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년은 닭의 해이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뛰고 있는 닭띠 선수들은 1993년(계유년)생과 1981년(신유년)생인데, 정유년 한 해가 그들이 더 자리를 잡거나 성적이 더 좋아지는 해가 되길 바란다.

[하나]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1993년 2월 12일생)

 11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1회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삼성 선발 차우찬이 1루수 구자욱과 함께 공수 교대를 위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9월 11일 오후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에서 1회 초를 무실점으로 막은 삼성 선발 차우찬이 1루수 구자욱과 함께 공수 교대를 위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2월 생으로 빠른 년생이지만 구자욱은 음력으로 계유년생 닭띠이다. 2012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고 프로 입성 전 이미 병역의 의무를 해결했고 데뷔 첫 해였던 2015시즌 개막 전부터 준수한 외모로 메스컴의 주목을 받았으며 0.349의 타율을 기록하며 외모 뿐만 아니라 성적도 잘 나오는 야구선수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다. 그 해 구자욱은 강력한 경쟁자였던 김하성을 밀어내고 신인왕이 된다.

2년차 징크스를 우려했던 2016시즌에 들어 초반에 부상으로 잠시 이탈하기는 했지만 결국 8월 들어 규정타석을 채웠고 시즌 마지막엔 0.343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타율은 2015시즌보다 다소 떨어졌지만 출루율이나 장타율은 더 높아졌고 홈런도 2015시즌보다 3개를 더 쳐내며 점점 진화하는 타자임을 보여주었다.

2017 정유년에는 최형우가 떠난 좌익수 자리를 구자욱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2015년에도 좌익수로 출장한 적이 있지만 단 3경기 뿐이고 수비이닝도 적어 아직 수비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발도 빠르고 외야 수비 겅험이 있는 구자욱이기에 그리 어려울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박해민과 함께 외야를 뛰어다닐 구자욱의 정유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둘] NC 다이노스 박민우(1993년 2월 6일생)

 21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4회말 무사 1루 NC 3번 박민우가 안타를 치고 있다.

지난 10월 21일 오후 경남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4회 말 무사 1루 NC 3번 박민우가 안타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NC 다이노스의 주전 2루수 박민우도 닭띠이다. 2013년부터 적은 출장기회에서도 빠른 발을 무기로 베이스를 훔치며 대도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더니 2014년에는 50도루를 성공시키며 그 해 신인왕에 올랐다. 아직은 어리지만 2년 연속 3할 타율을 성공시켰고 2016시즌에는 비록 2015시즌보다 출전 경기는 다소 적었지만 타율은 0.343에 이르렀다.

2루에서 1루로 송구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자칫 입스(yips)에 걸리는 것 아닌가 염려도 되었지만 2016 한국시리즈에서 멋진 수비도 여러 차례 성공시키며 그 우려가 한낱 기우였음을 실력으로 보여준 박민우. 아직도 박민우의 수비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있지만 2016시즌에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를 정도로 물오른 실력을 보였기에 더이상 우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박민우의 2017시즌은 어떻게 될까? 2016시즌이 끝나고 테임즈가 밀워키로 이적하며 타선에서 빠졌다. 이에 NC다이노스는 헐거워진 타선을 보강하기 위해 2017시즌을 앞두고 조평호 코치를 영입했고 다시 한 번 달리는 야구를 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박민우의 2017시즌은 2016시즌보다 더 많이 뛰는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다. 3년간 116도루를 하며 대도가 될 재목임을 보여준 박민우가 2017시즌에 왕년 도루왕 박해민을 제치고 도루왕을 차지할 수 있을까?

[셋] 넥센 히어로즈 한현희(1993년 6월 25일생)

정유년에 다시 돌아오는 한현희 한현희는 2014, 2015시즌의 임팩트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 정유년에 다시 돌아오는 한현희 한현희는 2014, 2015시즌의 임팩트를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 넥센 히어로즈


넥센 히어로즈의 셋업맨 한현희도 닭의 해를 맞아 부활의 날개를 편다. 한현희는 2015시즌 후 12월에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2016시즌 한 해를 통째로 쉴 수밖에 없었다. 염경엽 감독이 한현희를 급하게 올리지 않겠다고 말했고 넥센의 정규시즌 성적도 3위로 좋았기 때문에 굳이 급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릴 필요가 없어졌다. 아마 그는 1년 동안 재활을 하며 2017시즌을 바라보며 칼을 갈았을 것이다. 비록 연봉은 5천만원 삭감이 되었지만 말이다.

