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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 11월 3주차(13~14일)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결과.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 11월 3주차(13~14일)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조사결과.
ⓒ 알앤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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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5% 지지율'을 차곡차곡 뺏어가는 정치인이 있다. 아니 국민의 민심이 만든 결과이니, 다른 주자들의 지지율을 뺏는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아니다. 이미 1위로 올라선지 오래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아래 더민주) 전 대표의 속내는, 관망해 봐야 한다. 16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 반기문 유엔총장과 함께 '빅3'에 올라선 이재명 성남시장 얘기다.

여론조사기관 '알앤서치'가 16일 발표한 11월 셋째 주 정례조사에 따르면, 차기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이 최초로 '빅3'에 이름을 올렸다(13~14일 이틀간 전국 성인 1천135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 RDD 자동응답 방식. 전체 응답률은 6.7%,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2.9%p). 지지율은 10.9%, 지난주에 이어 1.3%p 상승해 10%선도 최초로 돌파했다.

1위는 22.1%로 4주 연속 선두를 고수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2위는 18.1%를 기록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었다. 이재명 성남시장을 제외한 중위권 그룹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8.1%로 4위를, 박원순 서울시장이 5.5%로 5위를 기록했다.

이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4.4%), 안희정 충남도지사(3.8%), 손학규 전 민주당 상임고문(3.6%),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3.0%), 오세훈 전 서울시장(2.7%), 남경필 경기도지사(1.8%), 김부겸 민주당 의원(1.2%) 순이었다. 주목할 점은 '100만 촛불'이 모였던 지난 12일 이후 지지율 변화라 할 수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의 뚜렷한 지지율 상승은 여타 조사기관의 여론조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대선주자 지지율 10.9%.. 최초 빅3 입성한 이재명

이재명 성남시장. 사진은 지난 10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이재명 성남시장. 사진은 지난 10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시민 촛불' 집회에 참석했을 당시 모습.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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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표의 '최순실 사태'에 대한 스탠스가 애매모호한 반면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이재명 시장에게 야권성향의 지지자들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문 전 대표나 안 전 대표의 지지율에 타격을 줬다."

알앤써치 김미현 소장의 분석이다. 불과 3주전 5.3%로 중위 그룹에 속해 있던 이 시장의 지지율이 안철수 전 대표를 제치고 3위에 올라선 것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JTBC의 '최순실 태블릿 PC' 보도와 촛불 광장의 여파로 풀이된다. 야권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정치인 중 가장 먼저 '박근혜 하야'에 이어 '박근혜 탄핵'을 주장한 것이 바로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이미 감지된 바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일 발표한 월례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도 이재명 성남지사는 지난달보다 3% 상승한 8%를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월례조사인 만큼 주 단위의 여론을 반영하긴 힘들지만, 분명 눈에 띄는 상승폭이었다. 이 조사에서 반 총장이 1위(21%), 문 전 대표가 2위(19%), 안철수 전 대표가 3위(10%)였다.

지난 14일 발표된 리얼미터의 11월 2주차 주간집계에서도 이재명 시장은 3위인 안철수 전 대표를 바싹 위협했다. 문 전대표가 21.4%로 1위, 반 총장이 17.2%로 2위를 차지한 가운데, 안철수 전 대표가 10.2%로 3위를, 이재명 성남시장이 9.0%로 4위를 기록한 것이다.

리얼미터 주간 조사가 지난 11일까지 5일간 진행된 것을 감안하면, 12일 '100만 광장'의 그 민심이 반영되는 셋째 주 주간조사의 지지율은 또 어떻게 요동칠지 지켜볼 대목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알앤서치 주간조사와 같이 '빅3'에 올라설지 말이다.

'인파 속으로'가 이재명의 지지율의 기반?

더불어민주당이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12일 오후 2시 청계광장 일대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추미애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김종인 전 대표 등 전현직 당 지도부와 문재인 전 대표,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권주자, 다수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이들을 포함해 3만여 명의 당원이 규탄대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12일 오후 2시 청계광장 일대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추미애 대표, 우상호 원내대표, 김종인 전 대표 등 전현직 당 지도부와 문재인 전 대표,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권주자, 다수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이들을 포함해 3만여 명의 당원이 규탄대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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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총궐기가 열린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은 오후 2시 청계광장 일대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추미애 대표를 비롯해 우상호 원내대표, 김종인 전 대표 등 전현직 당 지도부와 문재인 전 대표, 김부겸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대권주자와 다수의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더민주 측은 3만여 명의 당원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어둠이 깔린 오후 8시께, 100만 인파가 민중총궐기 본 문화공연에 집중하는 사이 청계광장 주변에서는 "이재명"을 연호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민주의 규탄대회에 참석한 이재명 시장이 인파 속으로 합류한 것이다. 시민들의 스마트폰 플래시가 터지는 와중에 이재명 시장은 정치연설을 이어나갔다.

