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세대에 가까운 대전 둔산동의 한 아파트에서 6월 관리업체와 재계약을 앞두고 입주자대표회의가 주민투표도 없이 일방적으로 경비원의 수를 반으로 줄이려다 주민들의 저항에 부딪혔다.
대표회의는 관리비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30명의 관리원을 16명으로 줄이는 결정을 했다. 이를 안 일부 주민은 이의 신청 마지막 날 성명서를 작성해 주민의 10%가 넘는 서명을 받아 제출하여 임시회의를 열게 하였다. 30여 명의 주민이 임시회의에 직접 참석하여 지켜보는 가운데 동대표들은 8대4로 경비원 축소안을 주민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서명을 받으러 다닌 한 주민은 대전에서 가장 좋다고 소문난 아파트에 살면서 매달 2만 원도 안 되는 관리비를 더 줄이자고 아파트 분위기를 해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극소수의 노인들이 주도하여 이런 결정을 했다며 실제로 아이들이 있는 집은 경비원을 줄이는 것에 매우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작년 11월 새 입주자대표회의가 결성되면서 처음 한 일이 경비원의 휴식시간을 한 시간 더 늘린 것이다. 그 결과 최저임금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비원들의 임금은 오히려 작년에 비해 적어졌다. 이에 의기소침해 있던 경비원들은 또다시 감원 분위기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경비원은 24시간 격일 근무이다. 24시간 중 2시간은 점심과 저녁 시간으로 제하고, 야간에 5시간을 휴게시간이라고 해서 또 제한다. 밤 11시부터 아침 5시 그 사이에 1시간의 순찰을 돌아야 하고, 교대시간이 아침 6시라 퇴근할 수도 없고 경비실에서 대기해야만 한다. 그래서 이틀에 한 번 24시간 일하고 실제는 17시간의 근로소득을 받는다. 즉 휴게시간을 늘리는 편법을 써 사실상 임금을 깎는 것이다.
성명서에 나와 있는 주민의 우려는 다음과 같다.
- 경비원들의 과다한 업무로 인해 주민들이 필요한 각종 서비스 질적 저하 초래- 주민들과 경비원들 간의 소통 부재로 삭막한 마을 분위기 초래- 외부인 주차관리 소홀 등 심각한 주차 문제 발생- 택배 수령의 불편함과 주변 화단 정리의 어려움- 겨울에 내리는 눈 처리에 신속한 대응이 어려워 주민들 안전을 위협 - 관리원들의 자발적 참여 불가로 소소한 내부 공사에도 추가 인건비 예상- 범죄 노출 및 CCTV 추가 설치로 예산 낭비 초래경비원 축소에 반대하는 주민 측은 20일 저녁 7시에 열리는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계약이 만료되는 현 위탁관리업체와 수의계약하려고 한다며, 이를 입찰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많은 주민이 회의에 참석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