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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마친 뒤 고인의 사진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학생들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서 열린 고 백남기 농민 추모대회를 마친 뒤 고인의 사진을 들고 거리행진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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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기씨의 사망을 '병사'로 기록한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사망진단서가 정해진 지침을 어겼다는 대한의사협회(아래 의사협회)의 공식 입장이 나왔다. 의사협회는 5일 공식 진단서 작성 기준인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을 근거로 백씨의 사망진단서가 갖는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의사협회는 백씨의 직접사인을 '심폐 정지'로 기재한 서울대병원 사망진단서의 문제점을 거론했다. 의사협회는 "사망하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은 사망의 증세라고 할 수 있고, 절대로 사망원인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심폐 정지가 직접 사인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실제 의사협회의 관련 지침을 살펴보면 "사망진단서에서 가장 흔한 오류 가운데 하나가 직접사인으로 죽음의 현상을 기재한 것"이란 내용이 담겨있다.

"백남기 사망 원인은 '급성 경막하 출혈'"

백씨가 사망한 종류가 병사로 기재된 점에 대해서도 의사협회는 "사망의 종류는 직접적인 사인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선행 사인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백씨의 선행 사인인 '급성 경막하 출혈'이 그의 사망 원인이란 말이다. 

또 의사협회는 "사망원인이란 사망을 유발했거나 사망에 영향을 미친 모든 질병, 병태 및 손상과 모든 이러한 손상을 일으킨 사고 또는 폭력의 상황을 말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를 함께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사협회는 "이번 사건을 통해 의료현장의 각종 진단서가 공정하고 충실한 근거를 갖추며, 무엇보다도 진실을 바탕으로 작성돼야 한다는 기본 원칙이 충실히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5년 3월 의사협회가 발간한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은 의사들이 진단서 작성 과정에서 쉽게 범할 수 있는 오류를 줄이기 위한 일반적 원칙과 법률 등을 담고 있다.

다음은 '고 백남기씨 사망진단서 논란 관련 대한의사협회 입장' 전문이다.

우리협회가 2015년 3월 발간한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 최신판은 의료현장에서 필요한 각종 진단서의 올바른 작성방법을 제시한 지침이다. 故(고) 백남기 씨 사망진단서와 관련해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을 기준으로 논란이 되는 부분을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직접사인을'심폐정지'로 기재한 점이다.

사망진단서에서 가장 흔한 오류 가운데 하나가 직접사인으로 죽음의 현상을 기재하는 것이다. 사망하면 당연히 나타나는 현상은 사망의 증세라고 할 수 있고, 절대로 사망원인이 될 수 없다.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 52~53쪽)

둘째, 사망의 종류를 '병사'로 기재한 점이다.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에 따르면 사망의 종류는 직접적인 사인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라 선행 사인으로 결정해야 한다. 고인의 경우 선행 사인이 '급성 경막하 출혈'인데 사망의 종류는 '병사'로 기재돼 있다. 외상성 요인으로 발생한 급성 경막하 출혈과 병사는 서로 충돌하는 개념이다.

사망원인(死因, COD;Cause of Death)은 "왜 사망하였는가"에 해당하고, 의학적인 이유이며, 사망원인에 해당하는 진단명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를 따라야 한다(의료법 시행규칙 제9조 제3항). 또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의한 바에 따르면, 사망원인이란 사망을 유발했거나 사망에 영향을 미친 모든 질병, 병태 및 손상과 모든 이러한 손상을 일으킨 사고 또는 폭력의 상황을 말한다. (진단서 등 작성․교부지침 40쪽)

이번 사건을 통해 의료현장의 각종 진단서가 공정하고 충실한 근거를 갖추며, 무엇보다도 진실을 바탕으로 작성돼야 한다는 기본 원칙이 충실히 지켜질 수 있기를 바란다.

2016. 10. 05.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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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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