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5촌간 살인사건에 대해 재조명했다. 육영재단의 박근혜 남매간 이권다툼과 5촌 조카 살인 사건에 숨겨진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게 될 것인가?

17일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5촌간 살인사건에 대해 재조명했다. 육영재단의 박근혜 남매간 이권다툼과 5촌 조카 살인 사건에 숨겨진 비밀들이 조금씩 드러나게 될 것인가? ⓒ SBS


'죽거나 혹은 죽이거나' 누군가 배후에 의해 지시를 받고 죽거나 죽인 것이 아닐까? 이러한 의심이 드는 당시 정황들, 17일 <그것이 알고 싶다>(아래 <그알>)는 '대통령 5촌간 살인사건 미스터리'에 대해 역으로 따라가며 추적했다.

박근혜 5촌 조카들, 의문의 살인과 자살

18대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둔 2011년 9월 6일의 새벽, 참혹하게 살해된 한 건장한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시체의 신원은 당시 한나라당 대선 후보인 박근혜의 5촌 조카 박용철이었다. 박용철은 캐나다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 박근혜의 또 다른 5촌 조카인 박용수가 범인이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즉, 평소 박용철과 금전 관계로 갈등을 빚던 박용수가 계획적으로 박용철을 살해했다는 것이다.

사건의 진행은 이렇다. 박용수는 박용철과 '스텝바'라는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신다. 박용철은 만취가 되고, 박용수는 대리기사를 불러 차로 이동한다. 그런데 박용수가 대리기사를 갑자기 내리게 하고, 만취된 상태로 뒷자리에 뻗어 있던 박용철을 태운 채 북한산 입구로 운전한다. 그곳에 차를 세우고 칼로 박용철을 8차례 찌르고, 차 밖으로 끌어내 머리를 손망치로 수차 가격하여 살해했다는 것이다. 박용수는 박용철을 살해한 후, 야밤에 북한산을 올라가 스스로 목을 매고 자살했다는 것으로 경찰은 수사를 마무리 지었다.

<그알>팀은 법의학자, 프로파일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경찰수사에 여러 의문점을 제기했다. 유도선수 출신의 100Kg이 넘는 박용철을 왜소한 박용수가 차 밖으로 끌어내어 참혹하게 살해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박용철의 몸에 남은 방어흔이 팔에만 남아 있는 것도 의문이다. 또한 살해에 사용된 흉기들이 아주 찾아보기 쉬운 곳에서 발견됐다는 것도 의구심을 들게 한다.  

술을 마신 장소인 '스텝바'라는 곳은 <그알> 취재결과 존재하지 않았다. 있지도 않은 술집에서 술을 마셨다? 무언가 이상하다. 그리고 박용철과 박용수의 몸에서 검출된 강력한 신경안정제인 졸피뎀. 특히 박용철의 몸에는 매우 많은 양이 검출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박용철을 살해한 박용수의 몸에도 졸피뎀이 검출된 것이다. 또한 박용수가 설사약을 먹었다는 것도 밝혀진다. 그 설사약은 박용수의 위에서 발견된다. 잘 녹게 만들어진 설사약이 위에서 발견되었다는 것은 그가 그 약을 죽기 직전에 먹었다는 것이다. 자살하기 전에 설사약을 먹었다? 이것도 무언가 수상하다. 목을 매 자살을 하게 되면 항문이 열리며 변이 새어 나오게 된다. 박용수가 자살한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설사약을 먹인 것이 아닐까?

육영재단 박근혜-박근령-박지만 남매간 이권 다툼이 원인?

<그알>은 박근혜 5촌 살인 사건과 관련해 육영재단을 주목한다. <그알>은 회계전문가를 통해 육영재단의 재정상태를 분석했다. 육영재단은 회계 문서상으로 깡통 기업이나 다름 없었다. 그런데 육영재단의 사업으로 최소 연간 20억이 들어오고, 이 돈이 누군가의 주머니로 흘러간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부지 포함 자산 규모가 2조에 가까운 육영재단. 박근혜-박근령-박지만 남매는 이 육영재단의 소유권을 두고 조직폭력배를 동원하며 더러운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계속한다. 박근혜와 박지만을 대신해 육영재단 현장 폭력을 이끌었던 사람이 바로 박용철이었다.

