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사진보기
|
▲ 대구경북 노동시민단체들은 27일 안전간판에 노동자를 비하하고 여성에 대한 혐오의 글을 적은 건설사 앞에서 항의 성명을 발표했다. |
ⓒ 조정훈 | 관련사진보기 |
대구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성희롱'과 '인권침해' 문구가 담긴 안전수칙 홍보 입간판을 내걸어 논란을 빚었던 건설회사가 간판을 철거하고 노동자들에게 사과했다. (관련기사 :
"사고나면, 당신 부인 옆에 다른 남자 잔다")
대구시 수성구 황금동 대형건설사의 아파트 건설현장에 "일단 사고가 나면 당신의 부인 옆에 다른 남자가 자고 있고, 그 놈이 아이들을 두드려 패며 당신의 사고보상금을 써 없애는 꼴을 보게 될 것입니다"는 내용의 안전간판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비난이 일었다.
이후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전국건설노조 대경본부, 대구여성단체연합 등 노동·시민단체들은 지난 27일 아파트 건설현장 입구에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건설노동자를 조롱하고 생명권을 경시하는 내용으로 여성비하와 산업안전 책임 회피"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참가자들은 "건설노동자들의 노동으로 아파트를 지어 팔면서 이 따위 망발을 쏟아낼 수 있느냐"며 "여성에 대한 인식도 천박함을 드러내고 있다. 건설노동자들을 앝잡아보는 건설사에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일자 이 회사는 현장소장을 교체하고 담당자도 즉시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 이어 노동·시민단체 관계자들의 항의방문에 즉시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안전 담당자가 SNS에서 글을 보고 아이디어를 내 입간판을 만든 것으로 안다"며 "아무런 의심 없이 설치했는데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고 즉시 철거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박영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집행위원장은 "건설노동자 가족에 대해 폄하하고 비하하는 내용에 분노한다"며 "앞으로 노동자 혐오로 책임을 전가하지 말고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