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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옥상 화백 , '박근혜-최순실게이트 무덤' 퍼포먼스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7,449명, 288단체 참여)이 4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우리 모두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철저수사, 책임자 처벌, 국회 청문회 실시, 차은택-김종 구속수사, 최순실-차은택-김종 문화부역자 사퇴, 예술검열, 문화행정 파탄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임옥상 화백이 '박근혜-최순실게이트 무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권우성
"박근혜 퇴진" 천막 강제철거하는 경찰 시국선언 뒤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 '박근혜 퇴진' 천막을 설치하자 경찰들이 강제철거하고 있다. ⓒ 권우성
"박근혜 퇴진" 천막 강제철거하는 경찰 시국선언 뒤 참가자들이 광화문광장에 '박근혜 퇴진' 천막을 설치하자 경찰들이 강제철거하고 있다. ⓒ 권우성
"자괴감 느끼지 말고 즉각 대통령직에서 내려와라"

4일 오전 11시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두 번째 사과가 담긴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던 시각,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장군 동상 앞에서는 문화예술인 100여 명이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을 개최했다. 1시간여 원로 예술인들 및 분야별 대표 예술인들의 규탄 발언 이후 캠핑촌을 만들기 위해 텐트를 설치하는 등 긴급행동에 돌입했고 이를 막는 경찰병력과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화연대,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한국작가회의, 예술인소셜유니온 등을 중심으로 모인 '우리 모두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는 이날 10여 명의 원로 예술인들의 규탄발언과 함께 '박근혜 퇴진! 국회청문회 실시! 최순실-차은택-김종 문화부역자 사퇴! 예술검열 문화행정 파탄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엄싹' 돼서 썩어 문드러진 늪 빠져 나가자

이 자리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김정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고영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송형종 서울연극협회장, 신학철 화가, 권병길 연극배우, 이도원 만화가, 김하은 동화작가, 김조광수 영화감독, 정세훈 시인(한국작가회의), 세월호 유가족인 유민아빠 김영오씨 등이 참석해 박근혜 정부 규탄 발언을 이어나갔다.

백기완 소장은 "언 땅을 뚫고 나오는 싹, 메마른 땅을 뚫고 나오는 싹을 '엄싹'이라고 한다. 썩어 문드러진 늪에서 싹이 나오는 것이다. 오늘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 보니까 절대 물러날 생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하며 "이럴 땐 어떻게 해야겠나, 엄싹이 일어나야 한다. 엄싹은 누구인가, 시민이면서 아울러 예술가들"이라고 독려했다.

연극계 대표로 나온 원로배우 권병길씨는 "5% 지지율인 대통령이 전국 시청률 최고인 상황은 한마디로 블랙코미디다. 박근혜씨는 연기를 잘한다. 연기 만만치 않다. 국민들이 이 연기에 속아넘어가면 안 된다. 동정하지 마라, 절대 동정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60대 이상의 노인들이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에게 70~80% 표를 몰아줘서 대통령을 만들었는데 그들의 논리 중에 하나가 '박근혜가 불쌍하지 않나, 아버지 어머니 다 죽었는데 불쌍하지 않나'하는 것이었다"고 말하며 "담화문 발표하는 자리에서 또다시 동정을 얻어서 계속 이 나라를 망친 새누리당 집권시키기 위한 공작이 시작됐다가는 것을 느꼈다"고 열변을 토했다.

영화 미디어운동 대표이자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고영재씨는 "사실 박근혜 대통령은 블랙리스트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지난 4년동안 우리가 착각을 했던 것이다. 영화 '소수의견'이 축소 개봉되고 진보적 영화들이 투자를 못 받았을 때 블랙리스트가 있나보다 생각했었지만 우리의 착각이었다"고 말하며 "오로지 순실리스트, 은택리스트 그들이 하는 일에 보장을 해주는 일에만 관심이 있었다"며 분노했다.

"전국에 있는 시나리오 작가들이 글을 못 쓰고 있다. 어떻게 글을 써도 스펙터클 하지 않다. 블록버스터 영화 수입사들도 난리가 났다. 겨울에 개봉해야 될지 고민하고 있다. 현실이 영화를 압도하고 있다"고 자조했다.