한현희는 데뷔부터 화려했다.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2억3000만 원의 거액의 계약금을 받으며 넥센의 유니폼을 입은 이 잠수함 투수는 데뷔 시즌부터 4번의 선발 등판을 포함해 43게임에 출전했고 69.1이닝을 던져 3승 4패 7홀드 3.1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다. 워낙 공의 무브먼트가 좋았던 한현희는 급기야 이듬해 2013년과 2014년에는 리그 정상급 셋업맨 안지만을 따돌리며 홀드왕 타이틀마저 차지해버린다. 2014시즌 이후엔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차지하며 군면제도 받았다. 그리고 2015시즌을 맞아 선발 투수로 변신을 한다.

선발투수로 변신을 해서는 그리 좋지 못 했다. 17번의 선발 등판을 해 8승 4패를 했지만 중간투수일 때 3점대이던 평균자책점이 5.48까지 치솟았다. 시즌 중반부터 다시 불펜으로 전환해 28경기에 등판, 34.2이닝을 던져 10홀드를 챙겼고 3.12의 평균자책점을 거뒀지만 4.82의 ERA로 아쉽게 시즌을 마감했고 그 후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이제 한현희는 닭의 해 정유년을 맞아 다시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2017시즌 보직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선발 투수로 다시 한 번 자존심 회복을 도모할 지, 혹은 중간 계투로 제 자리를 찾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보근이 이미 홀드왕으로 자리를 잡았기에 선발 가능성이 높지만 아직 모르는 것. 한현희는 부상의 아픔을 딛고 다시 비상할 수 있을까?

[넷] 기아 타이거즈 김윤동(1993년 4월 1일생)

기아 타이거즈 김윤동 김윤동은 정유년에 기아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까?

▲ 기아 타이거즈 김윤동 김윤동은 정유년에 기아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까? ⓒ 기아 타이거즈


기아 타이거즈에서 정유년에 많은 기대를 하고 있는 투수. 경북고를 졸업하고 2012년 4라운드 38순위로 기아 유니폼을 입은 뒤 이듬해 프로 무대에 데뷔는 했으나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 하고 2실점을 했고 바로 12월에 상무 야구단에 입대해 빠르게 군문제를 해결했다.

2015년 제대 후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1군 마운드에 올라 실전 경험을 쌓는다. 2016시즌 31번의 출전 중 5경기를 선발 등판했고 3패 2홀드 2세이브 5.43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으며 2017시즌 홍건희와 함께 강력한 5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다.

양현종, 헥터와 곧 영입될 외국인 투수 한 명을 제외하면 선발 두 자리가 공석이기에 김윤동이 그 자리를 차지하지 못 하리라는 법은 없다. 비록 5경기이긴 하지만 선발 경험도 했고 중간과 마무리를 오가며 다양한 포지션에서 등판한 2016년 1군 마운드 위에서의 경험이 김윤동에게 큰 경험이 되지 않았을까? 2017년 정유년에 김윤동은 선발 투수로써 마운드를 호령할 수 있을까?

[다섯] NC 다이노스 김성욱(1993년 5월 1일생)

NC 김성욱 3타점 역전 홈런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 8회초 다섯 번째 타자로 나선 NC 김성욱이 좌익수 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3루 주자 손시헌·박석민은 홈인. 점수는 NC가 2점 앞선 9-7로 역전.

▲ NC 김성욱 3타점 역전 홈런 지난 6월 1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 8회 초 다섯 번째 타자로 나선 NC 김성욱이 좌익수 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3루 주자 손시헌·박석민은 홈인. 점수는 NC가 2점 앞선 9-7로 역전. ⓒ 연합뉴스


전혀 거포 같지 않지만 의외로 거포의 재목으로 주목 받는 선수. 중견수 경쟁자인 김준완보다 출루율이 좀 떨어지지만 파워히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장타를 잘 치는 선수. 김성욱은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2012년 2차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 전체 32순위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6시즌 김성욱이 때려낸 홈런의 개수는 15개. 그 중에는 멀티 홈런도 포함되어 있다.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은 아무나 치는 것이 아니다. 이대형이 개인 통산 9개 홈런을 때려낸 것이나 오재원이 2015시즌 전 웨이트로 몸을 키워 한 시즌 11개의 홈런을 때려낸 것이 보여주듯이, 기본적으로 어느 정도 힘을 갖춘 선수가 아니면 힘든 기록이다. 또한 경기에도 꾸준히 출장해 타격감도 유지해야 한다. 대타로도 여러 번 나왔던 이번 시즌이고 타율은 0.265이지만 장타율이 0.467이라는 점은 주목해볼만 하다.

