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나이츠가 연패 수렁에 빠지며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11일 안양 KGC전 26점 차 대패를 시작으로 14일 창원 LG전, 16일 인천 전자랜드전에서 잇달아 패하며 3연패다. 시즌 성적은 7승 13패로 리그 8위까지 떨어졌다. 공동 6위인 울산 모비스, 창원 LG와의 격차는 2.5경기 차로 벌어졌으며, 9위 전주 KCC와의 승차는 0.5경기 차로 좁혀졌다.

더 큰 문제는 연패 기간 경기 내용이 무기력했다는 점이다. 최근 SK의 3경기에서는 단순한 3연패 이상의 답답함이 자욱하다.

SK는 지난 3경기에서 평균 1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동안 평균 25개의 어시스트를 내줬다. 상대가 어시스트를 통해 쉽게 공격을 진행한 반면, SK의 공격은 막혔다는 의미다. SK는 어시스트에 의한 쉬운 공격을 만드는 데 실패했고, 그 결과는 무리한 슛으로 이어졌다. 3연패 기간 SK는 고작 38.0%의 야투 성공률을 기록했다.

 SK는 공교롭게 '슈퍼루키' 최준용의 부상 이후 3연패 수렁에 빠졌다.

SK는 공교롭게 '슈퍼루키' 최준용의 부상 이후 3연패 수렁에 빠졌다. ⓒ 서울 SK 나이츠


공교롭게 SK의 최근 연패 기간은 'KBL의 강백호'라 불리는 슈퍼 루키 포워드 최준용의 부상 기간과 정확히 겹친다. 최준용이 경기 도중 부상을 당한 안양 KGC전을 기점으로 SK의 경기력은 급격히 하락했다.

최준용은 200cm의 신장과 준수한 드리블 능력을 지닌 다재다능한 선수다. 특히 그의 과감한 돌파 능력은 SK에 큰 도움이 됐다. 김선형 대신 속공을 주도하기도 했고, 정체된 상황에서 돌파로 여러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는 이 돌파 능력을 바탕으로 김선형에 이어 팀에서 2번째로 많은 41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런 최준용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그가 만들어내던 많은 찬스들은 홀연히 사라졌다. 김민수가 3연패 기간 평균 11.7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골 밑 공백은 메웠지만, 최준용의 과감한 돌파 능력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찬스들은 재현해내지 못했다.

 11일 안양 KGC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최준용. 그의 공백은 SK 공격력에 심각한 타격이다.

11일 안양 KGC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한 최준용. 그의 공백은 SK 공격력에 심각한 타격이다. ⓒ KBL


최준용의 이탈 이후 SK의 공격 루트는 상당히 단조로워졌다. 골 밑의 심스에게 공을 전달한 뒤 포스트업을 기대하거나 리틀의 1대1 능력에 기댔고, 그것도 아니라면 외곽에서 공을 돌리다 외곽슛을 난사하기 일쑤였다. 과감한 돌파와 그에서 파생되는 2차 찬스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공은 외곽에서 겉돌았고, 간혹 골 밑에 투입되더라도 되돌아오지 않았다.

 시즌 첫 17경기, 그리고 최근 3경기 SK의 성적

시즌 첫 17경기, 그리고 최근 3경기 SK의 성적 ⓒ KBL 홈페이지


3연패 기간과 그 이전 SK의 성적을 비교해 보면 최준용의 공백 여파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SK의 패인은 수비가 아닌 공격. 리바운드는 오히려 늘었고, 실점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득점이 평균 10점 이상 줄어들었다. 2점 성공률, 3점 성공률도 눈에 띄게 줄었고, 앞서 지적하였듯 어시스트의 문제도 보인다.

SK가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SK의 주전 멤버들은 대부분 '과감한 돌파'와는 거리가 멀다. 변기훈, 김민수, 이현석 등은 돌파보다는 외곽슛 일변도의 선수들이고, 심스와 송창무는 골 밑이 주 영역이다. 심스와 송창무는 포스트업 후 결정력이 그리 좋지 않으며, 이들의 입맛에 맞게 공을 투입해 줄 선수도 없다 보니 점점 공격이 외곽에 치우칠 수밖에 없다.

단신 외국인 선수인 마리오 리틀 역시 돌파보다는 외곽 슛에 강점이 있는 선수다. 돌파를 시도할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그는 파생 찬스를 만들기보다는 자신의 득점에 주력하는 경우가 많다. 그가 돌파 뒤 밖으로 빼주거나 빅맨을 이용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최근 돌파의 적극성이 떨어진 김선형이 보다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는 있겠지만, 이 역시 일시적인 방편 이상은 되기 어렵다. 김선형은 현재 백업 선수도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경기 당 35.4분을 소화하고 있는 상태. 충분히 많은 역할을 해내고 있는 그에게 '더 공을 가지고 더 뛰어라'라고 주문하는 것도 무리다.

 SK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최준용의 복귀 뿐이다.

SK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최준용의 복귀 뿐이다. ⓒ KBL


결국, 단기간에 뚜렷한 대책이 나오기란 쉽지 않다. 기존 그 역할을 해냈던 최준용의 복귀, 그 외에 마땅한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SK로서는 향후 2주 동안 오매불망 그의 복귀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연패 수렁에 빠진 SK, 그리고 점점 짙어지는 최준용에 대한 그리움. 아이러니하게도, 부상 공백 중인 지금 '슈퍼루키'의 존재감이 더욱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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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계민호 기자, 정리: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스포츠미디어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기록 사용 및 후원 문의 [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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