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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계란 매대에는 AI여파로 계란 공급이 줄어든 데 대한 양해를 구하는 공고문이 붙어있다.
 9일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계란 매대에는 AI여파로 계란 공급이 줄어든 데 대한 양해를 구하는 공고문이 붙어있다.

"AI 때문에 계란값이 계속 오른다는 뉴스를 들었는데 이번 주엔 30개 한판 가격이 1만 원이 넘네요. 제주도산 당근, 감자도 많이 올랐고요. 아이들 아토피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가공식품 대신 국내산 채소 위주로 밥상을 차리려는데 채소값이 너무 비싸서 자꾸만 햄 같은 가공식품에 눈길이 가네요."

일곱 살, 열 살 두 아이를 키우는 30대 주부 박민아(가명)씨는 매주 일요일이면 일주일 치 먹거리를 사기 위해 마트에 간다. 지난 연말 겨울방학에 들어간 두 아이는 끼니뿐 아니라 수시로 간식거리를 찾아 쇼핑 품목이나 구매량이 평상시보다 1.5배 이상 늘었다. 방학엔 평소보다 식료품값이 더 드는 데다 최근 장바구니 물가까지 올라 박씨의 가계부 시름은 더 커졌다.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박씨는 8일 일요일이 이마트 휴무일인 관계로 9일 월요일에 장을 보러 이마트 영등포점으로 갔다. 장을 보기에 앞서 9일 자 조간신문을 통해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개한 농수산물 가격 통계를 먼저 훑어보았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영등포점 계란 30개짜리 한 판이 지난 주말 품절돼 매대가 텅 비어 있다.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영등포점 계란 30개짜리 한 판이 지난 주말 품절돼 매대가 텅 비어 있다.

9일 양재동 하나로마트에는 계란코너에는 30개짜리 계란 한 판에 1만이 넘는 품목이 진열돼 있다.
 9일 양재동 하나로마트에는 계란코너에는 30개짜리 계란 한 판에 1만이 넘는 품목이 진열돼 있다.

양배추 한 통 5280원, 제주 당근 감자도 올라

9일 기준 주요 농수산물의 가격은 최근 5년사이 평균가격과 비교했을 때 최대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무 평균 소매가격은 개당 3096원으로 평년(1303원)의 2.4배 수준까지 올랐고 양배추 한 포기 가격은 5578원으로 평년(2630원)보다 2.1배 비쌌다. 당근도 평년보다 2.2배 올랐고 깐 마늘, 대파 등도 오름세였다.

박씨는 이마트 영등포점에서 쇼핑하며 물가를 직접 확인해보았다. 대부분 신선식품 물가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공시된 가격과 비슷했다. 눈에 띄는 것은 1인당 판매량을 제한했던 계란 30개짜리 한 판을 판매하는 매대가 텅 비어있던 것이다. 주말 동안 품절돼 월요일 오전엔 입고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창 성장하는 아이들을 위해 박씨는 이날 저녁 고단백 식재료 위주의 저녁 메뉴를 준비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삼겹살 구이에 계란말이, 제철이라 맛이 좋은 시금치 무침, 위염 때문에 상시 복용을 시작한 익힌 양배추쌈,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남편이 주문한 얼큰한 돼지고기 김치찌개까지 4인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메뉴들로 구성해보았다. 이렇게 건강한 한 상을 차리려면 비용은 얼마나 들까.

먼저 김치찌개에 넣을 돼지고기 목살과 구이용 삼겹살을 살펴보았다. 제주 청정돼지고기임을 인증하는 브랜드 목살 1근(600g)에 1만2600원(100g 2100원), 삼겹살은 1kg 1만8000원이다. 둘째 아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엔 최소 계란 3개와 당근, 양파 등이 들어간다. 계란 30개들이 한 판을 사면 좀더 저렴하지만 아쉬운 대로 다소 비싸지만 믿을 수 있는 풀무원 목초란 15개들이 한 판을 8350원에 샀다. 불과 한 달 전 6350원 선이면 살 수 있었는데 2000원이 넘게 올랐다.