비록 2016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경기를 내준 아쉬운 실책을 하나 범하기는 했지만 LG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상대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존재감을 충분히 각인시킨 한 해였다. 이제 정유년에 김성욱은 이종욱, 김준완, 권희동, 김종호와 함께 외야 경쟁을 해야 한다. 테임즈가 빠져나간 타선에서 펀치력을 가진 김성욱은 충분히 한 자리를 차지할 만한 선수. 정유년 닭의 해에 김성욱은 외야의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까?

1981년 신유년생 중에도 선수 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선수들이 있다.

[여섯] 기아 타이거즈 김주찬(1981년 3월 25일생)

2016시즌 타이거즈를 이끌었던 김주찬 김주찬은 다시 건강하게 2017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까?

▲ 2016시즌 타이거즈를 이끌었던 김주찬 김주찬은 다시 건강하게 2017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까? ⓒ 기아 타이거즈


김주찬은 2016시즌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시즌으로 보냈다. 프로에 들어와서 가장 건강했던 시즌이었고 가장 많은 타석에 들어섰고 가장 많은 안타와 홈런을 때렸다. 도루 욕심을 내지 않고 타석에서 집중했고 그 결과가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완주한 결과를 가져왔다. 비록 골든글러브는 놓쳤지만 거의 모든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시즌이었다.

김주찬은 2017시즌 규정타석을 채우면 두 번째 FA를 맞는다. 롯데에서 기아로 이적하면서 50억원을 받은 김주찬이 2017시즌 후 좋은 금액과 긴 기간으로 FA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정유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정말 중요하다.

현재 최형우가 100억에 기아로 이적했고 외야에 젊고 발빠르면서 수비도 잘 하는 쟁쟁한 어린 타자들이 많아 FA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지만, 2016시즌과 마찬가지로 2017시즌에도 타선에서 김주찬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면 기아는 당연히 그를 잡을 것이고 두 번째 FA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일곱] 한화 이글스 배영수(1981년 5월 4일생)

 지난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NC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배영수가 3회초 2실점하고 나서 강판되고 있다.

지난 2015년 9월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 NC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배영수가 3회 초 2실점하고 나서 강판되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에 있었던 시절 '푸른 피의 에이스'라 불렸지만 2014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갖추고 한화 이글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적 후 제 컨디션을 찾지 못 했고, 4승 11패 7.04로 2015시즌을 마감한다. 2015시즌 후에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후유증으로 2016시즌엔 1군 마운드를 밟지 못 했다.

삼성에서 한화로 이적할 당시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다. 2000년 경북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삼성에 1차 지명으로 당시 고졸 역대 최고 금액이었던 2억 5천만원의 계약금을 받으며 입단해 2001년 13승을 시작으로 삼성에서만 124승을 거머쥔 프랜차이즈 스타를 한화로 보낸다는 것이 못내 아쉬웠던 것이다.

배영수는 2004년에 17승 2패 평균자책점 2.61이라는 성적을 거뒀고 한국시리즈 4차전에 나와 10이닝 노히트 게임을 펼쳤지만 타선이 점수를 내지 못 했고, 권오준과 교체되면서 공식기록으로는 인정 받지 못했던 불운도 있었다. 2006년에는 2.92라는 ERA를 기록하면서도 8승 9패로 승운은 없었지만, 팔꿈치 부상을 안고 한국 시리즈에서 선발과 계투를 오가며 활약하며 2승 1세이브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하며 부상투혼을 발휘했지만 결국 너덜너덜해진 팔꿈치 인대 때문에 수술대에 오른다. 그의 선수 생명이 위험할 정도였고 그는 토미존 수술을 하고 2007시즌 한 해를 통째로 재활을 했다.

2008년 복귀 후엔 그의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어깨나 팔꿈치에 한 번 이상 칼을 댄 많은 선수들이 그러하듯이 예전에 던지던 강속구를 더이상 던지지 못하게 된 것이다. 2점대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배영수가 토미존 수술 후로 4점대 이상으로 평균자책점이 치솟으며 성적이 판이하게 달라지고 말았다. 결국 수술 후 구속 저하가 그 이유인 것이다.

배영수는 한화에서 또 한 번의 팔꿈치 수술을 받았고 그 때처럼 또 한 해를 쉬고 말았다. 수술 후 복귀했던 2008년에 그랬던 것처럼 성적이 떨어진다면 그에게 야구선수 배영수로써의 2018년은 없을 수도 있다. 2017시즌은 배영수와 한화와의 3년 간의 FA 계약 마지막 해이다. 그에게 정유년은 은퇴 기로인 것이다. 그가 2017 정유년에 다시 비상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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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아 기사는 양종훈 시민기자의 네이버 블로그 '무명작가'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구자욱 김주찬 배영수 박민우 김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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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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