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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뿐만 아니라 이역만리 먼 타국에서도 활동하고 있는 분들이 있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는 분들을 찾아뵙고 인터뷰를 하는 기자에게 미국 예일대 로스쿨에서 법을 전공하는 한 학생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동참하고 싶다며 1000명이 넘게 동참한 '위안부'합의무효촉구성명 파일을 보내 주었다. 비록 사는 곳과 활동하는 곳은 다르지만 똑같은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는 학생이기에 인터뷰를 요청하게 되었다. 기자의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수락해주었고 6월 12~13일 이틀 간 이메일을 통한 서면인터뷰를 진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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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부합의' 무효촉구성명에 동참한 한인 학생들 .
ⓒ 김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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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평화나비 기억아카이빙팀의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본격적인 질문을드리기 전에, 임현수 씨에 대해 잠깐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예일대학교 로스쿨 3학년에 재학 중인 임현수입니다. 한국에서 중학생 때까지 살다가 캐나다로 이민을 왔고, 대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왔습니다. 저와 함께 활동하는 친구 중에 같은 학교(예일대)에 재학 중인 김서영 학생이라고 있습니다. 함께 인터뷰를 진행했으면 좋았을텐데... 함께 활동하는 친구인 김서영 학생 같은 경우에는 2014년에 민족사관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재 예일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친구입니다. 다음에 또한번 기회가 된다면 함께 인터뷰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 임현수씨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셨는지 궁금합니다.  
우선 2017년도에도 사죄와 배상을 위해 싸워야한다는 것이 생존자분들께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처음 이 문제가 공론화되었던 것이 90년대 초였는데, 아직까지도 이 투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 화가 나고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는 고등학생 때 처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제 또래의 소녀들이 피해자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하나의 정치적·역사적 문제보다는 나에게 또는 우리에게 행해진 불의처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계신 외할머니, 친할머니와 매주 통화를 할 정도로 각별한 사이인데, 생존자 분들을 뵐 때마다 할머니들 생각도 많이 하고요. 하루 빨리 정의로운 해결이 이루어지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 이옥선 할머님과 강일출 할머님께 큰 영감을 받으셨다고 했는데요. 할머님들과는 어떻게 하여 인연이 되어 만나게 됐었나요?
미국에 일정이 있으셔서 '나눔의 집' 직원분들과 영화 '귀향'의 감독님, 스태프분들과 함께 작년 4월에 뉴저지에 오셨는데, 먼 길을 오신 차에 가까운 학교들에서 증언회를 하고 싶어 하셨습니다. 제가 전부터 '위안부' 문제 관련 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예일대 강연을 위한 준비를 맡게 되었고요. 이전에 뉴저지 홀로코스트 기념관에서 증언회를 하셨는데 그 때 통역을 맡으면서 처음 뵙게 되었고 할머님들과 인연이 시작 되었죠. 피해자 할머님들이 편치 않으신 몸으로 고된 일정을 소화하시는데도 진실을 알려야한다는 결단이 있으셨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저도 이 문제에 대해서 간과하면 안 되는 것을 느끼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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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수씨와 이옥선 할머님 .
ⓒ 김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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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일대학교 로스쿨에 재학 중이라고 하셨는데 어떤 계기로 예일대학교 뿐만 아니라 미국 내 많은 대학교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알리고 서명운동을 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2015년 12월에 "한일 '위안부' 합의"를 대승적으로 타결했다는 보도와 그로 인해 외신에서 긍정적으로 다루는 것을 보고 문제를 바로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12.28 합의 이후 (예일대)로스쿨에서 서명운동을 시작했습니다. 문제가 해결된 것으로 인식이 생기면 앞으로의 투쟁이 더 힘들어질 것이 염려되어서 더 조바심이 났던 것 같습니다. 예일대 학생들은 '정의'와 '인권'에 대해서 비슷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상했던 대로 많이 공감해주었고, 거기에 격려를 받아 다른 대학들에도 지인들을 통해 서명동참을 부탁했습니다.

