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2016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후보자 소개 화면 갈무리. 국내의 각종 음악상은 철저히 가수 중심으로만 시상이 이뤄진다

2016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후보자 소개 화면 갈무리. 국내의 각종 음악상은 철저히 가수 중심으로만 시상이 이뤄진다 ⓒ CJ E&M


지난해 11월 멜론 뮤직어워드, 12월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 올해 1월 골든디스크, 그리고 19일 서울가요대상을 끝으로 지난해 2016년 가요계를 결산하는 주요 시상식들이 얼추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아직 정확한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한국대중음악상이 남아 있긴 하지만….

각기 성격들이 유사하면서도 다른 다양한 시상식들이 존재하지만, 여기엔 공통점이 한가지 있다. 철저히 '가수 위주'로 시상된다는 점이다.

간혹 제작자, 작사/작곡가들에게도 한두 개 정도의 시상이 이뤄지기도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일에 해당한다.

가수 다음으로 대중들의 관심을 받는 유명 프로듀서/작곡가들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녹음에 참여하는 여러 스태프 (세션 연주인, 녹음 및 마스터링 엔지니어 등)에 대한 시상은 국내에선 사실상 없다시피 하다.

엔지니어, 음반 디자이너 등에게도 상을 주는 그래미

 지난해 2월 15일 거행된 제58회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레코드` 부문을 수상한 마크 론슨과 동료 프로듀서 및 엔지니어 등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수상자를 소개하는 자막에도 프로듀서, 엔지니어들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다. (중계 영상 갈무리)

지난해 2월 15일 거행된 제58회 그래미 어워드. `올해의 레코드` 부문을 수상한 마크 론슨과 동료 프로듀서 및 엔지니어 등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수상자를 소개하는 자막에도 프로듀서, 엔지니어들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 있다. (중계 영상 갈무리) ⓒ Grammy


물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빌보드 뮤직 어워드, MTV 뮤직어워드 등 해외의 각종 음악상도 대부분 가수 중심으로 움직이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하지만 대표적인 시상식인 그래미 어워드를 비롯한 몇몇 상의 경우엔 일선 제작 현장에 참여한 이들을 위해 다양한 시상 부분이 존재하고 있다.

당장 그래미 본상 중 하나에 해당하는 '올해의 음반상', '올해의 레코드' 부문 등만 하더라도 해당 음반, 노래를 녹음한 가수뿐만 아니라 프로듀서, 녹음 및 마스터링 엔지니어도 함께 상을 받게 된다. 편의상 가수의 이름이 먼저 등장할 따름이다.

지난해 'Uptown Funk'로 올해의 레코드 부문을 차지한 마크 론슨의 경우, 자신과 브루노 마스 외에 제작에 참여한 여러 명의 프로듀서, 엔지니어 등도 함께 무대에 올라 상을 받았다.

이밖에 별도의 엔지니어, 편곡자들을 위한 몇 가지 부문 시상도 이뤄지며 심지어 음반 디자이너(표지 및 속지 디자인), 해설지 작성 등 일반인들은 간과할 수 있는 숨겨진 영역에 대해서도 매년 상을 수여하고 있다. (80~90여 개에 달할 만큼 부문이 워낙 많다 보니 그래미에선 상당수 수상자에 대해선 생방송과 별도로 사전 시상을 하고 있다 - 기자 주)

반면 올해 2~3월경 열릴 예정인 "한국판 그래미"라는 한국대중음악상조차도 이러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서도 철저히 가수(연주인) 중심이다. 그나마 대형 음악상에선 철저히 배제되는 인디 음악이나 연주 음반/연주인들에 대한 시상이 이뤄지는 것 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처지다.

다른 장르와 비교해도 아쉬움 많아

 지난해 11월 25일 열린 제37회 청룡영화상 미술부문 후보작 소개 (방송 화면 갈무리) 각종 영화상에선 감독, 배우 외에 여러 부문을 담당한 스태프들을 대상으로 시상이 이뤄진다.

지난해 11월 25일 열린 제37회 청룡영화상 미술부문 후보작 소개 (방송 화면 갈무리) 각종 영화상에선 감독, 배우 외에 여러 부문을 담당한 스태프들을 대상으로 시상이 이뤄진다. ⓒ SBS


또 다른 대중 예술 분야인 '영화' 시상식에선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작품, 감독, 배우뿐만 아니라 촬영, 분장, 의상, 조명 등 제작 일선에 참여하는 조력자들에게도 다양한 부문으로 시상이 이뤄진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분명 음반 작업에 있어선 가수가 당연히 핵심 인물이다. 하지만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를 맡은 후방 인력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도 특히 시상식 계절에 들어서면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 및 격려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이는 영화 쪽 시상식과 비교할 때도 우리의 각종 가요상이 큰 아쉬움을 주는 대목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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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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