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 영화의 바다로...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개막작 상영을 지켜보고 있다.
올해 영화제는 69개국에서 301편의 영화가 초청돼 부산 영화의전당, CGV센텀시티, 롯데시네마센텀시티, 메가박스 등 5개 극장 34개 스크린에서 오는 15일까지 상영된다.

10월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 수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개막작 상영을 지켜보고 있다. ⓒ 유성호


문화예술계 인사들에 대한 블랙리스트 작성 등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정책 전반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015년 부산국제영화제 예산 삭감에도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2015년 당시에도 영화계 안팎에서 "2015년 부산영화제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은 문화체육관광부보다는 청와대의 지침인 것 같다"는 이야기가 돌았었다.

이에 대해 당시 사정에 밝은 영화계 관계자는 "위에서 아예 예산을 주지 말라는 0원 지침이 내려온 것으로 들었다"며 "그럴 경우 파장이 너무 심할 것 같아 실무진에서 당시 장관에게 우려를 전달했고, 결국 장관이 나서 해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측 관계자 역시 당시 상황에 대해 "어디서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부분 맞는 이야기"라고 인정했다. 이 관계자는 '윗선이 청와대였냐?'는 물음에 "굳이 꼭 어디라고 말하지 않아도 뻔한 사실 아니냐"고 말했다.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감사원과 부산시의 감사 등 부산영화제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 이어졌고, 2015년에는 15억 원 안팎이던 정부 지원 예산이 8억으로 대폭 삭감되면서 정부 차원의 보복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부산영화제 예산은 올해도 9억 5천만 원으로 소폭 증가하긴 했으나 예년 대비 3분의 2 수준이었다.

당시 영화진흥위원회는 논란이 커지자 절차적으로 문제없는 정당한 심사임을 강조하며 외부의 압력 의혹을 부인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역시 영진위의 자체적인 심사를 통한 결정으로 간섭한 일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심사위원이 친 정부측 인물들로 주로 구성됐고, 사실상 삭감 방향이 잡힌 상태에서 형식적인 심사를 한 것이 공개된 회의록을 통해 드러나면서 큰 파장이 일었다. 특히 올해 심사위원 중에는 지난해 심사 논란을 일으켰던 인물이 또 다시 참여해 논란을 증폭 시켰다. 이미 위에서 결론을 내려놓고 하는 형식적으로 심사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 국내 영화계의 시선이었다. (관련기사 부산영화제 지원 공정? 영진위 회의록 살펴보니)

 26일 오전 부산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용관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자잉 판결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14년 <다이빙벨> 상영에 따른 정치적 탄압 논란 속에 기소돼 지난 10월 26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용관 전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 성하훈


블랙리스트 논란 조윤선 장관에 영화계 의심 눈초리

예산 삭감과 별개로 온갖 압박 속에서도 <다이빙벨> 상영을 강행했던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은 올해 서병수 부산시장에 의해 부산영화제에서 쫓겨났고, 감사원 감사에 이은 부산시의 고발로 검찰에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한편 영화계는 당시 삭감과 관련해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당시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과 정무수석실 산하 국민소통비서관이었던 정관주 1차관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들이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주무부서 장관들로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조 장관은 "그동안 일하면서 좀 더 면밀히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부족했던 것을 인정한다"며 "국민 여러분게 이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몸을 낮췄다.

문화예술계 불랙리스트 작성자로 지목되고 있는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 주무부서 장관들로서 사과의 뜻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한겨레>는 지난 7일 전직 문체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가 담당업무를 추진하는 교문수석실이 아닌 정무수석실에서 내려왔다'고 보도했다. 이어 "당시 세월호 사건을 다룬 다큐영화 <다이빙벨>의 부산영화제 초청 불허 논란과 광주비엔날레에서 홍성담 작가의 박근혜 대통령 풍자화 전시 불허 파문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한겨레> 보도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는 관련된 의혹들을 모두 부인했다. 조윤선 장관과 정관주 차관은 7일 공식입장을 통해 "기사 내용은 명백한 오보이며, 이에 대한 언론중재위원회 정정 보도 청구를 포함한 법적 대응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 문체부 관계자는 8일 "부산영화제 예산 삭감도 장관이 청와대에 있을 때 나선 것이냐"는 <오마이스타>의 질문에 "보도자료에 밝힌 그대로이며, 언론에서 제기하는 의혹은 장관과 상관없다"고 일축했다.

부산영화제 이용관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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