여기서 변수가 하나 생긴다. 바로 박근령이 14살 어린 신동욱과 결혼을 한 것이다. 박근혜 남매간 육영재단 분쟁 속에서 신동욱은 중요 변수가 된다. 행동대장 박용철이 주도적으로 나서 마치 공적 행사인 것으로 포장해, 신동욱을 중국으로 초대한다. 중국에서 신동욱은 생명을 위협받는 위험한 상황에 직면한다. 신동욱은 호텔 3층, 좁은 창문 틈 사이로 몸을 구겨 넣어 아래로 뛰어내려 탈출한다. 이는 중국호텔 직원이 예전에 한국 사람 한 명이 3층에서 뛰어내린 적이 있다는 증언으로 입증됐다.

신동욱 제거가 실패로 돌아가고, 박용철은 지인들에게 자신이 박지만에게 토사구팽 당했다고 하소연한다. 신동욱은 박근혜의 미니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자신의 살인교사 미수사건의 배후로 박지만을 계속 언급했고, 결국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다. 박용철은 이를 이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거액의 돈을 주지 않으면, 재판에 나가 박지만이 살인을 교사한 녹취파일을 증거로 제출하고 증언한다고 협박한 것. 박용철은 중요증인으로 2심 재판에 출석을 20여 일 앞둔 그때, 갑자기 살해당한다.

경찰, 검찰 무엇을 숨기는가?

경찰 조사에 따르면 사건 당일 박용철, 박용수와 술을 마신 4명이 있었다고 한다. 4명은 박용철과 박용수의 사이가 나빴다고 증언한다. 그런데 박용철 가족 말에 따르면 박용철과 박용수는 사이가 좋았다고 한다. 금전관계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난다.

차 트렁크에서 회칼이 발견됐지만, 범행에는 사용되지 않았다. 경찰은 한달이 지나서야 박용수가 머물렀던 여관방에서 회칼을 산 영수증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리고 검은 가방 속에 있던 회칼. 지인들에 따르면 평소 박용수는 고급 백팩을 들고 다녔지 이런 검은 가방은 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상한 것이 또 있다. 박용철의 핸드폰을 가족에게 돌려주겠다던 경찰이 핸드폰의 행방에 대해 모른다고 발뺌한 것이다. 핸드폰 속에 박용철이 누군가와 대화한 내용이 들어 있었기 때문은 아닐까? <그알> 제작진은 박용철의 통화내역에 대해 알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검찰은 '기밀'이라 쓰인 회신을 보냈다. 검찰은 박용철의 휴대폰 통화기록을 두고 '오해를 살 여지가 있으므로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한다. 무언가 숨기는 정황이 너무나 뻔히 보인다.  

두바이 박용철 측근 J, 녹음파일이 있다 제보자 X

2014년 9월 박용철의 최측근이라며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에게 연락한 J가 있었다. 김어준 총수는 딴지 벙커1 피디, 주진우 기자와 변호사 2명, <그알> 피디, 한겨레 탐사보도팀 기자, 국회의원 2명 등 총 9명으로 팀을 구성해 두바이로 날아가 J를 만난다.

 그알 취재팀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시사인 주진우 기자, 국회의원들과 두바이로 날아가 박용철의 최측근이었던 J를 만난다.

그알 취재팀은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시사인 주진우 기자, 국회의원들과 두바이로 날아가 박용철의 최측근이었던 J를 만난다. ⓒ SBS


J는 박용철이 박근혜의 최측근이었던 정윤회와 협상을 해 1000만 달러(우리돈 약 110억 원)를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용철이 재판에서 증언을 안 하는 조건, 녹취한 것도 없고 모른다고 말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약속한 돈을 받지 못한 박용철은 애가 탔을 것이라고 J는 말했다.

신동욱의 변호인은 박용철이 녹취 파일을 제출할 것이라고 수시로 협박했다고 전했다. 당시 박근혜는 대통령 선거를 1년여 앞둔 상황이었다. 그의 협박이 박지만 측, 박근혜 캠프에 상당한 부담이 됐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그알>은 박용철의 녹음 파일의 존재에 대해 증언하겠다는 또 다른 제보자 X를 만난다. X는 박용철이 수하로 중국 조선족 두 명을 데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용철은 죽기 전에 조선족 여자에게 노트북과 핸드폰을 보관하고 있으라며 맡겼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박용철이 살해당했다는 것이다.

X는 자신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할 녹취 파일이 들어있는 노트북의 하드디스크를 찍은 사진을 제작진에게 보여주었다. X는 실물을 가진 조선족 여성이 현재 한국에 들어와 있다고 말했다. 신변에 위험을 느끼고 있는 조선족 여성을 대신해 녹음파일의 내용에 대해 알려주겠다는 X. X는 박용철이 누군가와 통화한 파일 3개가 있다고 했다.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던 박근혜에게서 온 전화도 있었다고 한다. X는 급한 사람이 먼저 전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철의 수하였던 조선족 여성이 가지고 있다는 녹취록 파일이 담긴 노트북 하드디스크. 제보자 X는 조선족 여성을 대신해 그알을 만나 하드디스크를 찍은 사진을 핸드폰을 통해 보여주었다.