세월호 유가족 유민아빠 김영오씨는 박근혜 대통령의 2차 사과 담화문에 절대 속지 말 것을 당부했다.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에 속지 마십시오. 검찰은 중립수사기관이 아닙니다. 박근혜 정권을 보호하는 기관일 뿐입니다.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박근혜 7시간'이 다시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굿을 했다는 설, 보톡스를 맞았다는 설, 정윤회와 있었다는 설 이런 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박근혜의 7시간은 당연히 업무시간입니다. 업무시간에 업무 안보면 직무유기인데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유기에 304명이 죽었습니다. 미필적 살인죄가 적용됩니다. 박근혜는 살인범입니다."

김씨는 또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무섭고 두려운 것이 바로 시간이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목숨을 내놓고 단식을 해서 교황을 만나고 많은 국민을 깨웠다.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으로 올라왔지만 시간이 흐르다보니 촛불이 하나둘씩 꺼져갔다. 그래서 시간이 제일 무섭다"고 말하며 "최순실 게이트가 터져서 다시 대학생 청소년들이 시국선언 하고 있지만 2년전처럼 시간이 흘러서 더 이상 촛불이 꺼지지 않길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호소했다.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7,449명, 288단체 참여)이 4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 '우리 모두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예술행동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철저수사, 책임자 처벌, 국회 청문회 실시, 차은택-김종 구속수사, 최순실-차은택-김종 문화부역자 사퇴, 예술검열, 문화행정 파탄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했다. ⓒ 권우성
임옥상 화백 , '박근혜-최순실게이트 무덤' 퍼포먼스 임옥상 화백이 '박근혜-최순실게이트 무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권우성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시국선언 문화예술인들이 광화문광장에 설치한 '박근혜 퇴진' 천막. ⓒ 권우성
288개 단체 7449명 시국선언 참여...'캠핑촌 농성' 몸싸움도

이날 시국선언에 참여한 문화예술인은 288개 단체 7449명이다. 시국선언문 낭독과 함께 주최 측은 5가지 향후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1일부터 진행 중인 '박근혜 퇴진! 문화예술인 1인시위', 10일 낮 세종로공원 및 세월호광장에서 '문화예술난장 및 만민공동회', 11월말 예정인 '박근혜정부 예술검열 및 문화행정 파행 관련 국회토론회', 최순실-차은택-김종 문화부역자 조사 및 기록 공개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낮 12시 9분쯤 긴급행동에 나선 문화예술인들이 이순신동상 앞에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려 하자, 100여 명의 경찰이 이를 저지하고 나서 순식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후 종로경찰서 소속 경찰차량에서 자진해산 요청 방송이 2~3번 거듭됐고 캠핑촌을 설치하려는 문화예술인과 경찰간의 대치는 2시간 가까이 계속됐다.

이 가운데 미술계 원로 임옥상 작가는 박근혜 대통령, 최순실, 차은택 등 문화예술계를 망친 이들의 얼굴 사진을 바닥에 깔아놓고 붉은 페인트로 칠을 하는 퍼포먼스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송경동 시인은 "전세계 유례가 없는 캠핑촌 농성을 진행하게 된 것은 도저히 집에 가만히 앉아서 TV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인들이 먼저 짐을 싸서 뛰쳐나와 텐트를 치고 박근혜 퇴진 때까지 농성을 펼칠 것이다. 시민들도 모두 광장으로 나와서 함께 해달라"고 덧붙였다.
"박근혜 퇴진" 깃발과 청와대 '박근혜 퇴진' 깃발이 휘날리는 뒤로 청와대가 보이고 있다. ⓒ 권우성
청와대 방향 스크럼 짜고 봉쇄한 경찰 시국선언을 마친 뒤 '박근혜 하야' 천막을 광장에 설치하자 스크럼을 짠 경찰들이 청와대뱡향을 봉쇄하고 있다. ⓒ 권우성
태그:#시국선언, #문화예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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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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