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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가 하천내에 버드나무 등을 대규모 벌목했다. 면적만 819ha에 해당하는 대규모벌목이다. 사업 목적은 여름철 집중호우 시 하천범람 등 홍수피해 위험요인 저감을 위한 잡목, 풀 제거 등 하천내 유수소통 지장물 정비를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70mm의 비에 만년교가 범람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이후 대전시가 벌목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에 밝혔다. 필자는 대전시에 실제 피해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이 진행되지 않는다면, 벌목이 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홍수 대비 위해 버드나무 벌목 수해현장 가보니)

<오마이뉴스> 기사가 나가고 하천관리사업소 관계자로부터 실제로 홍수량 산정이나 통수단면적의 계산을 통해 진행하겠다고 확답을 받았다. 또한, 벌목 이전 의견수렴절차도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벌목이 완료된 시점인 지금까지 대전시는 어떠한 의견수렴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다.

필자가 대전시에 벌목관련 자료를 요청하였다. 하지만 수리수문(물의 양과 유속)을 분석한 자료가 없는 것이다. 벌목한 수목 자체가 현장의 판단에 의한 것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하천에 자라는 수목이 홍수에 피해가 있는지조차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만년교 범람위험이 있었다는 것은 대전시의 하천관리와 홍수산정량에 크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대전시 하천은 200년 빈도의 홍수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하천의 구간에 따라 24시간 기준 350mm~500mm까지 되기 때문에 170mm의 양은 문제가 되서는 안 된다.

2014년~2015년 이미 대전시는 만년교 상류의 대규모 벌목을 진행했다. 베어지는 버드나무의 직경이나 수고 등을 고려하여 수목을 선정하지도 않았다. 현장의 판단에 의해 구간과 규모가 결정되어 진 것이다. 2016년에도 역시 이런 방식으로 벌목이 진행되었다.

이와 관련, 대전시 하천관리사업소 관계자는 하천의 홍수대비 원인과 결과에 대한 수리계산을 하지 않았다고 시인했다. 관계자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했으니 예산이 부족해 기존의 방식대로 벌목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어 "향후에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규모 벌목을 벌인 갑천
▲ 갑천에서 벌목한 버드나무를 쌓아 놓은 모습 대규모 벌목을 벌인 갑천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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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대규모 벌목으로 해결할 될 것이라는 발상은 어처구니 없는 것이다. 버드나무의 경우 홍수시 오히려 녹색댐의 역할을 해 홍수 예방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대전시는 이를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홍수 현장을 확인해본다면 나무가 홍수의 원인이 아닌 것은 쉽게 알 수 있다. 버드나무 보다 하천 내의 인공시설물이 홍수의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통수단면에 훨씬 큰 장애요인이 바로 하천내 시설물이기 때문이다. 통수단면이 필요하다면 버드나무가 아닌 하천에 과도하게 설치된 시설 제거가 우선이다.

통수단면을 저해하는 시설물이 모습, 실제로 부서진 난간을 현재 복구하고 있다.
▲ 지난해 7월 하천에 설치한 다리 펜스에 걸린 쓰레기들 통수단면을 저해하는 시설물이 모습, 실제로 부서진 난간을 현재 복구하고 있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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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가 문제가 아니라 시설물이 문제가 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 하천 난간에 설치된 쓰레기들 버드나무가 문제가 아니라 시설물이 문제가 되는 이유를 보여준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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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벌목이 무조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홍수의 원인을 버드나무로 한정한 판단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이런 판단 때문에 하천에 대규모 벌목이 매년 진행되고 있다. 보여주기 위한 행정일 뿐이다. 벌목이 홍수예방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것을 대전시 스스로도 알고 있다.  

여기에 대규모 도시개발에 따른 홍수량 산정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 만년교 상류에 건설된 대규모 도시인 도안신도시의 표층수가 그대로 하천에 유입되면서 홍수량이 급증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농경지에서 보관하던 빗물이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이 사실이라면, 홍수량에 대한 면밀한 계산을 통해 홍수터 등의 조성이 시급할 수 있다. 실제 원인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대규모 농경지가 현재는 도시고 바뀌었다. 비가오혐 많은 양의 물이 하천으로 유입될 수 밖에 없다.
▲ 만년교 상류 - 2011년 홍수의 원인으로 지목된 서남부 개발부지 대규모 농경지가 현재는 도시고 바뀌었다. 비가오혐 많은 양의 물이 하천으로 유입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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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런 가능성을 토대로 본다면 새롭게 개발이 되는 도안갑천지구에 대한 홍수량 검토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첨예한 갈등이 있는 사업이지만 홍수량 증가에 대한 검토는 진행한 바 없다. 도시의 빗물관리에 대한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170mm가 아니라 100mm에도 범람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단편적인 버드나무 벌목을 중단하고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도시에서 빗물을 담고 머물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정책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버드나무 벌목이 아닌 실제 홍수예방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태그:#도안신도시, #호수공원, #버드나무벌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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