그러던 중 뜻밖에 이옥선·강일출 할머님이 미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어요. 이후 로스쿨에서 증언회를 열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고, 이옥선·강일출 할머님이 (예일대)로스쿨에서 증언회를 열게 되었죠. 증언회 이후에는 서명운동을 통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해 더 많이 알리게 되었습니다. 당시에 안타깝게도 서명을 많이 모으지 못해서 발표는 하지 못 했었는데, 탄핵 이후 대선 후보들이 모두 '위안부합의'를 재논의 한다는 공약을 세운 것을 보고 다시 힘을 내서 서명운동을 재개하게 되었어요. 결국 1000명이 넘는 분들이 서명에 동참해주셔서 이렇게 인터뷰를 할 수 있게 되었죠.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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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일출 할머님과 학생들 .
ⓒ 김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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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도 2015년 12월 28일 12.28 합의 이후로 많은 시민들과 대학생이 분노하였습니다. 아직도 서울 일본대사관 앞 '평화로'에서는 많은 대학생들이 500일 넘게 노숙농성 중에 있고, 한일합의 무효를 외친 대학생은 벌금형을 구형 받았습니다. 임현수씨 같은 경우에는 법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12.28 합의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점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도덕적으로, 정치적으로 비판할 점이 아주 많지만 법적으로도 취약한 합의였다고 생각합니다. 우선은 우리나라 헌법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2011년도에 헌법재판소에서 한국 정부가 한일기본조약에 따라 생존자들의 피해까지 '최종적으로 해결되었다'고 규정하고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은 것은 "국가가 국민의 권리보호에 대한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부작위로 위헌"임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번 합의는 권리보호보다는 정치적인 편의를 우선시했고, 오히려 개인청구권까지 위험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민감하고 중대한 사안을 '합의'라고 부르기에도 모호한 형식으로 처리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구두로 각각 성명을 발표한 후에 양국의 외교부에서 각각 written statement도 공개하였는데, 영문 버전을 들여다보면 쉼표의 위치 등 세세한 부분에서 다른 점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비슷하지만 상당한 해석의 차이를 낳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법적으로 다툴 여지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엔나 조약에 따르면 구두로 한 합의도 'treaty(조약)'라고 볼 수 있다고 하지만, 통상적으로 'treaty(조약)'에 필요한 부분들을 많이 갖추고 있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또 저와 함께 활동한 김서영 학생의 의견이면서 저도 공감하는 바인데요, 무엇보다 '합의'에 피해 당사자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않았고, 이를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인 해결'이라고 규정한 것이 가장 문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저희도 한국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기도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저희를 아니 꼽게 바라보곤 합니다. 혹시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크게 힘든 점은 없었습니다. 구글폼으로 서명을 받았는데, 어떤 분이 욕을 써서 보낸 적은 있었습니다. 사실 그 사건을 겪은 뒤 힘들다기보다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저와 함께 활동한 김서영 학생은 같은 학교다 보니 괜찮았는데 저와 김서영 학생과 함께 활동했던 다른 학교 한인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아무래도 학교 간 거리가 멀어서 이메일과 전화로밖에 연락을 주고받을 수 없었던 점이 조금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께서 진심어린 관심을 보여주시며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1000명 서명운동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 끝으로 한국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또래 대학생들과 소녀상지킴이들에게 따뜻한 격려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옳은 일을 위하여 좁은 길을 가시는 분들 덕분에 "정의의 촛불"이 지켜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항상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기억해주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와 함께 활동하는 김서영 학생도 제게 대신 전해드리라고 해서.. 김서영 학생도 일본정부의 진정한 사과 및 배상 등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제대로 된 해결이 이루어질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전해드리라고 합니다. 무엇보다 한국에서 앞장서서 활동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미국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록 대면인터뷰가 아닌 서면인터뷰였지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이역만리 타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해외동포들이 많다는 것을... 그리고 해외동포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들도 함께 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기사를 통해 보다 더 많은 시민들이 일본군'위안부'합의 전면폐기를 위해 할머님들 곁을 지켜 주며 "기억·함께·행동" 해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마친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정의를 위한 투쟁을 지지하는 미국·캐나다 대학생 1000명 일동의 성명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정의를 위한 투쟁을 지지하는 미국·캐나다 대학생 1000명 일동의 성명서
ⓒ 김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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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정의를 위한 투쟁을 지지하는 미국·캐나다 대학생 1000명 일동의 성명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정의를 위한 투쟁을 지지하는 미국·캐나다 대학생 1000명 일동의 성명서
ⓒ 김성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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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활동 중입니다.



태그:#부산평화나비, #평화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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