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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시사토크쇼의 변화가 낯설기까지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서 칭찬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종편의 칭찬은 주로 패션이나 인사, 먹거리 등 가십에 그쳐있습니다. 시사토크쇼에서 시사가 모두 제거된 것 같은 느낌입니다.

1. 옷 이야기에 가장 신이 난 종편들

가장 자주 등장한 것은 '패션'에 대한 관심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패션에 대해서도 그렇게 강조하더니, 이제는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패션에 몰두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MBN <뉴스파이터>(5/10)에 출연한 이두아 전 국회의원은 현충원에 갔다가 옷을 갈아입고 국회로 향하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지금 영부인의 의상부터 보시죠. 지금 참배할 때는 검은색 의상을 입으시다가 이제 국회로 이동하면서는 흰색에 가까운 환한 의상으로 갈아입었는데요"라며 굳이 의상을 언급합니다. 같은 날 채널A <정치데스크>(5/10)에서도 이현수 기자가 비슷한 이야기를 하면서 화면 하단 자막으로 '김정숙, 과거 "옷, 동대문에서 즐겨 사 입어"'라고 보여줍니다.

△ 채널A <정치데스크> (5/10) 화면 갈무리
 △ 채널A <정치데스크> (5/10) 화면 갈무리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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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뉴스특보>(5/11)에서 진행자인 앵커 박상규씨와 박소윤씨, 그리고 출연자 한양대 초빙교수 고영신씨는 김정숙 여사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선 진행자인 박상규씨가 "한복 대신에 화려한 꽃무늬 양장을 입고 나왔고 시민들과 악수하면서 일일이 또 엄지척, 시종일관 환한 웃음을 지었다"며 의상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진행자인 박소윤 앵커도 그렇고, 고영신씨도 "흰색에다가 꽃무늬가 있더라고요. 대개는 단색이지 않습니까?"라며 패션에 대해 칭찬했습니다. 이어진 채널A의 <뉴스특급>(5/11)에서도 진행자인 김종석 앵커가 "어제 보면 역대 이순자 여사의 모습도 나오고 다 거의 한복, 대부분 한복이었는데 흰색 투피스를 입고 나온 김정숙 여사에 대해 참 이슈가 많이 됐어요"라고 말했습니다.

TV조선의 <보도본부 핫라인>(5/11)에서 엄성섭 정치앵커는 "역대 영부인들은 한복을 계속 입었습니다마는 순백의 원피스와 재킷으로 등장을 하셨습니다. 새틴 소재의 은은한 광택과 고풍스러운 꽃무늬로 격식을 갖췄고요. 귀걸이를 제외하고는 액세서리도 상당히 절제를 했었습니다"라며 당시 의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합니다.

이어서 김미선 사회앵커도 "어느 브랜드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데 사실 어느 브랜드인지 아직 확인이 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맞춤옷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라며 특정 브랜드까지 거론하려 합니다. 이어 한복 디자이너와 이미지 전략연구소장의 인터뷰가 들어간 뒤, 패션 감각까지 이야기합니다.

최우정 기자는 "실제는 김정숙 여사의 패션 내조 덕분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평소 패션과 스타일에 관심이 많고 감각도 있어서 문 대통령의 옷을 직접 골라주는 것으로 유명한데"라고 하며 패션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이어서도 "김 여사는 수트 차림을 즐겨 입었지만 유세 중에는 남편과 통일감을 주는 듯한 의상을 선택했고, 호남에서 이제 본인이 직접 돌아다닐 때는 플랫슈즈라고 해서 낮은 구두를 신고 다니기도 했습니다"라며 의상에 대해 상세하기 이야기 합니다.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5/11) 화면 갈무리
 △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5/11) 화면 갈무리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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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새로운 대통령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좋습니다. 대통령 부인에 관해서도 새로운 여성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관심이 '의상'과 같은 부분에만 드러난다면 오히려 더욱 중점적으로 부각되어야 할 새 정부의 정책과 비전, 인사와 같은 부분이 가려질 위험이 큽니다.

이전에도 박근혜씨와 최순실씨에 대해 보도하면서 그들의 정책적 실패나 범죄적 행위가 아닌 의상과 신발에만 관심을 쏟아 본질을 흐리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2. 비단 패션에만 그치지 않는 가십성 이야기들

이런 관심은 패션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홍은동의 자택에서 출퇴근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종편들 역시 자택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소박한 모습이나, 탈권위적인 모습을 칭찬하는 것은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이를 다루는 방법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습니다.

채널A <정치데스크>(5/11)에서 최석호 기자는 홍은동 자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전체 규모는 4층 건물 3개 동, 그러니깐 88세대밖에 안 되는 조그마한 빌라입니다. 준공은 2002년에 했기 때문에 그렇게 새로운 빌라는 아니다 이렇게 말을 할 수 있겠는데요. 그런데 요즘에 부동산 문의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라며 자택에 대한 상세한 부동산 정보를 공개합니다. 이어서 이현수 기자 역시 부동산 관계자의 말을 빌려 매물이 없어서 가격이 오르진 않을 것이라 설명합니다. 앞서 지적하였듯이 이런 가십성 보도는 본질을 호도할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할 태도입니다.

게다가 표현에 있어서도 과해 보이는 표현이 있습니다. TV조선 <보도본부 핫라인>(5/11)에선 김미선씨가 "경남 거제 명진리에서 이제 장남으로 태어났잖아요. 탄생지 지역 부근에 이제 혹시 이쪽으로 오는 건 아닌가"라고 말합니다. '고향'과 같은 표현이 있음에도 탄생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대통령을 지나치게 영웅화 할 우려가 있습니다.

MBN <뉴스&이슈>(5/12)의 진행자 김은혜 앵커 역시 "남대문에서 장을 보고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영부인, 오랜만에 보는 국모가 될 수 있을까요?"라고 말합니다. 김정숙 여사 본인이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겠다는 취지에서 '영부인'이라는 표현보다 '여사'라는 표현을 써 달라고 표현한 지금 '국모'라는 표현은 전근대적 사고방식이 남아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민주언론시민연합, #문재인, #가십,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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