가수 정태춘의 공연이 한창이던 그 시각, 일군의 시민들은 이재명의 얼굴을 보기 위해 몰려 들기도 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정국 와중에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재명 시장의 지지율이 설명되는 대목이다.

이재명 시장은 앞서 규탄대회에서도 "온 국민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집회에 참여했다"며 "국민의 한 사람"을 강조한 바 있다. 이렇게 "국민혁명"을 주장하고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은 또 지난 7일 오전 <오마이뉴스> '장윤선·박정호의 팟짱'에 출연, 탄핵과 역풍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런 논리를 펼쳤다. 

"국민의 뜻을 거스를 때 역풍을 맞는 것인데, 국민의 요구가 탄핵이기에 야당이 탄핵해도 역풍은 없다. 만약 여당이 거부해서 탄핵하지 못하면 그 책임(역풍) 새누리가 질 것이고, 새누리가 찬성해 탄핵이 이루어져도 그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쪼개지게 돼, 그 자체가 책임지게 되는 결과가 될 것이다. 탄핵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부결하면 그 역풍은 헌재가 맞을 테고."

<조선>도 인정? '국민혁명' 이재명 행보, 탄력 받나

이재명 성남시장이 16일 오후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16일 오후 대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다고 말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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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기대 높아지니 더 국민 뜻을 존중해야겠지요? 박근혜 퇴진과 자유 평등 넘쳐나는 공평한 민주공화국 건설에 더 힘 쓰겠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16일 오전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이다. 첫 대선주자 '빅3' 진입에 대한 소감이었다. 그리고 "이런 건 자랑해도 되지요? 잘한 건 사실이니까^^;"라며 16일자 디지털조선일보 기사 ([2016 대한민국 최고경영자 대상] 이재명 성남시장)를 링크 했다. 

"경기도 성남시는 1973년 시 승격 이후 100만 명에 육박하는 인구와 함께 재정 위기를 효과적으로 극복한 수도권 대표 복지 도시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보편적 나눔 복지, 시민이 참여하는 열린 행정 및 지속적 일자리 창출을 지향하는 성남시는 이재명 시장이 2010년 민선5기 성남시장으로 당선된 직후, 판교특별회계 지불유예를 선언하며 대부분의 사업을 과감하게 축소하거나 취소했다. 이러한 긴축재정 운영으로 2010년 1365억 원, 2013년 520억 원을 정리해 재정을 안정화했다."

<조선일보>의 이 기사는 민선6기 이재명 시장이 이끄는 성남시가 재정과 복지, 소통 면에서 우월한 시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전통적인 의미의 우호적인 시정 소개 기사다. 'SNS 전사'로 불리는 이 시장이 과거 직접 대립각을 세웠던 그 조선일보의 기사라니, 격세지감을 느끼게 하는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16일 오후, 이재명 성남시장은 재차 "박근혜 대통령은 중대범죄 행위 주범이므로 대통령직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여성위원회 발대식을 앞두고 한 기자간담회에서다. "대통령직을 면하고 청와대를 나서는 순간 박 대통령을 구치소에 보내야 한다"고도 했다. 여전히 강한 발언들이다. 그는 "헌법이 보장하는 탄핵절차를 국회가 밟는 게 맞다"고 재차 강조했다.

혹자는 '이재명 바람'에서 2002년 대선 당시 10% 미만의 지지율로 출발해 '선거 혁명'을 일으켰던 고 노무현 대통령을 떠올리기도 한다. 특히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열어 젖힌 '광장의 정치'에 가장 근접해 있는 대권주자 역시 이 시장이기도 하다.

특유의 직설 화법과 '파이터 기질', 스스로를 변방 정치인이라 부르는 등 몇몇 우려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SNS 정치'로 소통한 결과이기도 하다. 심지어 이 시장은 최근 출연한 SBS 예능 프로그램의 <양세형의 숏터뷰>에 출연하기도 했다. 정치인으로서는 표창원 더민주 의원에 이어서다.

"이재명 시장은 하야하라는데 문재인 전 대표는 왜 하야를 말하지 않느냐며 답답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고 문재인 전 대표가 하야를 반대하는 건 아니다. 문 전 대표는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고 본다.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의 지지자들이 너무 싸운다. 그렇게 하지 말자."

지난 10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디지털소통위원회 출범행사에 강연자로 나선 정청래 전 의원이 발언이다. 그 만큼 더민주 내에서도 이재명 시장의 야권 성향 지지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반증으로 풀이된다. 특히나 이번 국정농단 사태의 해법에 따라 야권주자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확 갈릴 수도 있다. "국민혁명"을 표방한 이재명 시장의 "국민 속으로" 행보가 '박근혜 퇴진' 국면에 어떻게 기여할지 관심이 모아지는 시점이다.

* 본문에 언급된 여론조사 지지율 관련 정보는 각 여론조사 기관 홈페이지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태그:#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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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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