 셈입니다.

김현수는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빠르게 바깥쪽으로 가라앉는 싱커볼 궤적에 초점을 맞추고 스윙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김현수는 싱커보다 느리고 반대쪽으로 휘어서 떨어지는 변화구에 제대로  대처가 되지 않았습니다.

 낙차 큰 싱커를 대비하다 반대 움직임의 변화구에 삼진당하는 김현수 (출처: MLB.com 경기 장면 갈무리)

낙차 큰 싱커를 대비하다 반대 움직임의 변화구에 삼진당하는 김현수 (출처: MLB.com 경기 장면 갈무리) ⓒ MLB.com


김현수는 세 번째 타석에선 왼손 불펜 투수 대니얼 콜룸을 상대했습니다. 김현수는 주자가 득점권에서 있기 때문에 투수가 유인구를 던질 것으로 예상해 치지 않았고 볼카운트 0-2로 몰렸습니다.

김현수는 무릎 밑으로 떨어지는 유인구를 잘 참아냈고 가운데 들어오는 85마일 체인지업을 잘 밀어쳤습니다. 하지만 타구 속도는 80마일로 빠르지 않았고 좌익수에게 잡히고 말았습니다. 범타에 그치긴 했지만 대니얼 콜룸과 대결에선 싱커볼 투수를 상대할 때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현수는 네 번째 타석에서 싱커볼 투수가 아닌 크리스 스미스에게 볼넷을 얻었습니다. 김현수는 마지막 타석에서 싱커볼 투수를 또 만났습니다. 지금까지 오른손 싱커볼 투수를 상대했다면 이번에는 왼손 싱커볼 투수 마크 젭친스키를 상대하게 되었습니다.

 김현수 vs 마크 젭친스키  (출처: MLB.com)

김현수 vs 마크 젭친스키 (출처: MLB.com) ⓒ MLB.com


마크 젭친스키의 싱커는 수평 움직임이 매우 큰 것이 특징입니다. 김현수는 몸쪽으로 파고들어오는 91마일 싱커를 강하게 받아쳤으나 2루수 정면으로 가는 바람에 아웃되고 말았습니다. 타구 속도는 100마일이 나왔고 오클랜드가 수비 시프트를 걸었다면 안타가 될만한 코스였습니다.

김현수가 싱커에 약점을 보이는 것일까요? 올 시즌 구종별 타율 기록을 살펴보면 투심 패스트볼 타율이 0.529, 싱커 타율이 0.400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다만 이 기록을 좀 더 자세히 뜯어보면 싱커의 움직임이 아주 큰 투수들 상대로 나온 안타가 아니었습니다. 수직 움직임 4인치 이상의 싱커에 대해서는 성적이 좋지 못했습니다.

김현수가 이번 오클랜드를 상대로 부진했던 이유는 바로 구위가 뛰어난 싱커볼 투수를 연이어 상대했기 때문입니다. 김현수는 낙차가 매우 큰 싱커 투수를 상대할 때 약점을 노출했습니다. 워낙 타격기술이 뛰어난 타자이니만큼 대처법 역시 빠른 시간 내에 찾을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김현수를 상대하는 팀들의 집중적인 공략이 예상됩니다.

[기록 및 내용 참조 : MLB.com, 팬그래프, 베이스볼젠, ESPN, 브룩스베이스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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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 양승준 메이저리그 필진 / 정리·편집 :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프로야구 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 객원필진/웹툰작가를 모집합니다. [kbr@kb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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