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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 4월 10일 송파구 세 모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선발된 서울시 위기가정발굴추진반 소속 '더함복지 상담사'들이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한 위기가정을 방문해 본격적인 현장 상담을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4월 10일 송파구 세 모녀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선발된 서울시 위기가정발굴추진반 소속 '더함복지 상담사'들이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한 위기가정을 방문해 본격적인 현장 상담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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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사회복지사 현장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기업체에서 사무를 볼 때도 스트레스와 업무 등으로 힘들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단지 실습생 신분으로 종합사회복지관을 보는 것만으로도 달랐습니다. 사회복지사 분들이 정말 열심히 일하시고 정말 힘드시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회복지사 수요는 늘어났지만...

5년 전 각종 복지사업이 늘어나면서 구청이나 동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사회복지 공무원분들이 4명이나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때 사회복지사의 처우가 이전보다는 좋아졌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격무에 시달리고 박봉에 허덕이는 건 여전하다더군요. 그래도 큰 복지관 같은 곳은 처우가 낫다고들 합니다. 작은 복지센터들은 어마어마한 업무량과 연일 이어지는 야근에도  걸맞은 급여는 받고 있지 못한다고 하네요.

실제 사회복지사는 70만 명에 육박한다고 하지만 사회복지사로 살아남기는 녹록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도 몇몇 자격증 업체에서는 사회복지사 자격증만 따면 취업이 되고 황금빛 미래가 열릴 것처럼 선전합니다. 4년제 사회복지학과 졸업생들도 취업이 어려운데, 인터넷으로만 공부한 학점은행제(학은제) 출신들을 써줄 복지관들은 많지 않습니다. 면접 관문에서 학은제 출신의 서류는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한다는 말도 있을 정도니까요.

그러다 보니 정규대학 출신이 아닌 사회복지사들은 '멀티' 사회복지사가 된다고들 합니다.
노인요양보호센터나 영세한 지역아동센터 같은 곳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들은 아동지도, 회계, 총무, 기획, 심지어는 요양보호사 일까지 한다고 합니다. 정작 고유 업무인 사회복지 업무는 뒤로한 채 각종 행정업무와 기타 업무에 허덕이는 거지요. 가정방문은 꿈도 못 꾼다는 어느 사회복지사 분의 작은 외침이 귓가를 울립니다.

욕설은 기본... 화장실 앞에서 우는 사회복지사들

한 번은 동 주민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하아~하는 한숨소리와 함께 고함소리가 들려 쳐다봤더니 '사회복지과' 팻말 아래 어르신 한 분이 "왜 수급을 주다 안 주냐"며 소리를 지르고 계셨습니다. 담당 복지사가 "어르신께서 일자리를 얻으셔서 이제 안 된다"고 했더니 어르신은 "줬다 뺏는 게 세상에 어디 있느냐"며 사회복지사를 노려보고 계셨습니다. 다른 공무원들은 늘상 있는 일인지 다들 저마다의 일만 하며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회복지사들은 화장실 앞에서 울기도 하고요, 사례자 분 앞에서 딱딱하게 한마디 했다가 백마디 욕을 듣는 사회복지사도 있다더군요.

다들 처음 부임할 때는 사회복지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복지 서비스의 전달자로서의 책임감을 지닙니다. 그런데 이런 현실을 겪다보면 사회복지사이기 보다는 '수급자 탈락 골라내는 방법', '진상 사례자 응대 방법'만 익히게 된다며 한숨을 쉬시더군요.

복지사각지대의 취약계층만 아니라 복지서비스가 사회 전반으로 넓어지며 사회복지 공무원뿐 아니라 각종 기관에서 일하시는 사회복지사의 업무량은 더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그 분들의 급여는 업무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사회복지사 두 명이 결혼하면 기초수급자가 된다는 우스개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친절한 사회복지사가 왜 불친절, 히스테리의 상징이 되어 있을까요. 그리고 그 사회복지사가 행해야 할 수많은 사회복지 서비스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런 현실이 우리 모두에게 손해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사회복지는 단지 행정이 아닙니다. 한사람 한사람을 이해하고 인간을 인간답게 살 수 있게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만들어가야 할 미래입니다.


태그:#사회복지,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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