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에 첫 앨범 발표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14일 오후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 -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길원옥(90세) 할머니의 첫 공연이 열렸다. 공연에 앞서 길원옥 할머니에게 앨범을 증정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 90세에 첫 앨범 발표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14일 오후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 -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길원옥(90세) 할머니의 첫 공연이 열렸다. 공연에 앞서 길원옥 할머니에게 앨범을 증정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안녕하세요. 신인가수 길원옥입니다."

무대 위아래에서 함박웃음이 쏟아졌다.

8월 14일 제5차 '위안부 기림일'. 기다렸다는듯 시원한 비가 쏟아졌다. 이날 서울 청계광장에서 오후 6시부터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맞이 나비문화제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 행사가 열렸다. 사회자는 "하늘에서 쏟아지는 비는 할머니들의 눈물이 아닐까 싶다"며 "진정한 사과와 배상을 받지 못한 채 얼마 전에 떠나신 할머니들의 뜨거운 눈물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쏟아지는 빗줄기에도 자리를 지켰다.

오후 7시, 이런 '악조건' 속에서 '신인가수 길원옥'이 무대에 올랐다. 길원옥 할머니는 자신을 "신인가수"라고 소개했다. 그는 '무대에 오르니 떨리지 않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마음이 흔들흔들 한다. 기분은 좋다"며 웃었다. 재차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길 할머니는 "많이 떨 필요는 없잖아요?"라며 유쾌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90세에 첫 앨범 발표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14일 오후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 -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길원옥(90세) 할머니의 첫 공연이 열렸다. 공연에 앞서 길원옥 할머니에게 앨범을 증정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 90세에 첫 앨범 발표한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 14일 오후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 -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길원옥(90세) 할머니의 첫 공연이 열렸다. 공연에 앞서 길원옥 할머니에게 앨범을 증정하는 행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90세 첫 앨범 발표한 길원옥 할머니 첫 공연 14일 오후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 -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길원옥(90세) 할머니의 첫 공연이 열리고 있다.

▲ 90세 첫 앨범 발표한 길원옥 할머니 첫 공연 14일 오후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 -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길원옥(90세) 할머니의 첫 공연이 열리고 있다. ⓒ 권우성


그가 오늘 무대에 오른 이유는 '길원옥의 평화'라는 제목의 음반에 수록된 자신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다. 길 할머니는 평소에도 "좋아해서" 노래 연습을 자주한단다. 하지만 이날은 정식으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앨범 수록곡을 부르는 첫날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윤미향 대표는 "버스를 타고 가더라도 노래를 흥얼거리시더라"라며 노래를 향한 길 할머니의 열정을 언급했다. 길 할머니는 <음악중심> 같은 'TV 음악 프로그램에 나갈 수도 있겠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나가라면 나가야죠"라고 대답했다. 이날 길원옥 할머니는 무반주로 '한 많은 대동강'과 작곡가 윤민석의 기타 연주와 함께 '남원의 봄 사건'을 열창했다.

길 할머니의 단독 무대가 끝나고 시민들이 '앵콜'을 연호하자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시민들이 무대에 올라 길 할머니와 함께 길 할머니의 고향 평양을 떠올리며 '고향의 봄'과 '바위처럼'을 불렀다.

90세 첫 앨범 발표한 길원옥 할머니 첫 공연 14일 오후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 -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길원옥(90세) 할머니의 첫 공연이 열리고 있다.

▲ 90세 첫 앨범 발표한 길원옥 할머니 첫 공연 14일 오후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 -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길원옥(90세) 할머니의 첫 공연이 열리고 있다. ⓒ 권우성


90세 첫 앨범 발표한 길원옥 할머니 첫 공연 14일 오후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 -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길원옥(90세) 할머니의 첫 공연이 열렸다. 길원옥 할머니와 청소년들이 함께 '바위처럼'을 부르고 있다.

▲ 90세 첫 앨범 발표한 길원옥 할머니 첫 공연 14일 오후 <제5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나비문화제 - 나비, 평화를 노래하다>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애창곡을 녹음한 음반을 발표한 길원옥(90세) 할머니의 첫 공연이 열렸다. 길원옥 할머니와 청소년들이 함께 '바위처럼'을 부르고 있다. ⓒ 권우성


윤미향 대표는 이날 음반을 낸 배경에 대해 "길원옥 할머니가 5년 전만 해도 과거 이야기부터 미래 세대에 전하는 말씀까지 하셨는데 그때부터 계속 기억이 사라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그런데도 희한하게 노래는 가사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계시더라"라고 했다.

그는 길 할머니에게 '그렇게 노래가 좋아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길 할머니는 "일본군에 끌려가지 않았다면 노래와 연관된 일을 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윤 대표는 "이 말씀에 할머니가 어린 시절에 꾸었던 꿈, 제국주의에 의해 빼앗긴 꿈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우리가 할머니에게 해줄 수 있는게 아닌가 싶어 뜻 있는 분들이 모여 음반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청계광장에는 길원옥 할머니의 데뷔 무대 말고도 여러 공연이 한데 열렸다. 시 낭송과 인명여고 학생들의 한국무용, 대금과 해금 공연도 열렸다. 또 여러 정치인들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인사들은 영상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지를 받들어 함께 싸우겠다"는 말을 전했다.


길원옥 위안부 기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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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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