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 경기장을 점검하고있는 고척돔 한국과 네덜란드의 경기전 경기장을 점검하고 있는 고척돔구장

▲ 경기전 경기장을 점검하고있는 고척돔 한국과 네덜란드의 경기전 경기장을 점검하고 있는 고척돔구장 ⓒ 이동석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6일 이스라엘 전 패배와 7일 네덜란드 전의 패배로 인해 사실상 WBC의 1라운드 통과는 물거품이 되었다. 심각한 타격 부진과 부상으로 빠진 선수들의 공백이 너무나도 커 보였다. 부상으로 빠진 대표 팀 '캡틴' 김재호는 지난 6일 경기에서 오른쪽 종아리에 공을 맞은 통증과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안방마님' 양의지는 기존의 가지고 있는 부상으로 인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클린업 역할을 해줘야 할 김태균, 이대호, 최형우의 부진은 너무나도 컸다. 김태균은 2경기 모두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고 이대호는 그나마 오늘 4타수 1안타로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FA 100억 시대를 연 최형우는 9회 말 대타로 나와 3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신고했지만 정타를 때려내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대체 선수들의 부진으로 '김인식호'는 말 그대로 전복했다.

실패로 돌아간 '수비형' 포수 김태군의 기용

지난해 한국시리즈의 우승을 차지한 두산의 양의지 선수가 부상으로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자 김인식 감독은 7일 네덜란드 전에서 숨겨두었던 조커인 김태군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태군은 우규민과 호흡을 맞추며 네덜란드 전에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김태군의 기용은 대실패로 돌아갔다.

김태군은 대표 팀 안방마님의 자리에서 투수들을 리드해야 하지만, 어설픈 리드로 인해 투수의 상태를 확인하지 못했다. 더불어 국제 대회의 긴장감 때문에 몸이 부자연스러운 모습도 보여주었다. 우규민은 3.2이닝 6피안타 피홈런 포함, 3실점 3탈삼진으로 아쉬움이 더했다. 특히, 2회 말 도루를 하는 1루주자를 잡기 위해 2루로 송구했지만, 2루수 서건창의 키를 넘어가는 악송구가 되어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투수에게는 부담을 안겨주었다.

이후 3-0으로 끌려가던 대표 팀은 7회 말 원종현이 2점 홈런을 허락하며 5-0으로 사실상 패배를 직감했다.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으로 경기를 임했지만 이미 상승세를 탄 네덜란드를 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승환에 대한 시선들

국가대표팀 불펜 에이스 '돌부처' 오승환은 지난 6일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8회 초 2사 만루에 등판했다. 오승환은 올라오자마자 초구부터 149km/h의 강속구를 뿌리면 어김없이 돌직구를 보여주었고 4개의 속구만으로 한국은 만루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오승환은 8회에 이어 9회를 삭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승환의 성적은 1.1이닝 1피안타 3탈삼진으로 특급 마무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표 팀은 이어진 10회 임창용의 실점으로 2-1로 이스라엘에 패배하며 아쉬움을 더했다. 선수 선발과정에서 김인식 감독이 말했던 오승환의 가치가 증명되었다. 이번 대표 팀 선수 구성 당시 오승환은 재작년 1월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인해 대표 팀 합류에 대한 구설수가 나왔다. 결국 김인식 감독의 오승환 선발로 'High risk, High return(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전략이 제대로 통한 셈이다.

오승환의 빼어난 활약은 언론의 태도마저 손바닥 뒤집듯 바꿔버렸다. 과거 날 선 비난은 사라지고 구국의 영웅으로 묘사하며 앞다퉈 극찬을 하고 있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킨다'라는 옛말이 딱 어울리는 상황이다. 오승환의 활약에 따른 야구팬들의 변화와 언론의 태도를 보면 야구를 잘하면 용서가 된다는 공식이 형성되었다. 옳고 그름을 판별하지 못하고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마인드는 이제 변해야 된다.

도열하는 양팀의 선수들 대한민국팀의 선수들과 네덜란드팀의 선수들이 경기전 양국의 국가를 듣기위해 도열하고있다.

▲ 도열하는 양팀의 선수들 대한민국팀의 선수들과 네덜란드팀의 선수들이 경기전 양국의 국가를 듣기위해 도열하고있다. ⓒ 이동석


긴장감 따위는 없는 대표 팀 더그아웃

대표 팀이 네덜란드와 경기전 6일 한국에 승리를 거두었던 이스라엘이 대만을 큰 점수 차로 잡아내며 대표 팀을 압박했다. 병역 혜택이 없어서 일까? 이스라엘과 대만 경기 이후 몸을 푸는 선수들 사이에는 긴장감이 없었다. 선수들끼리 농담을 주고받으며 좋은 더그아웃 분위기의 결과는 최악의 결과로 다가왔다.

지난 6일 팽팽했던 이스라엘전부터 대표 팀의 생긴 이상한 웃음 기류는 긴장감을 없애지 못하고 그대로 패배로 다가왔다. 너무나도 좋은 분위기가 오히려 최악의 결과를 불러왔다. 1-1 긴장감이 있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중계 화면에는 선수들끼리 장난을 치며 웃는 모습이 그대로 전송되었다. 분위기상 1-1 살얼음판을 걷는 승부가 아니었다.

네덜란드 전에서도 마찬가지로 3-0으로 지고 있는 5회에 찍힌 중계에도 선수들끼리 웃으며 장난치는 모습이 그대로 전송되었다. 적어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해하며 이겨보자고 힘을 내는 모습도 간간히 보이긴 했지만 선수들 사이에 펴져있는 '웃음 바이러스'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스포츠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번 국가대표팀은 최선을 다했다고 떳떳하게 이야기 할 수 있는 선수는 몇이나 될지 궁금하다. 아직 3월 9일 목요일 대만과의 경기가 남아있다. 마지막 대표 팀 체면을 살리기 위해 1승을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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