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사' 송강호, 승차거부 못할 기세! 배우 송강호가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운전을 했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를 모티브로해 당시의 광주를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8월 개봉 예정.

▲ '택시운전사' 송강호, 승차거부 못할 기세! 지난 6월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 당시 송강호 모습. ⓒ 이정민


6년 만에 신작 개봉을 앞둔 장훈 감독과 이 영화에 출연한 송강호, 유해진, 류준열이 1980년 5월의 광주에 몸과 마음을 보탰다. 영화 <택시운전사> 이야기다. 10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언론에 선 공개된 이 작품을 두고 이들은 감격과 반성을 말했다.

알려진 대로 영화는 당시 광주의 참혹했던 현실과 시민들의 항쟁을 전 세계에 알린 한 독일인 기자와 그를 광주까지 태웠던 택시 기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송강호가 택시 기사 김만섭 역을, 유해진과 류준열이 각각 광주 택시 기사 황태술과 광주 지역 대학생 구재식 역을 맡았다.

시사 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송강호는 "(광주항쟁) 당시 난 중학교 2학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며 "이 작품을 하면서 많은 분들의 고귀한 정신을 조금이나마 진정성 있게 담으려고 나름 노력했다"라고 조심스럽게 소회를 전했다. 이어 자신 역시 소위 '가짜뉴스'에 속았음을 고백했다.

"라디오를 통해 폭도들을 진압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이 '휴, 다행이다'였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를 간 기억이 난다. 그만큼 왜곡보도와 언론 통제로 (정부가 시민들의) 눈과 귀를 막은 게 아니었을까. 어찌 광주 분들의 고통을 다 알 수 있겠나. 많이 부족했지만 내 마음의 빚이 있었고, 정말 조금이라도 그 빚을 덜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랐다." (송강호)

억울함과 진실에 대한 열망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장훈 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운전을 했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를 모티브로해 당시의 광주를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8월 개봉 예정.

▲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 ⓒ 이정민


영화엔 실화와 극화가 공존한다. "2003년 송건호 언론상을 받은 위르겐 힌츠페터의 소감에서부터 시작한 이야기"라고 운을 뗀 장훈 감독은 "실화를 기본으로 극화해서 시나리오를 써왔다"고 말했다. 장훈 감독은 영화 캐릭터 이름을 실제로 힌츠페터로 잡은 것과 영화에 담긴 몇 가지 사실을 전했다.

"처음 시나리오엔 실명이 아닌 다른 독일인 이름이었다. 영화 작업을 위해 힌츠페터 기자님을 만나러 독일에 갔고, 이야기를 들려드리니 영화적 구성을 이해해주셨다. 극중엔 피터라고 줄여 부르는 장면이 나오는데 본인이 직접 얘기해주셨고 그걸 써도 좋을 거 같다고 하신 거다. 여기에 잘 알려지지 않은 택시 기사 만섭이라는 인물은 광주 시민 분들 증언을 통해 일부 창조한 캐릭터다. 기자와 택시기사, 그리고 광주 시민들의 관점을 담으면서 영화적 균형을 잡으려 했다." (장훈 감독) 

군부 독재와 계엄령에 피흘린 광주 시민 역할을 한 배우들은 어떤 심경이었을까. 유해진은 "진실이 왜곡되고 밝혀지지 않는 상황들에 대해 억울했을 것이고, 여러 복합적인 감정이 들었을 것"이라 해석했다. <택시운전사>를 두고 유해진은 "소중한 사람들의 소중한 얘길 그린 소중한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류준열이 맡은 구재식이란 캐릭터는 특정 정치 성향을 가진 이가 아닌 일방적으로 군인들에게 폭행당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이를 잘 아는 류준열은 "가족이나 친구가 폭력에 고꾸라지는 상황을 보면서 같이 일으키며 가는 인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여기에 장훈 감독은 "보편적 소시민이고 보통사람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라며 "그런 캐릭터가 광주에 내려가 어떤 장면들을 마주하면서 겪는 변화를 관객 분들이 따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사의 슬픈 사건을 다루는 게 조심스러웠고 부담이었다. 그렇다고 아예 가리는 건 안되고, 그런 과정에서 지금의 영화가 나온 것 같다. (영화에 등장하는 현수막에 대한 질문에 대해)  동시에 이 영화는 언론에 대한 영화기도 하다. '언론은 진실보도를 하라'는 현수막도 있고, 장면 곳곳에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의도가 있었다." (장훈 감독)

'택시운전사' 관객 태우러 출발! 20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택시운전사>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유해진, 송강호, 류준열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택시운전사>는 1980년 5월 광주 민주화운동을 취재한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우고 서울에서 광주까지 운전을 했던 택시운전사 김사복씨를 모티브로해 당시의 광주를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낸 작품이다. 8월 개봉 예정.

배우 유해진, 송강호, 류준열. ⓒ 이정민


다소 진지한 분위기였지만 배우들은 이 영화가 결코 무겁기만 한 이야기가 아님을 강조했다. 송강호는 몇 가지 장면을 언급하며 "희망을 얘기하는 영화"라고 밝혔다.

"군경과 광주시민들 모두를 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당시 상황과 역사가 많은 분들에게 고통을 줬다. 그 책임이 누구의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영화가 암시하는 바가 많다. 영화의 지향점이 있다면 광주의 아픔을 되새기자가 아닌 그 아픔 속에서 어떻게 살까를 고민하자는 거다. 그 질문을 놓지 않고 사신 분들 덕에 지금의 평화로운 삶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 분들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고 있다." (송강호)

영화 <택시운전사>는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택시운전사 송강호 류준열 유해진 광주항쟁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