제철채소인 남해 영덕시금치는 1단에 2680원, 계란말이에 고명으로 넣을 제주 당근이 100g 758원으로 개당 1000원이 넘는다. 위염 예방을 위해 박씨가 매일 끼니마다 챙겨 먹는 양배추 한 통은 5280원이나 했다.

9일 양재동 하나로마트의 양배추 한 통 가격은 5280원이다.
 9일 양재동 하나로마트의 양배추 한 통 가격은 5280원이다.

이밖에도 기본 부식으로 대파, 양파, 마늘, 감자, 애호박이 필요하다. 흙 대파 1단 3580원, 양파 1.8kg 한 망 3480원, 애호박 한 개 2100원 선이다. 제주 감자가 100g당 798원으로 알이 큰 것으로 고르면 2개에 4000원꼴이고 깐마늘 100g이 2280원수준이다.

매주 장을 보는 박씨가 체감하기에도 지난주보다 모든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고민 끝에 수산물 코너로 발걸음을 돌려봤다. 삼겹살을 대신할 생선을 찾아보기 위해서다. 생물 갈치 한 마리가 크기와 상태에 따라 15900에서 24900원까지, 물오징어는 2마리에 7400원이었다. 그나마 자반 고등어(대) 한 손은 6890원으로 지난주보다 가격 변동이 없었다.

이날 장을 본 재료로 차린 삼겹살을 곁들인 저녁밥상 한 끼는 대략 4만1000원이 든 셈이다. 물론 쌀과 기본적인 부식비를 제외한 최소한의 금액이다. 1인당 1만 원이상 든 셈이니 외식비 못지않았다.

제주 당근 가격도 올랐다. 이마트 영등포점에서는100그램 당 758원선이다.
 제주 당근 가격도 올랐다. 이마트 영등포점에서는100그램 당 758원선이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50대 주부 이인희씨는 설 연휴를 보름 앞둔 9일 제수용품 물가를 알아보러 양재동 하나로마트에 갔다. 농협의 경우 신선식품 종류도 많고 대부분의 제품이 국산인 데다 강남지역에선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 이씨가 자주 이용하는 곳이다.

이씨는 갈비 등 육류와 제수용 생선, 사과와 배 등 과일 위주로 가격을 알아보았다. 명절에 모일 가족들을 위한 특선메뉴로 갈비찜을 만들기 때문에 한우갈비를 따로 준비한다. 이씨가 미리 인근 마트에서 알아본 수입산 갈비 가격은 호주산 2kg 6만9800원, 미국산 2kg 5만6800원선이다. 하나로마트의 한우갈비는 2kg 10만3360원 수준이다. 이밖에 한우 등심 1등급 100g 7990원, 국거리인 한우 양지가 100g 4200원선이다.

9일 양재동 하나로마트는 설을 앞두고 제수용품 가격을 알아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우와 부세조기 매대.
 9일 양재동 하나로마트는 설을 앞두고 제수용품 가격을 알아보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한우와 부세조기 매대.

제수용 생선으로 쓸 조기 가격을 알아보았다. 국산 생물 참조기가 180g(3마리) 3만2900원이지만 크기가 너무 작아 볼품이 없었다. 제사음식만큼은 국산을 고집했던 이씨의 눈길 역시 자연스레 국산 대신 크기가 큰 중국산 부세 조기 매대로 향했다. 부세조기를 판매하는 판매원은 중국산이지만 전남 영광지역에서 손질했기 때문에 국산과 차이가 없음을 강조했다.

제수용 또는 선물용 과일의 가격은 아직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품종에 따라 가격이 다르지만 사과는 최소 3kg 1만 6800원, 배는 5kg 한 박스 1만 700원이면 살 수 있다.

이대섭 하나로마트 신선식품 담당자는 "과일의 경우 명절이 다가오면서 가격이 오르는 추세이므로 미리 장만해 두는 것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태그:#장바구니 물가, #AI 계란 파동, #물가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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