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찬주 육군2작전사령관이 지난 1월 25일 육군37사단을 방문해 박신원 37사단장으로부터 사격술 예비훈련장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찬주 육군2작전사령관이 지난 1월 25일 육군37사단을 방문해 박신원 37사단장으로부터 사격술 예비훈련장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다.
ⓒ 육군본부 홈페이지 캡처

관련사진보기


"지난 40년간 몸담아 왔던 군에 누를 끼치고 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자책감을 견딜 수 없어 전역지원서를 제출한다."

육군 대장인 박찬주 육군제2작전사령관이 지난 1일 국방부에 전역지원서를 제출하며 밝힌 심경이다.

군에서 40년 넘게 복무한 4성 장군이 시민단체의 폭로 기자회견 뒤 하루 만에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것은 육군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 때문에 박 대장의 전역지원서 제출을 놓고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2016년 3월께부터 올해 초까지 복수의 제보자들로부터 박찬주 대장의 가족이 관사에서 근무하는 공관병과 조리병 등에게 갑질을 넘어 노예수준의 취급을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박찬주 사령관 아내는 분노조절 장애가 의심될 정도로 공관병들을 심하게 대했다"며 "(박 대장의 아내는) 기분에 따라 과일을 집어던지거나 칼을 휘두르는 등 만행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공관병은 보통 군 내에서 연대장, 사단장 등 대령 이상의 고위급 지휘관의 관사를 관리하는 병사로 지휘관의 공식적인 지시에 따른 임무를 수행한다.

박 대장의 부인은 이를 어기고 공관병과 조리병에게 각종 사적인 지시와 폭언을 일삼은 것이다. 심지어 공군으로 복무 중인 박 대장의 둘째 아들이 휴가를 나오면 공관병에게 아들의 빨래를 대신 하도록 지시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박찬주 대장, 왜 전역신청했나?

박 대장은 지난 1일 전역서지원서를 국방부에 제출하며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고, 전역지원서 제출과는 무관하게 국방부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장의 전역지원서 제출과 맞물려 국방부도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사실관계를 조사할 예정"이라 발표했다.

실제로 국방부는 2일 박 대장의 갑질횡포 의혹과 관련해 "국방부 감사관실에서 사건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며 "사건을 현재 엄중하게 다루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인권센터는 군의 이러한 대응이 '미온적'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지난달 31일 기자회견 이후 제대한 공관병들과 피해 부모들까지 추가제보를 하고 있다"며 "박찬주 대장의 전역지원서를 반려하고 즉각 보직 해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상남도 2016년 화랑훈련 사후강평 보고회에서 박찬주 육군2작전사령관과 홍준표 경남지사, 문병호 전 39사단장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경상남도 2016년 화랑훈련 사후강평 보고회에서 박찬주 육군2작전사령관과 홍준표 경남지사, 문병호 전 39사단장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육군본부 홈페이지 캡처

관련사진보기


국방부는 군인권센터의 이러한 주장이 '과하다'는 반응이다. 특히 "명예를 먹고사는 군인이 스스로 전역신청을 한 것은 그 어떤 것보다 심한 처벌을 받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장의 전역신청서를 문재인 대통령이 그대로 승인할 경우 박 대장은 아무런 문제 없이 '제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박 대장은 군인연금을 비롯해 예비역 대장으로서의 특혜를 온전히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군인권센터는 "박찬주 가족의 갑질로 상처 받은 피해자들이 군으로부터 합당한 사과와 보상을 받아야 한다"며 "금주 중 박 대장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1958년 생인 박찬주 대장은 독일육군사관학교와 육사를 거친 군내 엘리트로 육군 26사단 사단장과 육군 제7기계화군단 군단장, 육군 참모차장 등 군내 요직을 거친 인물이다. 2015년 9월 육군 2작전사령부 사령관에 임명돼 현재까지 보직을 수행해 왔다.

한편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39사단 사단장의 공관병 폭행 사건에 이어 이번 2작전사령관의 공관병 갑질 사건까지 터지자 2일 오전 '근무 중인 공관병을 민간 인력으로 대체할 것을 지시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태그:#박찬주, #2작전사령관, #전역사유
댓글48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