박용철의 수하였던 조선족 여성이 가지고 있다는 녹취록 파일이 담긴 노트북 하드디스크. 제보자 X는 조선족 여성을 대신해 그알을 만나 하드디스크를 찍은 사진을 핸드폰을 통해 보여주었다. ⓒ SBS


녹취 파일에는 청량리 조직폭력배 이아무개의 이름이 나온다고 한다. 박용철의 죽음에 조직폭력배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정황이 나온다. 박용철의 시신에 남은 자창은 특이하다. 'ㄱ'자 모양, 'V'자 모양의 자창이 여러 개다. 법의학과 교수는 찌른 곳을 연속으로 찔렀거나, 찌른 후 손목을 비틀거나 방향을 바꾼 경우라고 말했다. 소위 칼잡이들의 수법인 것이다.

북한산에 오른 사람은 세 명이었다 

박용철은 법정에서 녹취 파일의 존재를 알린 후 항상 3~4명의 경호원을 대동했다고 한다. 그 중 '짱구파' 황아무개도 있었다. 황씨는 사건 당시 박용철, 박용수와 술자리에 함께했던 4인 중 한 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알>팀은 북한산 용암문 입구에 카운터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사람이 지나갈 때마다 자동으로 체크되는 것이다. 확인 결과 사건 당일 새벽 5시에서 6시 사이에 3명이 출입했던 것이 드러난다. 용암문을 지나 자살하러 북한산 중턱으로 향했을 박용수. 그런데 박용수 말고 또 다른 이들이 있었다? 굉장히 의심이 드는 부분이다. <그알> 제작진은 당시 수사지휘 검사와 통화했고, 이 부분에 관해 물었지만 검사는 회피했다.

 그알팀은 북한산 용암문 입구에 설치된 카운팅기를 발견한다. 확인 결과 사건당일 새벽 무렵에 3명이 통과한 것이 밝혀진다.

그알팀은 북한산 용암문 입구에 설치된 카운팅기를 발견한다. 확인 결과 사건당일 새벽 무렵에 3명이 통과한 것이 밝혀진다. ⓒ SBS


황아무개는 박용철이 죽은 지 1년 뒤 라면을 먹다가 천식으로 죽었다고 한다. 정말 이상한 일이다. 라면을 먹다가 죽다니 의문점이 드는 것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박용철 죽이라 지시했던 사람... 청와대 그분을 암시? 

<그알>은 방송 직전 만난 제보자의 음성을 들려준다. 제보자는 황아무개로 추정되는 인물의 말을 전했다. "형을 죽이란다. 아! 실장님 형을 죽여야 될 거 같아"라는 말. 어떤 형이냐는 물음에, 그는 짜증을 내며 "어떤 형이야, 용철이 형이지. 내가 그쪽으로 줄을 서면 나는 이제 이 거지 같은 옷 다 벗어 버리고 양복을 입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누가 죽이라고 했냐'는 제보자의 물음에 추정 인물은 "있어 XX. ○○○가. ○○○ 알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17일 '그것이 알고 싶다'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예고 화면.

17일 '그것이 알고 싶다'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예고 화면. ⓒ SBS


제보자가 추정 인물과 대화를 나눈 시점은 박용철이 죽기 전이다. 따라서 2011년경일 것이다. 추정 인물은 제보자도 익히 들어봤을 ○○○를 꼭 집어 말한다. 아마 일반인들도 이름만 말하면 알 수 있는 사람일 것이다. 박용철 살인 사건 관련 최종 교사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은 육영재단 분쟁과 관련돼있다. 그 중 일반인들도 잘 알고, 이름 종성에 받침이 없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이다. 소름이 끼친다.

주진우 기자는 이 사건을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취재해 왔고 이 사건으로 인해 고소당하기까지 했다.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도 이미 이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이제 공중파에서 이 사건을 직접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이 사건의 최종 종착지에 있는 악의 근원을 조준한 채 말이다. 향후 이 사건 보도와 관련 <그알>에 어떠한 외부 압력도 없기를 바라고, 특검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최주호 시민기자의 오마이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범죄 피의자 박근혜 박근혜 탄핵 박근혜 5촌 조카 살인사건 그것이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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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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