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9월 4일 홍대새교회 주일예배 설교 영상.
 9월 4일 홍대새교회 주일예배 설교 영상.
ⓒ 홍대새교회

관련사진보기


한 유명 개신교 목사가 설교 중 한국의 저출산 현상의 해법을 제시했다. '청년들을 핍박·학대하고 가난하게 만들면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지난 4일 서울 상수동 홍대새교회에서 열린 주일예배에서 설교에 나선 전병욱 목사는 '계산이 들어가면 마음이 완악해진다'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의 전체적인 맥락은 '하나님이 주시는 생명의 힘으로 핍박을 돌파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가난하게 만들면 애가 막 쏟아져 나온다"


전 목사는 구약 성서에 이집트에서 유대 민족을 말살하려는 파라오의 핍박을 받은 유대인들이 오히려 수적으로 크게 번성하였다는 대목과 저개발국·개발도상국의 출산율이 높고 선진국의 출산율이 낮은 현상을 연결했다. 전 목사는 "빈민가 가면 애들만 많아요, 우리 가난할 때 애를 많이 낳았어요, 부자일 때 애를 많이 낳았어요?"라고 물었다.

전 목사는 이어 "지금 청년들 애 많이 낳게 만드는 방법, 핍박과 학대나 가난하게 만들면 애가 막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설교 내용을 보면 교인들을 웃기거나 주의를 끌기 위한 발언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은 해당 발언이 나온 설교 내용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을 학대하고 핍박하니까 더 번성하는 거예요. 여러분 경험해 보셨죠. 제3국가에서 애를 많이 낳아요, 선진국에서 애를 많이 낳아요?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거 같은데. 어디서 애를 더 많이 낳죠? 제3국가에서 훨씬 더 애를 많이 낳죠. 빈민촌에서 애를 많이 낳아요, 부촌에서 애를 많이 낳아요? 부촌에서 애를 많이 낳는다고요? 가 봐요, 애 소리 들리나. 안 낳아요. 빈민가 가면 애들만 많아요. 우리 가난할 때 애를 많이 낳았어요, 부자일 때 애를 많이 낳았어요?

지금 청년들 애 많이 낳게 만드는 방법, 핍박과 학대나 가난하게 만들면 애가 막 쏟아져 나올 거라고. 그걸 몰라서 하는 소리예요, 몰라서. 지금 무슨 얘기냐면은, 애를 왜 안 낳느냐면 지금 내 생활수준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거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애들한테 돈 투자하면 안 된다는 거에요. 내가 써야지. 그 안에 이기심을 못 느끼십니까? 근데 그렇게 말하면 또 억울하잖아. 그러니까 사회 탓을 해야지. '애를 어떻게 키워, 이 돈 갖고'. 그러면서 자기 할 짓은 다 하고. 언제나 그랬어요, 언제나.

우리 교회에서도 결혼을 안 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금년에 결혼 되게 많이 한 거 아시죠, 작년부터. 제가 바로(파라오)왕의 전략을 반대로 썼죠. '결혼하라'고 절대 얘기 안 했어요. 딱 만나는 순간, '넌 결혼 끝난 거 같은데. 혼자 살아. 선교나 다니면서 그 열정을 가지고 헌신하자'. (그러면) 얼굴이 새파랗게 질리면서 '내가 포기했다는 말 안 했는데요?' 막 이러고. 그러더니 눈이 팍 낮아지고 사람이 보이기 시작하더니만 막 쏟아져서 결혼해요. 바로에게 배운 지혜입니다. 반면교사, 반면교사. 언제나 그래요. 핍박하면 결혼해요. 하지 말라고 하면 해요.

부모님들도 자녀들 빨리 결혼시키고 싶으면 혼자 살라고 해요. '혼자 살아' '결혼 뭐하러 하니?' 그러고. 막 방해하고. 만나면 못 만나게 하고, 자꾸 용돈 대주고 하니까 애들이 안 하려고 그래요. 똑같은 얘기죠. 생명은 박해와 학대를 뚫고 나가서 산다는 거에요"

사회학적으로 저개발국과 선진국의 출산율 차이는 각 사회의 경제개발 수준, 여성들이 받는 교육의 수준, 사회에서의 양성평등 정도 등의 차이로 설명된다. 또 개발도상국 이후 단계에서는 의료·복지수준, 주거·교육비용 등도 출산율과 상관관계가 있다.

전 목사는 이 설교에서 저출산의 원인을 생활수준을 유지하려는 청년들의 이기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높은 청년 실업률과 감당하기 힘든 주거비용, 교육비 부담 등을 호소하고 있는 한국의 청년들의 현실을 도외시하면서 오히려'더 힘들게 만들라'고 주장한 것이다.


태그:#전병욱, #홍대새교회, #출산율, #청년
댓글5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좋은 사람'이 '좋은 기자'가 된다고 믿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에디터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